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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대사께서 부임인사를 통해 동포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겠다고 하시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한국계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뿐 아니라, 한국전쟁 16 + 5 개 참전국들 중 하나인 캐나다 국민으로서 대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께 드리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한국정부는 지난 4 월 16 일 부터 자국민 입국을 금지한 90 개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한국정부의 무비자 입국취소 대상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캐나다가 지난 3 월 16 일부터 국경봉쇄정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입국을 제한한 것에 상응하여 보복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사정은 주권국가의 고유권한이니만큼 한국정부의 조치를 일단 존중합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그런 일괄조치를 실행하기 전에 사려깊게 고려했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첫째, 캐나다는 한국을 특정대상으로 하여 표적입국제한조치를 한 적이 없습니다.
코비드 19 방역과 관련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시적 일반입국제한을 실시하고 있는 중 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이 캐나다에 대해 무비자입국을 취소한 것은 방역을 위한 한시적 입국제한조치라기보다는 상대국 국민에 대한 입국자격등급을 격하시키는 외교적 보복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습니다.
둘째, 지난 2 월 중순 무렵부터 한국이 코비드-19 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이라는 그 절대절명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경개방정책을 고수하면서 위기를 잘 극복했던 시기에 캐나다 국민들과 동포들은 ‘한국이 민주주의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있는 것'에 찬사와 격려를 보낸 바 있습니다.
당시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각 나라 국경과 격리시설에서 한국국민들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수모를 겪었던 그 시기에도 캐나다는 한국으로의 여행과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특별히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대한 이러한 관대한 정책은 캐나다가 지난 3 월 16 일부터 사실상 유럽을 주요표적으로 한 일반국경봉쇄정책을 실시하는 그 순간까지 변함없이 유지해 왔습니다.
방역을 위해 입국 외국인에 대한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추적과 격리를 실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 끝까지 선의를 베풀고 한국만을 표적삼아 여하한 제재조치도 한 적이 없는 캐나다에 대해, 일찌감치 한국인 입국금지를 실시하면서 한국인들에게 모욕감을 안긴 나라들과 도매금으로 한데묶어 자국입국자격을 격하시키는 보복을 가하는 것은 매우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한국정부가 방역면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외국출발입국자 대다수는 미국시민이나 영주권자 또는 유학생들인걸로 알려졌기 때문에 외국인 입국저감조치의 대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능한 미국 연방정부의 방역실패로 감염의 진앙지가 된 미국을 단순히 한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비자 입국취소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캐나다는 그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볼 때, 한국정부는 방역실효성보다는 기계론적 상호주의와 외교적 자존심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국정부의 캐나다에 대한 무비자입국 취소는 방역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외교적 상호주의같은 정치적 자존심에 더 비중을 둔 조치이며, 캐나다정부가 방역을 목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한시적 입국금지조치를, 한국정부는 방역이 아닌 외교적 상호주의라는 전혀 엉뚱한 수단으로 응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2020. 6. 25 1550 (MST) sarnia(clip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