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는 생노병사라는 삶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출가했다.
그는 6년간 고행을 통해 수행했다. 육신을 괴롭힘으로써 진짜 자신, 즉 아트만을 찾을 수 있다는 수행법인데 당시의 브라만교를 바탕으로 한다.
모든 감각적 욕망은 저열한 육체의 작용이므로 육체를 괴롭히면 모든 욕망에서 해방되어 진실한 자기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고행을 극한으로 몰아붙인게 자이나교다. 반면 고행은 잘못됐고 쓸데없는 짓이다를 알리며, 당시로는 혁명적인 또다른 방법의 열반을 가르친게 불교의 시작이다.
죽음을 각오한 6년간의 고행 끝에 '이건 미친짓이다' 라고 결론내리고 고행을 중단했다. 그리고 어떤 처자에게 우유죽을 얻어먹고 보리수 그늘 아래서 앉아 쉬다가 석가모니는 드디어 깨달았다. 삶의 모든 괴로움에서 초월하여 그는 항상 고요한 평정속에서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괴롭지 않은 경지에 이르렀다.
나로선 감히 상상도 못할 경지다.
10여년 전, 캐나다로 오기 전에 어금니 하나가 세로로 금이 가서 크라운을 씌웠다.
6년 전 네팔 히말라야 산속에서 찬물을 마실때나 칫솔질을 할 때 크라운 씌운 어금니가 너무 민감해서 고생 했다. 몇주 후 인도 카주라호로 이동했는데 이 땐 뜨거운 물에 너무 민감해져서 혼났다. 아침 커피를 못마실 정도였고 부드러운 케익조차도 아파서 씹기가 힘들었다.
한국에 돌아오자 거짓말처럼 증상이 없어졌다. 치과에서도 X-rays 상에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또다시 치통이 시작됐다. 땅콩이나 고깃점을 한쪽으로 씹을려니 참으로 불편했다. 치과를 가자니 3일 연휴여서 여의치 않았다. 이 와중에 카나나스키스 산행을 하고 잔디를 깍는 등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니 온 몸에 식은땀이 나고 힘이 쭉 빠졌다. 마치 한꺼번에 십년정도 늙은것처럼 축 쳐졌다.
예전처럼 증상은 갑자기,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한 일주일 고생하다가 저절로 고통이 사라지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일체유심조가 별거더냐. 이게 그거지, 뭐!
내가 내 몸이고 내 몸이 나다. 내 두뇌는 신경세포 - 뉴런 - 의 집합체이고 시냅스를 통해 온 몸의 또다른 뉴런과 연결되어 있다. 내 어금니에 있는 뉴런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 영혼이니 아트만이니 하는건 없는것 같다.
치통에 괴로워하며 석가모니의 고행을 생각했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조만간 치과에 가서 내 어금니 크라운 아래서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석가모니는 치통에서도 평정하셨으려나? 아마 고행은 쓸데없는 짓이다라는걸 간파하셨으니 즉각 그당시 나름의 방법으로 치료하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