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20 년 단골 헤어샵 미용사 부부와 두 달 만에 해후를 했다.
혹시나 해서 헤어샵에 갔는데 문을 열었다.
3 월 중순부터 정부명령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주 목요일부터 폐쇄명령이 해제되어 문을 다시 열었다고 한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부가 활짝 핀 두 송이 목련꽃처럼 웃으며 마스크부터 한 장 건넨다.
머리깎으면서 physical distancing 은 할 수 없으니, 미용사와 손님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한다.
부인 미용사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네가 캐나다에 이민온지 올해로 33 년인데, 정부보조금을 신청해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얼마를 받았느냐고 물어봤더니 부부가 4 주에 4 천 달러 씩, 일을 못한 두 달 동안 8 천 달러 (약 720 만 원)를 받았다고 한다.
아마 CERB 지원금을 말하는 듯 했다.
자영업자라 별도의 긴급사업융자(Canada Emergency Business Account)도 받을 수 있었을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건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영업자 긴급사업융자란, 수익이 줄어든 자영업자에게 거래은행에서 무이자로 4 만 달러를 긴급융자해 주고 2022 년 12 월 말까지 원금을 갚으면 그 중 1 만 달러를 상환면제해 주는 소상공 자영업자 전용 금융지원제도를 말한다.
2023 년 1 월 1 일 이후에 갚다 남은 잔금이 있으면 남은 잔금에 대해서는 연리 5 퍼센트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쉽게 말해 4 만 달러를 2 년 가까이 무이자로 융자받아 쓰고 3 만 달러만 갚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연방정부는 지난 4 월 9 일 자영업자 무이자 대출 및 상환면제를 위해 250 억 달러(약 22 조 원)의 예산을 따로 배정한 바 있다.
자기 잘못이 아닌, 팬데믹으로 인한 정부명령으로 일을 못해 보조금을 받은 것인데도,
미용사 부부는 그걸 '치욕' 이나 '자기 인생에 남은 오점'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는 듯 했다.
그런 사람들이니 긴급사업융자를 신청하면 무이자 혜택 뿐 아니라 1 만 달러를 거저 받을 수 있음에도 그냥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미용사 부부는 중국 광둥성에서 온 사람들이다.
비상사태에 정부가 피해시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걸 받는 것을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최소한만 신청해서 수령하고 봉쇄가 해제되자마자 즉시 일터로 복귀한 미용사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는 근무인력이라 팬데믹 기간 중 보조금이고 뭐고 한푼도 받은 게 없다.
펜데믹 기간 중 근무인력 모두에게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나는 여기에 찬성하지 않는다.
필수근무인력 중 감염위험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찬성한다.
실효적인 비상구조복지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저 미용사 부부와 같은 자세를 가진 시민들이 대다수여야 한다.
구조자금 받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만 여기고, 가능한 한 많이 뜯어가려고 하는 사람들만 창궐한 공동체라면 그 제도의 유지는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불안하다'는 이유로 근무복귀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진짜 겁이나서 집에 머물러 있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자기는 괜찮지만 혹시나 동거가족이 염려되어 근무복귀를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급하는 비상보조금을 악착같이 받아먹고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일터에 복귀하려는 피플도 있다.
근무복귀요청을 받고도 별 이유도 없이 집구석에서 나오지 않는,,
이 사람들에게 실업보험금 이외의 비상보조금 지급은 당장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팬데믹이 종료되는 즉시 CRA(국세청)은 CERB 등 재난보조금 부당편취자들을 끝까지 추척하여 전액 환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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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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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율 : 1.91 %
싸르니아의 마스크 비축량
3 중필터 의료용 마스크 : 80 개
3M N95 전략마스크 : 25 개
Washable 마스크 : 1 개
지난 두 달 간 마스크 사용갯수 : 6 개 (마트 두 번 갈 때마다 한 개씩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