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6.3원 오른 1109.3원, 23개월 만에 1110원대 깨져
캔불은 미화대비 76센트로 변동 없어
화값이 1년 11개월 만에 달러당 1110원선을 뚫고 올라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6.3원 오른 1109.3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이 달러당 1110원선을 넘어선 것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정으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강해진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원화값이 오르면 수출 기업에 불리하고 따라서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이라는 과거의 사고방식이 통하지 않아서다. 원화값 상승이 수출 기업에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원자재를 조달하는 기업에겐 이익이다.
달러 약세는 금융시장에서 달러 투자자에겐 불리하지만 ‘동학개미’로 불리는 주식 투자자에겐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에겐 유·불리를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렵다. 달러 약세로 환차손 가능성이 커진 동시에 뉴욕 증시에서 주요 종목의 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비중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외환 당국은 일단 속도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화값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건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환차익을 노린 단기 투기성 거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16일 김동익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환율 변동이 과도하다고 본다”며 “인위적으로 변동 확대를 유도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에 나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 물가 상승 압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물가 상승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Fed는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면 달러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면 Fed의 통화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달러당 원화가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위안화 강세 기대감에 기댄 원화 강세 심리, 미국 대선 이후 본격화하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원화가치의 추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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