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사는 동포들 중 한국을 가장 우습게 아는 표본집단을 꼽으라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엉뚱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나는 나름대로 답을 하나 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에 사는 1990 년대 이전에 이민 온 한국 XX여대 출신 아줌마들..
편견이라고 해도 좋고 위험한 일반화라고 비난해도 할 수 없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오늘 설명할 시간이 없으므로 나중으로 미루겠다.
어쨌든,
요즘 이 아줌마들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세계의 '선생님' 위상으로 우뚝 서게 된 한국,
남의 일인 줄 알았던 COVID-19 날벼락에 초라하고 곤궁한 처지로 몰린 미국,
바이러스는 태평양 방어선이 아닌 대서양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대륙을 향해 파죽지세로 몰려들어 온 것으로 보인다.
숙주를 가장 적게 죽이면서, 전파시기에 증상을 약화시켜 숙주로 하여금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도록 유도하는,
교활하기 짝이 없는 천재바이러스의 공략 앞에 미국의 거의 모든 주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지금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알지도 못한다.
이런 미국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미친 X도 많다.
Ainsley Earhardt 도 그 중 하나다.
팍스 앤 프랜즈 쇼의 유명한 진행자인 그는 오늘 이렇게 지껄였다.
"It’s actually the safest time to fly. Everyone I know that’s flying right now, terminals are pretty much dead — ghost towns.... empty seats... stretching..."요즘처럼 비행기 여행하기 안전한 적이 없었어요. 공항은 유령마을처럼 한산하죠, 비행기가 텅텅비어 스트렛칭도 맘껏 할 수 있죠.."
너나 혼자 비행기타고 스트렛칭 실컷 해라
여태까지 불과 1 만 몇 천 명 테스트해서 2 천 몇 백 명의 확진자가 나온 날, (곧 900 만 명 테스트 한다니까 확진자 180 만 명 나올 듯)
트럼프가 마지못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날,
연방질병통제예방국(CDC)은 the worst case scenario in America 를 내 놓았다.
미국인구 중 1 억 7 천 만 명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솔직한 예측이다.
이런 최악의 경우가 현실화했을 때, 약 170 만 명 내외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만 했다.
근데 170 만 명 사망이란 한국처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선전했을 때의 예상통계고,
이탤리처럼 실패한다면 최대 1 천 만 명이 바이러스의 포로가 되어 저승길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제 테스트킷 준비와 초기방역에 어이없는 실패를 한 트럼프 행정부는 폭동으로 붕괴되더라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테스트킷 준비실패는 전적으로 대통령 직속기구인 연방질병통제예방국 문제고,
그 최종적 책임은 그 기구의 예산을 30 억 불이나 깎아버린 대통령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1 억 확진자들이 기침을 콜록거리며 떼거지로 백악관으로 몰려가 트럼프를 끌어내 펜실베니아 에비뉴에 내동댕이치는 개봉변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탤리 꼴이나면 안되고 한국이 간 길을 따라가야 한다.
즉, 미국은 한국에 수많은 질문을 하고 그 답변을 구걸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아마 지금쯤 마이크 펜스가 지휘하는 COVID-19 테스크포스 소속 연구진들을 가득 태운 전용기가 오산비행장을 향해 날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험자만큼 좋은 선생이 없듯이 수많은 케이스스터디를 사사받을 수 있는 스승으로서 한국만큼 적합한 나라가 없다.
수 천 명 이상이 감염된 나라들 중 치명율은 독일이 가장 낮지만,
앙겔라 메르켈 알기를 지옥에서 온 마녀로 아는 도널드 트럼프가 자존심 때문에라도 독일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제로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유럽대륙 26 개국에 여행금지를 선포하지 않았는가?
일본은 한국덕분에 이번에 여행금지국에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내심으로라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일본 친구도 나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