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트리 가수 케니 로저스. 로이터 연합뉴스
‘레이디'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미국의 컨트리 거장 케니 로저스가 20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81.
고인의 유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저스가 미국 조지아주 샌디 스프링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덥수룩한 흰 수염으로 유명한 로저스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중음악 장르인 컨트리뿐 아니라 재즈,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1970∼80년대에 전성기를 보냈다. 60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동안 전세계 1억2천장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렸고, 컨트리뮤직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1938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난 로저스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년 시절 재즈 그룹 ‘더 바비 도일 트리오'에서 베이스를 연주한 그는 28살이던 1966년 포크 그룹 ‘뉴 크리스티 민스트렐스'에 합류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 그룹이 해체한 뒤 솔로 활동을 시작한 로저스는 1977년 발표한 컨트리 발라드곡 ‘루실'이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로 도약했다. 그는 이 곡으로 첫 그래미상을 받았다.
로저스의 대표적인 히트곡은 그룹 코모도스 출신의 라이오넬 리치가 작곡한 ‘레이디'다. 로저스가 1980년 발표한 이 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6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983년 미국 컨트리의 대모 돌리 파튼과 듀엣으로 부른 ‘아일랜즈 인 더 스트림'으로 또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다. 1978년 발표한 ‘더 갬블러'도 크게 히트하며 로저스에게 그래미상을 안겼다. 그는 이 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동명의 텔레비전 영화 시리즈에 주연으로 출연해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 촬영에도 큰 관심을 갖고 관련 책을 몇권 집필했다. 또 자신의 이름을 딴 식당 체인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1985년 아프리카의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당대 최고 음악인들이 함께 부른 자선 노래 ‘위 아 더 월드'에도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아 1998년 첫 내한공연을 했다. 2012년 두번째 내한공연을 계획했지만, 국내 공연기획사 사정으로 취소됐다.
유족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로 장례식을 소규모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