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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le Leaf vs Chuck's Steakhouse
스테이크를 먹고 싶을 때 주로 KEG 를 떠 올린다. KEG 가 프랜차이스 중에서는 평가가 좋은 편이다. 스미티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아웃백(캐나다에서는 두 곳 남기고 모두 철수)같은 미국의 중저가형 스테이크 하우스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을 받고 있음에도 고객이 몰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버타 주에서 최고의 알버타 스테이크를 만나고 싶다면 프랜차이스 보다는 로컬 스테이크 맛집에 먼저 가 볼 것을 추천한다.
KEG 같은 프랜차이스 보다는 프라이시하지만, 요즘 가격이 다소 내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스테이크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밴프타운에는 알버타 비프 스테이크 명가들이 널려 있다. 그 중 메이플리프(Maple Leaf)와 척스 스테이크하우스(Chuck’s Steakhouse)가 가장 잘 알려진 편에 속한다.
플렉서글라스로 차단된 각 테이블
AAA 알버타 비프 텐덜로인, (AAA 등급은 눈에 보이는 마블링이 극히 소량에 불과해 '핑크센터' 이하로 덜 익혀야 맛있다. 육질이 매우 부드럽다. 입에서 DQ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사르르 녹는듯 한 부드러운 식감이다)
10 oz 알버타 프라임 뉴욕스테이크, 약간 질긴 대신 육향이 강하다. 전체 고기의 2 % 만이 프라임 등급을 받는다. 지방의 균일한 분포, 풍부한 육즙이 이 부위의 특징이다. 비교적 기름이 많아 핑크센터보다는 조금 더 익히는 게 좋다. 등심부위인데도 고기의 품질이 워낙 좋으므로 덜 익혀도 전혀 느끼하지 않다.
두 곳 모두 외관과 실내장식이 수수하고 편안하다. 메이플리프는 고풍스럽고 척스는 캐쥬얼하다.
수수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고급 레스토랑, 가령 페어몬트 밴프스프링스호텔 Chop House나 페어몬트 샤토우 레이크루이스 페어뷰 다이닝이라고해서 다르지 않다. Chop House 는 올해로 132 년 째 영업하는 알버타 스테이크 최고의 명가들 중 하나다.
북미의 품위있는 레스토랑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쓸데없는 겉치장으로 고객의 밥맛을 미리 떨어뜨리거나, 고객에게 드레스 재킷입기 를 강요하는 따위의 우를 범하지 않는다.
팬데믹 때문에 두 식당 모두 테이블은 미리 세팅되어 있지 않다. 손님이 와서 착석한 후에야 비로소 테이블 세팅을 한다. 그래서 홀 분위기는 예전처럼 아늑하지가 않고 썰렁하다. 테이블 사이마다 설치해 놓은 플렉서글라스(Plexiglass)와 서버들이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가 아직 코비드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전시임을 말 해 주고 있다.
스테이크 자체가 heavy 한 요리이기 때문에 전채나 후식은 필요없지만, 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알버타 주가 원래부터 와인명소는 아니었는데, 알버타 스테이크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와인 제조실력 또한 덩달아 수준급으로 올라섰다고 한다.
후식으로 초콜릿토-트(chocolate torte) 나 치즈케잌, 아이스크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어쩐지 스테이크와 맛의 조합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역시 스테이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후식으로는 컵라면이 최고다.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컵라면을 디저트로 선택할 수 있는 스테이크하우스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하나 둘 나타날 것이다.
컵라면을 후식으로 주는 스테이크하우스는 아직 없다. 디저트 컵라면은 숙소에 돌아와서 따로 끓여먹어야 한다. 스테이크 + 컵라면 디저트는 비행기에서 터득한 진리다. 실제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20 세기 최대의 사건은 동서양의 만남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동서양의 만남이란 스테이크와 라멘의 만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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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익힌 정도는 셰프의 추천을 받는 게 가장 안전하다. 그 날 고기의 상태 뿐 아니라 부위별로 적당한 굽기를 셰프가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라면 대체로 안심은 레어를 등심은 미디엄을 선호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 취향보다는 셰프가 추정하는 내 입맛에 맞을 고기익힘 정도가 더 정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셰프가 해 주는대로 먹는 게 가장 좋다.
어쨌든, 메이플리프라면 고기의 질은 항상 최상이라고 믿을 수 있으므로 레어를 주문했다.
덜 익힌 고기를 좋아한다면 이런 식당에서는 텐덜로인 블루레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A1(스테이크 소스)을 따로 요구할 필요는 없다. 이 식당에서는 고기를 시즐링할 때 나온 육즙에 간을 해서 고기 위에 뿌려진 상태로 나온다.
척스 스테이크 하우스에는 주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dry age fridge’가 설치되어 있다. Dry age fridge 란 일정한 온도에서 소고기를 건조숙성 시키기 위한 특수냉장숙성시설이다.
이 냉장숙성시설은 유리로 되어 있어 고객이 내부를 볼 수 있다. 세심하게 선별하여 입고한 최상급 재료는 이 특수냉장시설에 보관한다. 1 도C, 습도 70 퍼센트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
1 도 C 는 김치냉장고와 같은 온도인데, 김치냉장고 습도는 모르겠다.
하룻밤 사이 가을에서 겨울로 돌변한 밴프타운. 여기는 역시 알버타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