Bette Midler 라는 미국여배우 겸 가수를 나는 잘 모른다.
그가 나온 영화를 본 기억도 없다.
여기 올린 저 The Rose 라는 노래는 아는데, 저 노래를 부른 가수 이름이 Bette Midler 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영화나 노래는 좋아하지만 배우나 가수 이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어쨌든 Bette Midler 는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의 다음과 같은 명언이 주말 미국을 열광시켰기 때문이다.
At his rally,Trump complained about Parasite winning the Oscar," "I’m more upset that a parasite won the White House."
"트럼프가 유세집회에서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은데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나는 웬 기생충 한 마리가 백악관에 들어앉아 있는 것에 더 화가난다"
도널드 트럼프가 콜로라도 스프링스와 라스베이거스 유세현장에서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것을 비난했을때 미국인들은 어리둥절했던 것 같다.
트럼프는 영화를 보는 사람도 아니고 책을 읽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물론 영화 기생충도 보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따라서 아카데미 시상과 관련해 그가 무슨 소리를 지껄였다는 것 자체가 주제넘고도 뜬금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뚱딴지같이 Gone with the wind 나 Sunset Blvd. 같은 영화들이 수상을 해야 한다는 식의 말을 했다.
Gone with the wind 와 Sunset Blvd. 는 각각 1939 년과 1950 년에 개봉한 고전영화다.
이번에 수상후보에 오른 헐리우드 영화들도 아니고, 난데없이 케케묵은 고전영화 두 개를 언급한 건 그가 평생 보았거나 이름이라도 알고 있는 영화가 그 두 개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벤허나 로마의 휴일 이야기를 안 한 걸로 봐서 그는 그 영화들도 안 본 것 같다.
미국인들에게 이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는 이렇게 입장을 바꾸어 상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만일 한국에 국제영화시상제가 있는데, 그 시상식에서 기라성같은 한국영화들을 제치고 어느 외국영화가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다고 치자.
근데 영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한국 대통령이 주제넘게 나서서 그 외국영화에 상을 준것을 비난하며 뜬금없이 '우리의 훌륭한 영화 이를테면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라든가 '성웅 이순신' 같은 영화들이 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면 그처럼 awkward 하고 얼빠진 소리도 드물것이다.
한국도 미국도 뒤숭숭했던 주말,
그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저 노래를 불렀던 Bette Midler 가 한 방에 날리고 웃음으로 논란을 일거에 종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