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홍콩 30만 캐나다인 거론… “홍콩 시위자 난민 인정말라” 위협
중국의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가 캐나다에서 강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전랑 외교는 중국의 영화 제목인 ‘전랑’에 빗대 늑대처럼 강한 힘을 과시하는 중국 외교 전략을 지칭하는 말이다.
충페이우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15일 온라인 언론 간담회에서 캐나다 정부가 홍콩 시위자에 대해 난민 지위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내정 간섭이며 폭력 범죄를 부추기는 일”이라며 “홍콩에 거주하는 30만 캐나다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그러한 폭력 범죄에서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에 머무는 캐나다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캐나다는 강하게 반발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는 19일 의회에서 “어떤 외교 관계에서도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야당은 충 대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캐나다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스파이 혐의 등으로 구금한 것을 언급하며 “강압 외교는 성공적 전략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과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올해는 중국과 캐나다 수교 50주년이다. 1970년 당시 수교를 한 사람이 트뤼도 총리의 부친인 피에르 트뤼도 총리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최근 갈등을 빚고 있다. 캐나다는 2018년 12월 미국 사법 당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최대 통신 업체인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해 가택 연금하고 있다. 이란 제재 위반 혐의다. 중국은 같은 달 캐나다인 마이클 코브릭과 마이클 스페이버를 체포했고 지난 6월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멍완저우 체포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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