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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글 주의) 이브의 미소
작성자 심심해     게시물번호 16000 작성일 2022-04-15 03:25 조회수 2637

<크리스천에게 적절하지 않은 글입니다.>

 

 

 

 

 

 

 

 

 

 

 

 

 

 

 

 

 

 

 

 

몇년전 아내와 워터튼 공원에서 캠핑한적이 있었다. 그 때 워터튼 마을의 리커 샵에서 싸구려 남아공산 화이트와인을 사서 나눠마셨다.

 

그런데 와인병에 붙은 레이블의 그림이 범상치 않아 보였다. 술기운이 올라 알딸딸해진 속에서 양 눈을 찌푸리고 자세히 보니 이거 창조론속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의 한 장면이다.

 

이브는 막 선악과를 베어물고 드디어 진실을 깨우친 표정이다. 마치 '훗, 그런 거였구나!' 하고 모든걸 알아챈 직후다. 그 뒤에 아담은 이브의 행동에 겁먹은 찌질한 모습이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아담은 선악과를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그 진실의 열매를 베어물자마자 나타난 야훼 때문에 깜짝 놀라 그만 목에 걸려버렸다. 그래서 남자들의 목젓이 불룩 튀어나왔고 이를 Adam's apple 이라고 한다.

 

결국 인류 창조 이래 가장 현명한 사람은 이브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깨우친 순간 이브의 표정이 뭔가 낯설지 않다.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기간 고행하다가 드디어 깨달음에 이른 석가모니의 미소와 닮아있다.

 

이브가 자신이 깨우친 것들을 후손에게 남겼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트경 3장 2절 하와께서 세트에게 이르시길 네가 드린 제물을 신께서 취하지 않으셨다고 맘상하거나 질투하지 말라. 형제간에 살인까지 날 수 있는데 전혀 그럴 가치가 없느니라, 하시니 세트가 그리하였다.'

 

'아담경 11장 5절 이브께서 아담에게 오, 아직도 당신 목에 걸린 그것을 어쩌지 못하나요? 여전히 실체없는 두려움에 떨고 있군요. 어리석은 지아비여, 가서 물이나 길어와요, 하시니 아담이 그리 하였다.'

 

으아~ 상상만해도 재미진다.

 

나는 비록 종교가 없지만 불경의 가르침은 살펴볼만한게 많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브도 수많은 가르침을 남길 수 있었을텐데 아무것도 없어서 아쉽다. 성경에 의하면 유사이래 가장 현명한 사람이니까. 또 이브와 석가의 미소를 봐라. 두 분은 비슷한걸 깨달은 것임에 틀림없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상한 음식을 먹고 인간적으로 입적한 부처의 삶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게 그의 온화한 미소다. 그는 절대 노여워하지 않는다. 그저 대자대비할 뿐이다.

 

내가 비록 종교에 대해선 일자무식이지만 아브라함의 하나님, 야훼에게 가까이 다가가길 꺼려지는게 바로 부처와 다른 그 점이다. 야훼는 걸핏하면 노여워하신다. 그리고 걸핏하면 사람들을 죽여댄다. 뭔가 좀 더 세련된 방법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암튼 야훼는 너무 폭력적이라 내 스타일의 신이 아니다.

 

선악과를 크게 베어물고 우리를 해방시켜주신 이브님께 감사하다. 만약 선악과를 깨물지 않았다면 지금도 아담과 이브는 에덴 동산에서, 마치 텔레토비 동산의 뚜비와 나나처럼, 둘이서만 하하호호 살고 있었겠지.

 

그야말로 인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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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sunny  |  2022-04-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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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그냥 의문이 듭니다.

아브람의 하나님은 "야훼"입니까? "알라"입니까? 두 이름의 같은 대상입니까?

선악과를 따먹고 선을 악이라 악을 선이라 할 수도 있는 막강한 사법권과 능력(?)을 거머쥔 하와와 그녀의 못생긴 지아비 아담은 배꼽이 있었을까요? ^^

제가 읽어본 성경책에는 자기 자신(아들)을 죽이던데....어떤 성경책에는 괜한 사람들을 죽이는군요. 성경책마다 다른 이유는 뭘까요? 그것도 완전 거꾸로...





심심해  |  2022-04-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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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글은 종교논쟁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그래도 질문을 주셨으니 비 크리스천의 답변을 드립니다만 정답이라고 주장하는것 아닙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은 야훼이고 알라이고 하나님입니다. 이로부터 유대교, 회교, 기독교가 시작됐습니다.

하와가 그런 권능을 가진줄 저는 모릅니다. 배꼽도 모르며 관심도 없습니다.

성경이 여러 종류 있는줄 몰랐습니다. 제가 아는 성경은 홍수로 사람들 죽이고, 유황불로 도시를 불태우고, 이집트 애기들 죽이고, 젓과 꿀이 흐르는 땅을 뺏기 위해 제노사이드를 명령하고 뭐 그런거였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22-04-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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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논쟁이 아니라 종교에 대한 기본 이해도 중요하죠. 성서해석학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죠.

심심해  |  2022-04-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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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종교에 대한 기본 이해가 전혀 없음을 인정합니다.

휴, 이거 진땀나네요.

내사랑아프리카  |  2022-04-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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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님, 안녕하세요. 인사도 없이 불쑥 한 줄로 제가 글을 올렸죠? 종교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정답도 없죠. 종교는 여러 차원이 있습니다. 가령, 신화적, 의례적, 교리적, 사회적, 윤리적, 물질적, 경험적 차원 (니니안 스마트)이 그것이죠. 심심해 님께서 올리신 것은 종교의 신화적 차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화(myth)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이야기 정도로 이해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만들어 나가죠. 신화에는 폭력적인 내용도 많은데 그것을 다 적용하면 진짜 폭력적으로 되고 테러리스트도 되죠.

이 부분은 기니까 각설하면, 신화는 문학에 가깝지 과학과는 거리가 멉니다. 신화는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라서 신이 인간이 되고 인간이 신도 되죠. 이런 인간의 이야기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가는 것을 통제하는 것이 도덕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화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이 열망하는 보편적 주제 (universal themes)를 발견한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이스라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히브리 성서 (구약성서)에 기록된 가나안 정복설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웟의 경우도 큰 나라도 아니라 그냥 부족장 정도였다고 하구요.

한국 무슬림들은 "회교"라는 말 대신에 이슬람이라는 말을 선호합니다. 학계에서도 100% 그렇게 부르구요. 알라는 아랍어로 신이니 같은 말이죠. 알라는 있고 알라신은 동어반복인셈이죠.


유일신의 기초는 보통 조로아스트교에서 출발했다고 보죠. 이집트의 아케나텐이 시발점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긴 하지만요. 심심해님께서 "아브라함의 하나님은 야훼이고 알라이고 하나님입니다. 이로부터 유대교, 회교, 기독교가 시작됐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옳습니다. 역사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기 보다는 세 종교가 모두 아브라함을 종조로 믿고 있기 때문이죠.

제가 참견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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