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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에 대해 전면입국금지를 실시한지 두 달이 지났다.
근데 그 두 달동안 캐나다에 입국한 외국인이 30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봉쇄와 관계없이 입국특혜가 부여된 미국여권 소지자들과 영주권자들을 제외하더라도 20 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캐나다에 입국했다.
지난 3 월 하순, 봉쇄발표 며칠 후 슬그머니 노동허가와 유학비자를 받은 외국인들에게 입국을 도로 허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캐나다로 들어오는 해외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발급목표가 37 만 여 건이다.
매년 인구의 1 퍼센트를 이민으로 받아야 이 나라의 경제풍차를 돌릴 수 있는데, 코비드-19 팬데믹 때문에 올해는 20 만 명도 넘기기 어렵게 생겼다.
가장 먼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곳은 기업과 농장주들이다.
봉쇄로 임시해고된 노동자들은 CERB 나 받으며 집구석에서 푹 쉬는데 재미를 들렸는지 당장 일손이 필요한 노동현장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어쨌든,
펜데믹 종전선언을 눈앞에 둔 알버타 주와 BC 주 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들이 6 월부터 일제히 운항을 재개한다.
우선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220 개 노선 중 97 개 노선이 그 대상이다.
도쿄나리타 도쿄하네다 런던 홍콩 서울인천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노선은 연방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캐나다 방역당국의 입장은 이렇다.
두 달 동안 늘어난 감염확진자 9 만 여 명 중 81 퍼센트가 지역감염이며 19 퍼센트만이 해외여행 또는 해외유입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연방정부의 말과 행동은 따로따로다.
올 여름에는 모두 어디가지말고 살고 있는 도시에 머무르라는 강력한 권고를 하면서도,
국경은 이미 두 달 전 부터 느슨하게 풀어놓았고, 6 월 대규모 국제선 운항재개는 허락했다.
오늘 알버타주의 신규 확진자 수는 24 명, BC주의 신규확진자 수는 4 명에 불과하다.
캐나다 전체 신규 확진자 수도 하루 9 백 명 아래로 떨어졌다.
캐나다 시민들의 의식수준과 협조정신이 높아서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없다.
시간이 갈수록 바이러스 군단이 점점 당나라 군대가 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은 있다.
처음 가는 길은 안 가는 게 가장 안전해서,
감나무 밑에서 백신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집 안에만 박혀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지만,
누군가는 가 봐야 그게 길인지 벼랑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법
세상은 언제나 이동(travel)매니아들이 이끌어왔듯이
이번 펜데믹 전쟁에서도 그들이 최전선 척후병 역할을 할 것 같다.
올 가을
척후병들이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