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기록에 따르면, 예수 당시 성전 종교체제는 하늘 위에 존재한다는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 곧 유대인만 구원하는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유신론적 하느님의 노예였다. 예수가 그런 하느님을 철저히 반대한 이유는, 하루에 한 끼 먹기도 힘든 98% 민중들이 하느님의 보호와 축복을 받기 위해 희생 재물과 십일조를 성전에 바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과 보상의 거래관계를 설정한 성전종교는, 소위 믿음을 입증할 필수조건들을 충족해야 하느님의 은총을 입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징벌을 면치 못한다는 일종의 공갈협박의 믿음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예수는 종교체제가 상업적으로 창작한 믿음체계에 정면으로 반대했으며, 그런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철저히 거부했다. 따라서 예수는 소위 하느님이 계신다는 성전을 멀리 하고, 부유한 지식층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신학과 신앙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대신 예수는 성전 밖에서 가난하고 힘이 없어 버림받은 민중들의 삶의 현장인 시장터와 바닷가와 들과 산에서 하느님이란 말의 참된 의미를 구체적으로 가르쳤다. 예수의 하느님은 성전의 하느님은 물론 오늘 많은 교회들이 열심히 믿는 그런 하느님이 아니었다. 예수는 성전종교와 현대교회가 맹신하는 내세적이고 이분법적이고 부족적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철저히 반대했다. 예수는 사람들이 종교체제의 믿음체계가 창작한 내세적 교리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존엄성인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을 박탈당한 체 비인간적으로 폄하되어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을 못 본체 할 수 없었다. 예수는 부족적이고 이기적으로 차별적인 종교적 믿음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규탄했다. 예수는 그런 믿음의 대안으로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촉구하고, 인간의 평등과 공정한 분배의 정의를 구현하는 개방된 식탁과 무상 치유를 통해서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의 방식과 비전을 이 땅 위의 하느님 나라 건설 운동으로 전개했다.
예수의 가르침과 그의 삶의 철학의 핵심은, 지금 여기, 세속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참된 인간이 되어 사람 답게 살아가는 “삶”(life)이었으며, 이것은 이분법적이고 교리적인 보상심리의 “믿음”(belief) 보다도 훨씬 더 소중했다. 따라서 예수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대접받고, 공정한 분배의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 곧 이 땅 위의 하느님 나라 건설을 선포했다. 예수가 죽은 지 수십년 후에 성서가 기록되기 시작하였으며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그 원본들은 실종되었다. 그대신 100여년 동안 여기저기에서 많은 필사가들에 의해서 제멋대로 복사된 수많은 사본들 만이 현존하고 있다. 오늘 현대인들이 읽는 신약성서는 수많은 사본들 중에서 겨우 27개를 주관적이고 의도적으로 수집한 모음집이다. 또한 성서는 기독교의 공식적인 경전으로 채택되어 공표된 적이 없으며, 단지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냥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왔을 뿐이다. 원래 성서는 무작정 많이 읽고 암기하고,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문자적으로 믿도록 만들어진 교리책도 아니며,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일으키는 마술책도 아니다. 물론 예수의 자서전이나 역사책이나 과학책도 아니다. 신약성서에 대해서 주류 신학계에서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중요한 사실은, 성서의 저자는 하느님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들이다. 원초적으로 종교는 하느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듯이, 성서는 하느님을 믿는 책이 아니라, 인간의 온전한 삶에 대한 책이다. 다시 말해, 성서는 참된 인간됨과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식과 비전에 대한 책이다. 신약성서는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살아내야 한다고 도전하고 격려한 책이다.
로마 가톨릭 신학자 존 쉬어(John Shea)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된다함은 경험을 초월하는 것이다. 곧 우리의 [오랜] 관습적인 행동을 넘어서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항상 우리가 만들어 놓은 감옥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우리는 감옥소에서 간수와 경비원과 죄수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감옥소 한 쪽 구석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때이다.” 존 쉬어의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현대 기독교인들이 성서문자근본주의를 뛰어넘으면, 새로운 우주진화세계관에서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으로 고대 성서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고 촉구하는 도전이다. 신화(myth)가 주요한 표현방식 곧 문학 형식이었던 고대에 기록된 성서는 문자적으로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과학에 기초한 우주진화 세계관과 가치관과 윤리관을 통해서 고대 성서를 재해석하고 21세기 언어로 전환해야 올바르게 솔직하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성서는 천상의 하느님이 인간에게 메시지를 문자적으로 직접 전달해 주는 책이 아니다. 고대 성서는 인간의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오늘처럼 컴퓨터와 녹음기와 하얀 종이와 볼펜으로 그때 그때 정확하게 기록한 역사책이나 과학책이 아니다. 성서 66권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단행본으로 묶어서 하늘에서 내려 준 책이 아니라,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사본들 중에 극소수를 수집하고 편집한 모음집이며, 인간들이 현실적인 삶의 경험을 통해서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깨달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고대 문학작품이다. 다시 말해, 성서는 자의식을 갖춘 이성적인 호모 사피엔스 인간이 내면적으로 인식한 참된 인간됨의 의미와 궁극적인 삶의 비전과 희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지혜서이다. 기원전 10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에 이르도록 1000여 년 동안 고대인들은 오늘 현대인들이 사용하지 않으며, 당시에 극도로 제한적인 어휘들을 가지고 자신들의 궁극적인 비전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오직 신화와 서사시라는 문학형식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21세기 기독교인들은 성서를 읽을 때, 부족적이고 이기적인 교리적 믿음과 죽음의 공포와 종교적 편견과 생존의 이기적 사심을 내려놓고, 개방된 마음으로 경계 넘어 우주적이고 이성적으로 솔직하게 읽는다면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인식할 수 있다. 과학혁명과 인식혁명을 거친 현대인으로써 성서를 문자적으로 직역해서 읽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세계를 정복하고 통제했던 서구 역사에서 기독교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맹신했기 때문에 오늘까지 우리의 세계는 불안과 혼돈과 분열의 수렁에 빠져 있다. 결과적으로, 서구의 기독교 국가들은 식민지 정책을 합리화하고 전쟁과 테러를 정당화했다. 오늘도 전세계적으로 내세적인 보수성향의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은 기후변화를 무시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몰상식한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더욱이 창조신학이라는 불량신학에 세뇌되어 여성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차별주의를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성서가 거룩하다거나 성스럽다고 하는 말의 참된 의미를 다시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고수해왔던 성서에 대한 과거의 패러다임과 고정관념을 내려놓지 않는 한, 인류의 밝은 미래는 물론 참된 인간됨은 커녕 신뢰할 만한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 성서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새롭게 읽게 되면 하나님의 의미도 새롭게 되고, 신앙도 새롭게 되고, 생명과 인간의 의미도 새롭게 되고,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평등과 정의를 공유하는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늘 기독교 교회가 세상에서 고립되고 양적으로 질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성서문자근본주의와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유신론 때문이다. 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서를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에 기초하여 새롭게 읽음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주적인 신학과 통합적인 삶의 신앙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성서는 하느님에 대한 책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이며 세속적인 책이다. 성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참된 인간이 되어 사람답게 살기를 갈망하면서 기록한 현세적인 책이다. 성서는 무작정 읽고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면 기적이 일어나는 내세적인 마술책이 아니다. 또한 수학공식을 암기하듯 무작정 믿어야 하는 교리책이나 공식책이 아니라 어떻게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사느냐에 대한 삶의 지혜서이다. 성서는 내세의 신비에 대한 동화책이 아니라, 지극히 현세적이고 세속적인 책이다. 21세기의 성서는 온 인류가 종교와 인종의 경계를 넘어서서 우주적이고 통합적으로 살아가는 길과 지혜를 밝혀주는 책이다. 성서는 기독교인만 구원받는 책이 아니다. 오늘날 성서를 포함해서 모든 종교들의 경전은 부족주의, 차별주의, 우월주의, 황금만능의 성공주의, 배타주의, 제국주의, 이분법적 윤리관의 책이 될 수 없다. 성서가 거룩하고 진실한 오직 한 가지 이유는 문자들 속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신약성서의 예수는 따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으며, 자신을 하느님으로 믿어야 한다는 거짓말을 한 적도 없으며, 또한 그런 믿음에 대해서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예수가 누구인 것과 하느님을 객체적 대상으로 믿는 것이 예수의 정신의 핵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수가 죽은 후에 초기 기독교 교회 안에는 예수의 신성보다는 역사적 예수의 인간성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교회의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4세기 초에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황제는 멸망의 길로 들어선 제국의 번영과 안정을 되찾기 위하여 정치적으로 제국통치의 상징을 독수리에서 십자가로 대체하려고 했다. 그리고 강압적으로 교회에게 예수의 신성을 제국의 신학으로 채택하는 니케아 신조를 만들도록 했다. 그 후로부터 1700년 동안 예수는 기독교의 하느님이 되었고 이것을 믿어야 정통이고 애국이며 그렇지 않으면 이단과 악마로 정죄되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제국주의 신학의 상징인 예수의 신성을 맹신하는 것은 역사적 예수가 가장 반대했던 회칠한 무덤과 같은 가식과 거짓이며, 예수의 정신과는 정반대되는 행태이다.
오늘 21세기 우주진화 세계에서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예수의 신성에 대한 잘못된 믿음은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의 가정과 사회와 세계의 밝은 미래에 큰 걸림돌이 될 뿐이다. 예수가 유일한 하느님이라고 주장한 기독교 국가들은 지난 1000여년 동안 세계대전과 지역 전쟁을 반복해서 일으켰으며 무엇보다도 기독교인-백인우월주의에 기초한 식민지 정책으로 다른 민족들을 수탈하고, 다른 인종들과 종교들을 야만인으로 폄하하고, 무참하게 탄압했다. 그 결과로 오늘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들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신학자 존 쉬어(John Shea)가 말했듯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감옥소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기독교인들은 감옥소에 갇혀 있는 인격신론의 하느님 예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갈릴리의 촌부,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되찾아 개방적이고 자유하게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1700년 동안 교회의 권위와 이분법적이고 내세적인 교리 속에 갇혀있는 예수를 해방시켜야 한다. 저 밖에 하늘 위에 위배당해 있는 하느님을 땅으로 해방시켜야 한다. 문자근본주의와 직역주의와 차별주의와 부족주의와 이기적인 우월주의의 앞잡이 노릇하고 있는 성서를 해방시켜야 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오늘날 현대 종교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분법적으로 차별적이고 내세적인 믿음체계의 위협과 강요에 억지로 끌려온 수동적인 삶에 식상하고 지칠대로 지쳐 있다. 그들은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삶의 방식과 비전 곧 새로운 인간됨을 갈망하고 있다. 이기적이고 부족적인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맹신하는 종교체제가 만들어 놓은 감옥소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수없이 많이 있다. 결과적으로 종교 없는 사회, 유신론적 하느님 없는 종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외침이 사회 전역에서 들려오고 있다. 기독교 교회는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따라서 이분법적이고 내세적이고 기복적인 과거의 패러다임의 감옥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해방시켜 스스로 자유하게 의미있게 살아 가도록 도울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죽은 후 다시 살아나 천국에서 영원히 산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생명과 인간은 일회적이며, 우주세계는 불확실성 속에서 끊임없이 팽창하며 진화하고 있다. 믿음체계가 맹신하는 미래를 아는 하느님의 존재론이란 거짓이고 허구이다. 이 세계 이외에 다른 세계는 없으며, 이 세계를 버리고 다른 세계로 이주해 갈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리고, 역사적 예수가 가르친대로 지금 여기 이 세계를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는 하느님 나라로 재건설하여,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기독교인이 되는 목적과 의미는, 이기적인 구원과 차별적인 물질적 축복과 이분법적인 죽음 후의 내세적 영생이 아니라, 하루하루 순간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참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필자: 최성철,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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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이 책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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