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광속 불변의 법칙 하에서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빠르게 움직일수록 길이가 수축하고 시간이 늦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는 정밀한 시계를 비행기에 탑재한 실험에서 사실로 증명되었다. 여기서 유도된 공식 하나 - 에너지는 질량 곱하기 광속의 제곱 - 에 의해 인류는 핵발전을 하고 핵폭탄을 만든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휜다는걸 발표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다. 개기일식 하에서의 별관측을 통해 사실임이 밝혀졌다. 평소 햇빛에 가려져서 볼 수 없었던 별은 방정식에 의해 예상됐던 왜곡된 지점에서 정확히 발견됐다. 인류는 중력에 의해 공간이 뒤틀리고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괴상한 현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지구상에 GPS 위성들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시간을 보정하며 작동하고 있다. 즉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하지 않고서는 GPS가 작동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을 살펴보다가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론상의 문제일뿐 실제로 이런 천체가 존재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이게 바로 블랙홀이다. 현재 우리는 우주 공간 곳곳에 블랙홀이 그득그득 존재함을 알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방정식을 통해 천체의 중력에 큰 변화 - 예를 들어 중성자별의 충돌 같은 것 - 가 생기면 중력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파장은 너무나 미미하여 인간의 기술로는 결코 검출할 수 없으리라 예상했다. 2015년 인류는 드디어 중력파를 직접 검출했다. 관련자들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방정식에 의하면 우주가 수축하거나 팽창해야 함을 깨달았다. 안정되지 않은 우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인슈타인은 우주상수라는걸 도입하여 방정식을 보완했다. 관측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상수 도입을 철회했고 자기 인생의 최대 오점이라고 여겼다.
아인슈타인은 불확정성의 양자역학을 혐오했다. 그는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라고 닐스 보어에게 일갈했다. 새까만 과학계 후배인 닐스 보어는 물러나지 않고 '신이 세상을 어떻게 다스릴지는 우리가 왈가왈부 할 바가 아닙니다' 라고 돼받아쳤다.
결국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고 있는 걸로 밝혀졌다. 현재 우리는 양자역학에 의해 동작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과학 토론장에서 신을 들먹거렸던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계에서는 조롱의 아이콘이다.
단지 방정식만으로 상상조차 힘든 블랙홀과 중력파가 예견됐다. 그리고 우주가 정적으로 영구히 존재할 수 없음을 예견했다. 현재 인류는 블랙홀의 사진을 직접 찍었고 중력파를 직접 검출했다. 우주는 가속팽창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수학이 우주를 기술하는 언어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이며 과학의 위대한 점이다.
이렇게나 위대한 아인슈타인도 증거가 드러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과거의 주장을 철회했다. 과학의 위대한 점이다.
아인슈타인이 이룩한 위대한 성과는 새로운 분야에서는 아무런 권위를 발휘하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의 혐오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은 꾸준히 발전하여 현대 디지털 문명을 일궜다. 과학의 위대한 점이다.
종교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미덕으로 여긴다. 과학은 모든걸 의심하면서 시작한다. 모든 의심을 넘어섰을 때에야 이론으로서 정립된다. 종교가 근거 없는 권위로 아무리 부정해도 과학은 발전한다. 아무리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에 회부해 봤자 '그래도 지구는 돈다'. 조잡한 지적 설계론을 들이대도 진화론은 백수십년간 깨지지 않았다.
이해하지 못할 신이라는 존재가 세상 만물을 창조했다는 것은 과학의 관심사항이 아니다. 만약 진화론에 반하는 증거(아주 쉽다. 공룡과 유인원 화석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되기만 해도 진화론은 와르르 무너진다)가 나와서 진화론이 부정된다면 과학자들이 가장 열광할 것이다. 난공불락의 뉴턴역학을 상대성이론으로 깨부순 아인슈타인이 슈퍼스타가 됐듯이 진화론을 깨부순 과학자도 일약 슈퍼스타가 될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진화론을 대체할 새로운 이론을 찾아 연구에 돌입할 것이다. 새시대의 다윈이 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종교가 실세계에서 힘을 잃어 과학과 일상생활에서 영향력이 약해진 이 시절, 이 장소에서 살고 있는게 너무 다행이다. 신께 이 행운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