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종교학자 찰스 킴볼(Charles Kimball)은 자신의 저서 <종교가 사악해질 때>(When Religion Becomes Evil)에서 종교가 사람을 구원할 수 있기도 하지만, 어느 종교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증상을 보일 때는 사람을 망치는 사악한 괴물로 둔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 자기들의 종교만 절대적인 종교라고 주장할 때,
2) 맹목적인 순종을 강요할 때,
3) “이상적인” 시간을 정해놓을 때,
4)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할 때,
5) 신의 이름으로 성전(聖戰)을 선포할 때.
특히 요즘 한국 사회에서 교회들의 추악하고 위험한 행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기 종교만 진리이고 남의 종교는 모두 거짓이라 주장하는 종교,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이해 대신 자기 종교에서 가르치는 것이라면 덮어놓고 믿으라고 강요하는 종교, 세상 종말이 임박했다고 두려움과 공포감을 심어주면서 재산을 모두 헌납하고 자기들을 따르라고 종용하는 종교,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정당한 일이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취하라는 종교, 세상을 선한 신과 마귀의 대결로 보고 마귀의 세력과는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부추기는 종교들은 예수가 철저하게 비판한 회칠한 무덤들이다.
이런 태도가 요즘 물의를 일으키는 어느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대략 이런 근본주의적
종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근본주의 집단은 실제로 살인을 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 살인적 폭력이다. 한국 교회 기독교의 근본주의자들의 믿음체계는 신의 이름으로 행하는 폭력행위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렇게 종교가 사악해지는 요인과 종교가 성장하는 요인이 서로 겹친다는 점이다. Bruce
Bawer 등 몇몇 종교 사회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교단이 성장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열거한다.
1) 교리의 절대화
2) 획일적인 행동 강령
3) 무조건적인 순종
4) 철통같은 소속감
5) 열렬한 전도열
오늘날 대형교회들이란 이런 식으로 해서 성장한 교회들이다. 규모가 크던 작던간에 이런 정신상태를 성공의 비결로 생각하는 장사꾼 교회들은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위험하고 해를 끼치는 병적요소들이다. 어느 면에서는 그들이 그렇게 증오하는 북한의 공산주의보다 더 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사탄과 악마와 이단과 적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믿음은 우리의 사회에서 추방되어야 할 낡고 추악한 죄악이다.
[이 글의 원본은 필자의 멘토이신 오강남 교수님의 것이다. 필자의 생각을 삽입하고 약간의 원본수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