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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정치글 주의) 공산당 만세 <7> 선거 게임
작성자 심심해     게시물번호 15986 작성일 2022-04-09 06:31 조회수 2725

<이 글은 그냥 농담입니다>

<이 글은 당신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 계급의 등장

 

민주주의의 도입

 

자본주의

 

자본의 속성

 

자본주의 침공

 

재갈물린 자본주의

 

자기 거세의 시대

 

 

현대 계급론

 

 

<...전략…>

 

당신이 1 에서 10으로 나뉘어진 계급 구조 속에서 1, 2 등급의 상위 계급이라면 당신은 틀림없이 보수 혹은 우파다.

 

당신이 4, 5, 6 층위의 중간에 위치한다면 선거 전략가들은 당신을 진보 혹은 좌파로 간주한다.

 

다시 당신이 9, 10 분위의 하위층이라면 당신은 언제나 보수 혹은 우파에 투표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아니, 실제로 그렇다.

 

즉, 선거라는 게임은 자본가를 포함한 상위 계급과 극빈층 계급이 연합하여 중간 계급을 포위하고, 중간 계급은 자신의 분포 영역을 위아래로 넓히기 위한 싸움에 다름 아니다. 아주 단순히 말해서 3, 7, 8 층에 위치한 계급을 서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왜 부자와 빈민은 같은 편일까? 다음편에서 살펴보자.

 

 

 

선거 게임

 

복잡다단한 이익그룹인 자본가 집단은 최고 권력을 쟁취한 후, 서로 유혈 충돌 없이 권력을 영구히 향유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의 정치체제였던 민주주의를 발굴해내 채택했다고 이 글의 처음에 말했다. 사실 이 때는 민주주의라는 말은 너무 과대평가다. 그저 다수결로 현안 문제에 대처하고 필요한 법률 및 제도를 만들어 나갔다.

 

자본가 계급 집단은 서서히 두 당파로 헤쳐모였는데 현재 체제에 만족하는 파벌, 그리고 뭔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여 체제를 수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파벌이었다. 전자를 보수파라 하고 후자를 진보파라고 한다. 보통 보수파가 진보파보다 한층 더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었으며 진보파는 제도 개혁을 통해 보수파의 과잉된 자본을 쟁취하려 시도했다.

 

이들 혹은 이들을 대변하는 의원들은 의사당에 모여 현안을 토의하고 다수결로 정책을 결정했다. 이 때 보수파가 주로 오른쪽에 앉아서 이를 우파 혹은 우익이라 하였으며 진보파가 좌측 자리를 차지하여 좌파 혹은 좌익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이 때의 투표는 젠트리, 즉 자본가 계급 이후에 등장한 유산계급만의 특권이였다. 그런데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보수파를 이기기 힘들었던 진보파는 투표권을 점차 일반 시민 계급에게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물론 우파의 강경한 반발에 부딪쳤지만 일반 시민 계급의 후원을 등에 업은 좌파의 개혁이 점차 힘을 얻었다.

 

약 100년에 걸쳐 점점 투표권이 확대되었다. 처음엔 젠트리, 그 후엔 도시의 중산 계급, 다시 도시의 소시민과 노동자, 또 농촌과 광산 노동자, 30세 이상의 여자 등등으로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진보파는 투표인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신들이 유리한 국면일 줄 알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점점 보수파가 유리한 투표결과가 나오게 된것이다.

 

현재와 같은 완전한 보통선거는 1928년 영국에서 우파의 주도로, 그리고 좌파의 강렬한 반대속에서 이뤄졌다. 다시한번 반복한다. 보수파가 진보파의 반대를 누르고 보통선거라는 민주주의 의식을 일반 대중에게 하사했다.

 

물론 보수파가 선하고 이타적인 집단이라서가 아니다. 보수파는 빈민 계급이 우익 자본가 계급의 강력한 아군임을 확인하고 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왜 보수파의 편인가?

 

아무리 고민해도 이 글을 읽는 일부 사람들의 기분을 안나쁘게 하면서 논할 방법이 없다. 바로 들어가자. 뭐, 욕먹고 오래살고 말지, 까짓거!

 

첫째, 빈민층은 교육수준이 낮다. 그들은 현상을 넓게 살피지 못한다. 그래서 부자나 권력자의 주장이나 의견을 그냥 그대로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즉, 여론조작의 희생자가 될 확률이 무척 높은 계급이다.

 

둘째, 빈민층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진짜 보수주의자들이다. 하루벌어 하루먹는 상황에서 뭔가 크게 변화가 생긴다면 그 하루벌이 조차도 뺏기게 되는것이 아닌가 두려워한다.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사회에 격변이 생기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계층이 이들이다.

 

공산당에 대한 자본가 계급의 공포는 이해할만 하다. 러시아에서 적백내전 이후에 귀족, 지주, 자본가의 말로를 지켜본 상황에서, 그리고 소련의 성립 이후에 차츰차츰 자신들의 국경쪽으로 다가오는 공산주의 물결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오줌을 지렸겠는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자본주의에 재갈을 물리고 자신들의 피같은 자본을 풀어내어 노동자들을 쁘띠 부르주아로 부유하게 만들어 공산혁명을 저지하였겠는가 말이다.

 

중간층 계급은 공산주의에 대해 현대사회를 조각해낸 한 축, 혹은 안타까운 그 무언가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빈민층은 아직도 공산당에 대한 혐오감을 자본가 계급 이상으로 가지고 있다. 자본가의 공산당에 대한 무차별한 여론 조작에 더해서, 자신들에게 그래도 하루하루 먹을걸 제공해 주는 자본가 나으리를 처단한다는 공산당이 싫었을 것이다. 또한 빈민층은 대부분 독실한 종교인인데 공산주의는 무신론적 이데올로기이니 이 부분도 하층 계급의 공산당 혐오증에 한 몫을 했을 거였다.

 

아무튼 이제 좌파와 우파는 본격적으로 일반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활동을 하게 되었다. 큰 틀에서는 자기가 대변하는 자본가 계급을 위해 일하지만 표피적으로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일반 대중의 취향에 맞춰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전술했다시피 상위 1, 2 계급은 고정된 보수파다. 중간 4, 5, 6 계급은 거의 대부분 진보파다. 다시 하위 9, 10 계급은 역시 보수파다. 이제 빼앗아와야 할 것은 3, 7, 8 계층이다. 제 3 계급은 어느정도 자산을 갖고 교육받은 계층이다. 이쪽은 그저 정책만을 보고 어떨때는 우파에, 어떨때는 좌파에 투표한다. 또한 유권자의 수도 한줌에 불과하다. 따라서 격전장은 7, 8 계급이 된다.

 

보수파의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이 7, 8 계층, 즉 평균보다 약간 아래 계급 혹은 극빈층보다 약간 윗 계급을 닮아간다. 말끝마다 하나님 아버지를 찾고, 동성애를 죄악시하며, 낙태에 경악하고, 격렬한 반공주의자에다가, 고전적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추구한다.

 

이래도 문제는 없다. 1, 2, 3 계급은 철저히 자기의 이익에 따라서 투표하는 사람들이므로 보수파의 정치인들이 하층민을 사로잡기 위해 어떠한 광대짓을 해도 문제삼지 않는다. 진보파의 정치인들은 이 부분에서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4, 5, 6 층의 유권자는 고리타분한 후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대변하는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투표를 기권하거나 제 3의 파벌에게 표를 던짐으로써 불만을 표출한다.

 

우파의 정치인이 이런 유리한 싸움터에서 아주 효율적인 전략을 사용한다. 바로 낙인찍기다.

 

'저자는 빨갱이다.'

'저 좌파 후보는 무신론자다.'

'저 진보 여자 후보는 낙태를 찬성한다.'

'저놈은 전과자다.'

 

이런 낙인을 진보파 후보에게 붙여버린다. 하위 계급은 대부분 유신론,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 등의 보수적인 가치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진보계층의 가치와 충돌한다. 때문에 어떠한 정책이나 비전보다 이런 딱지가 대부분의 7, 8 계층의 마음을 뒤흔들며 이에 더해 9, 10 계층의 충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진보파 정치인의 과거 업적이나 공약은 이러한 딱지 아래 철저히 가려진다.

 

또한 진보파의 정책에 대해서도 낙인찍기가 횡행한다. 트럼프 집권 이후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라는 집회에 참석한 일단의 빈민들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Affordable Care Act로 보호받고 있다. 빨갱이 오바마가 만든 오바마케어를 빨리 태워버려야 한다.'

 

음… 참 웃을수만은 없는 희극인데, Affordable Care Act 가 바로 오바마케어다. 공화당이 민주당의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 이름을 오바마케어라고 딱지붙여 빈민층이 이를 오해한 것이다. 이처럼 낙인찌기는 강력하다.

 

또다른 효과적인 전략은 외부에 적을 만드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할 때 소위 스타워즈 계획을 수립하여 소련과의 갈등을 심화시켜 반대파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또한 마거릿 대처도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신자유주의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외부의 적은 내부의 반대와 불만을 잠재우는 강력한 도구다.

 

내부의 정치 이슈에서 있지도 않은 내외부의 적을 만들어 혐오를 불러일으키는데 탁월한 정치인이 혐오정치의 달인 도널드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미국의 극빈층이 가난한 이유를 불법 이민자 때문이라고 규정했고 멕시코에 장벽을 쌓는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백인 빈민층들은 트럼프에 열광했다.

 

'그래, 우리가 이모양 이꼴인건 저 불법 이민자, 난민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여덟살때부터 억만장자였던 트럼프가 미국 레드넥의 영웅이 되었으며 그가 상위 1% 를 위한 감세안을 발표할 때 백인 빈민들은 연단 아래에서 환호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극우 경향의 정치인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젊은층의 우경화도 목격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중산층이 붕괴하여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7, 8, 9, 10 계급으로 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하위 계급에서 벗어날 길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우경화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 큰 문제는 유권자의 이런 수준에 발맞춰 점점 더 많은 정치인들이 난민이나 이민자같은 소수자 혹은 타민족을 향한 혐오의 정치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한편 저 멀리 극동의 남한에서 최근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선거에 승리한 측의 선거운동이 주목을 끈다. 이들은 젠더 갈등과 세대 갈등을 부추겨 선거에 승리하는데 성공했다. 과거에는 '우리가 남이가!' 라는 지역갈등을 유발하여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던 당파였는데 이제 새로운 방식의 신박한 혐오정치를 만든것 같다. 누구하나 통합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갈등을 이용한 증오와 분열의 선거운동이 '세대포위론' 이라는 현명한 방법이라며 자화자찬이다. 다음에는 뭐를 갈라서 혐오하려나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아주 나쁜 생각이다.

 

. 중산층이 두터운 항아리형 계급구조는 진보쪽에 유리한 형태다.

 

. 빈곤층에 인구가 많은 피라미드형 계급구조는 보수쪽에 유리한 형태다.

 

. 신자유주의 체제 이래로 항아리형 계급구조에서 점차 피라미드형 구조로 변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이 보수화, 우경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신자유주의는 보수파가 주로 주도한 체제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과연 우파는 중산층 붕괴와 양극화라는 현 상황을 진정으로 개선하고 싶어할까?

 

 

 

빨갱이 자본주의

 

 


8           1
 
Redwolf  |  2022-04-09 11:27         
0     0    

보수와 진보의 개념과 정치적 현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퍼가도 되겠습니까?
출처를 밝히겠습니다.

edsunny  |  2022-04-09 13:22         
0     0    

글 감사합니다. "빨갱이 자본주의", 맘에 드는 표현입니다.

"빨갱이"와 "자본주의"의 공통점이 몇 가지 있는 것 같은데요..
1. 남의 것을 빼앗는다. 하나는 대놓고 다른 하나는 합법적인(?) 시스템으로. 약육강식의 힘을 믿는다
2.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둘 다 인권을 유린한다.
3. 과학과 진화론에 바탕을 둔다. 하나는 노골적으로 다른 하나는 위선적으로 신을 부정한다. 에너지의 근원은 오직 태양이라 믿는다.

언제나 기울어진 운동장. 계급 이동의 기회라도 공평하게 보장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그나마 모두들 먹고 살기 덜 힘들어질 텐데 말이죠..




심심해  |  2022-04-09 14:19         
0     0    

헉.
어차피 여기저기 주워들은 풍월과 인사이트에 뇌피셜을 섞은겁니다. 카피레프트입니다. 마음껏 퍼가셔도 됩니다.

maple5  |  2022-04-09 23:06         
0     0    

빈민은 왜 보수의 편이 되었나?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현상이 선거에서 종종 일어납니다.
문재인 정부초기 기본임금을 대폭 인상하자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사라져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는 현상도 발생했죠. 그래서 빈민들은 윤석열이 말한 것처럼 월 100만원 받고도 일할 사람들이 많고, 주 120시간도 마다 않고 일할 사람들이 있으니 규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요. 최근에는 지역별로 또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이 모두가 신자유주의시대 논리임은 분명합니다. 자본은 스스로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이니 정치가 나서야지요.양극화의 끝은 무엇일까요?

philby  |  2022-04-11 12:38         
0     0    

무겁고 딱딱한 주제인데 독자들이 웃으면서 읽게 하는 것도 재주이자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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