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북에 친구 신청이 들어왔다. 30대 중반 서양여자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30대 중반 서양여자하고 나 하고는 common ground가 없어 친구신청 거부를 하려는데 사는 곳이 크란브룩(Cranbrook)이다. 크란브룩은 전에 스키 타러 많이 갔었고 좋은 추억도 있는 곳이다.
그래서 크란브룩 이야기 하면서 메세지가 왔다 갔다 하다 전화 통화도 하게 되었다. 유치원 다니는 딸이 있고 직업은 원유 회사 화보 찍는 모델이라고 소개를 했다. 외모는 보나마나 역대급이고.
2주 쯤 지났을까?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네가 나를 만날 일은 없을 걸.” 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만나러 오기 이틀 전에 전화가 왔다. 갑자기 아랍 에미레이트(UAE)에 있는 원유회사에서 화보 찍으러 오라고 해서 UAE를 가야 된다고 한다. 일정은 약 10일 정도 걸리고 UAE에서 돌아 올 때 크란브룩으로 안가고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했다. “그럴 줄 알았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도 좋은 생각이니 일 잘 하고 와서 만나자고 했다.
두바이 공항이라면서 인증 샸을 보냈다. 얼핏 보기에는 정말 두바이 공항 같다. 사진을 좌~~악 확대해서 보니 플로리다 올란도 공항이다. “그럴줄 알았다.”
두바이 호텔 이야기, 아랍 음식 이야기, 원유 회사 사람들 이야기 등등을 문자로 보내더니 2-3일 지나서 문자가 왔다. 시내 나갔다 지갑을 잃어버렸다면서 지갑에 신용카드 데빗카드 운전면허 여권 현금 헬스카드 들었는데 큰일 났다고…
그러더니 2000달러만 보내 달라고 한다. 그래서 두바이 캐나다 총영사관 전화번호 알려주면서 내가 2000달러 보내는 것 보다 두바이 영사관에 도움 청하는데 훨씬 빠르다고 조언을 했다.
그랬더니 그 후로 연락이 없길래 3일 쯤 지난 후에 문자를 보냈다. “모델 일을 하던, 노동을하던, 장사를 하던, 사기를 치던 최선을 다하라.”
그 여자가 크란브룩 사는지 케냐 나이로비 사는지는 모를 일이다. 구글 어스, 구글 맵으로 보면 크란브룩 보다 더 시골 깡촌도 상세히 다 나오니까. 전화번호가 587로 시작되니 케냐는 아니고 캐나다 어디일까? 가짜 전화번호 생성하는 앱도 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