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곳을 다녀온지 2주 지나서 영상편집을 하고 후기를 쓰려니 벌써 생각이 가물가물해진다. 10월 17일에 갔었는데 눈이 확실히 많이 내린건 기억이 생생한데 눈이 하룻만에 온건지 며칠에 걸쳐 내렸는지 모르겠다.
이날 Gusty Peak을 오르려고 BC skis, Snow shoes, Crampons을 바라바리 싸들고 가져왔다. 이곳은 스크램블 난이도가 쉽다고(easy) 하길래 눈이 와서 많이 쳐준다고 해도 중간(moderate) 난이도로 나름 평가했기 때문에 집에서 느즈막히 아침 9시에 출발하였다. 카나나스키스 심장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742번 도로는 눈을 치우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하였다.
체스터 주차장은 지난 밤에 내린 눈이 20여 센티미터가 쌓여 있었다. 첫눈 치고는 제법 많이 내렸지만 Tree Line 위로는 스키를 탈만큼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하여 Gusty 정상 도전은 접고 대신 Elephant Rocks까지만 올라가서 ski down하기로 결정하였다.
주차장에서 스키를 신고 위로 올라 갈수록 눈이 점점 깊어졌다. Chester Lake를 지나 코끼리바위쪽은 눈깊이가 60cm가 넘는것 같았다. 그러나 어쩌다 스키바닥에 바위가 긁히는걸 보면 아직은 눈이 더 내려야 할 것 같다.
코끼리바위를 지나 Three Lakes Valley입구에 있는 첫째 호수까지 올라갔다. 이곳까지는 스노우슈로는 문제없지만 스키로는 아직 눈이 확실히 더 필요하였다.
이제부터는 내려가야하기 때문에 스키 바닥에 붙였던 climbing skin를 떼고 ski down을 한다. 본격 다운힐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살짝 오르막이 서너군데가 있다. XC ski 바닥에는 대개 scale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오르막도 쉽게 오를 수 있지만 스케일이 없는 보통의 BC ski는 살짝 오르막도 그야말로 악몽이다. 스틱에 몸을 싣고 부들부들 떨며 몇 번을 오르면 수 십년된 똥배에 맥이 다 빠진다.
BackCountry Skiing은 오를 때 90%의 힘을 소모하고 같은 거리를 내려가기 위해 단 10%도 안되는 힘이 들어간다.(개인적 주관적 평가 임)
이번 겨울엔 스키를 신나게 많이 탈 수 있도록 비나이다 비나이다
눈님이여 오소서~ 아주 펑펑 내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