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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주간 유급병가를 내고 집에서 요양 중이다.
단기유급병가는 25 주까지 쓸 수 있지만 그렇게 길게는 필요없다.
병가를 낸 이유는 갑자기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지난 목요일로 예정되었던 수술을 받고 오버나잇 스테이 후 금요일 퇴원했기 때문이다.
OR 간호사 말에 따르면 내가 마취에서 깨어나는데 좀 오래 걸렸다고 한다.
마취나 수술을 처음 받아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마취중에 환자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수술실 천정부근을 둥둥 떠 다니며 의료진들이 자신을 수술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다시 몸 안으로 들어간다든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과 함께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웃으며 나타나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는 모습을 본다든가 했다던데,,
나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공중에 둥둥 떠 다니면서 수술장면을 구경하기는 커녕 꿈도 한 번 꾼 기억이 없다.
마취 중 체험한 나의 영혼세계는 완벽한 무의식의 평화 그 자체였을 뿐.
오전 11 시 쯤 들어갔는데 눈을 떠서 비몽사몽 본 벽시계가 세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수술을 하고나면 붕대를 칭칭감고 아플 줄 알았다.
마취풀리고나서도 통증을 느낀 적은 ‘전혀’ 없고 붕대는 구경조차 한 적 없다.
Incision 라인에 절개부분이 아물어야 떨어지는 수술용 스티치를 붙여놓았을 뿐이다.
주치의 (specialist)와 레지던트가 번갈아 내 병실에 와서 스티치 상태를 점검하더니 샤워도 아무 지장없이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리스키한 수술을 성공적이고 깔끔하게 수행해 준 The University of Alberta Hospital 담당 specialist와 OR 팀에게 찬사와 감사를 보낸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병원식.
‘올해는 기내식 대신 병원식을 먹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 그 날 저녁에는 그레이비를 얹은 포크스테이크, 삶은 브로콜리, 매쉬드포테이토, 후식으로 파인애플이 나왔고, 다음 날 아침에는 뜨거운 토스트와 잼, 버터, 오트밀 죽, 커피, 우유, 오린지주스가 나왔다.
생각해보니, 병원식을 처음 먹어본 건 아니다.
31 년 전 와이프가 출산으로 중구 초동 백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병원식을 안 먹길래 내가 대신 먹어치운 적이 있기는 하다.
그건 그렇고,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숲 산책을 일단 중지하기로 했다.
모기때문이다.
산책을 처음 시작했던 지난 달 초와는 달리 길가가 푸르러져서 이제부터 트래킹할 기분이 나겠다고 생각했는데, 모기때문에 다 잡쳐버렸다.
지난 주말 모기에 열 방 이상은 물린 것 같다.
그동안 사용한 적 없던 태국에서 사온 안티푸라민(호랑이연고보다 좋음)을 3 분의 1 이나 퍼 발랐다.
도시에 있는 숲길이라 해발고도가 높은 산 트래킹 코스와는 달리 모기가 정말 많다.
벅스프레이를 뿌리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거 사용하지 않는다.
좀 멀더라도 모기가 적은 산책코스를 다시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