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님의 포스트 https://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16500&category=&searchWord=&page=1
에서 (아래) 해 주신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 반은 가짜라는 내용입니다.
https://www.news.com.au/technology/science/the-mindbending-saga-of-the-stone-age-tasaday-tribe-of-the-philippines/news-story/213664d0c7c17bdd3ba6a29c85274869
필리핀에서 석기시대적 생활을 하는 여섯 가정으로 구성된 27명의 부족은 지난 1000년동안 다른 부족이나 인간과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 거짓으로 판명되었다는 내용이죠. 그러니까 거의 가짜 뉴스라는 겁니다. 이 부족이 원시적 삶을 산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원시 부족과 비슷한 생활을 했는데, 마르코스 대통령의 "마핵관" Manuel Elizalde Jr.라는 자가 조작질을 해서 마치 이들이 석기시대 사람인 것으로 둔갑시킨 것이죠. 이 원주민들은 원래 동굴 생활을 하지도 않았고, 그의 조작적 권유를 받아 통상적 옷을 입지 않고 잎으로 가릴 곳만 가리는 석기시대적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죠. 이 원주민들은 원시적 삶을 산 것은 사실이지만 석기 시대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 가위질/copy & paste 도용 및 베끼기 정도보다는 약간 덜 조작질을 했다는 면에서 좀 귀엽게 봐야 되겠죠.
그리고 진화론을 믿지 않은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진화가 덜 된 것은 아닙니다. 진화는 자연선택의 결과이고 그 선택은 바로 유전자 선택입니다. 이 유전자 선택은 지난한 유전 과정을 통해서 일어나는데 Ross님처럼 아주 특이한 믿음 체계를 가진 분이라도 호모 사피엔스라는 같은 종에 속했기 때문에 진화가 덜 된 분은 아니죠. Mutation이 일어나서 새로운 종으로 적응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진화가 덜된 듯한 기독교인들이 특이한 것은 아닙니다. 진화심리학자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종교는 진화의 적응 (adaptation)이냐 부산물 (by-products)냐 두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진화의 적응을 주장하는 학자는 왠지 종교에 대해서 나름 객관적 입장을 취하는 것 같고, 부산물로 보는 학자들은 왠지 상당히 적대적인 면을 보이는군요 (제 짐작입니다만). 어쨌든, 과학은 진화의 부산물임에는 분명합니다. 과학은 자연스럽지 않은 비범한 이성을 가져야 나올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종교는 자연스럽습니다. 비범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종교적 신념, 감정 (경험), 이야기(신화), 의례 (반복적 행위를 통한 부족적 결속)를 실천하니까요.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로빈 던바라는 영국계 진화심리학자는 인류학자들의 민족지적 보고와 고고학적 기록을 통해 보더라도 일종의 종교적 형태를 갖지 않은 문화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공언합니다.
그러니 Ross님 종교가 없어질 가능성은 없으니 별로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이웃을 내몸 같이 사랑하기는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동성애가 죄라고 떠들고 다니는 종파 (religious sects)는 자기 고립(self-isolation)의 생활을 해야 할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물리적으로 일부 재세례파 또는 재 침례파의 후터라이트, 아미쉬, 메노나이트 처럼 자기만의 colony를 만들어 살든지, 또는 심리적 문화적 고립감에서 자기 끼리 집단을 공공히 하는 종교 생활을 하겠죠.
그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시대의 돈키호테 늘봄님처럼 자기소멸 (self-extinction)을 꿈꾸는 분도 있으니 넘~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캐나다 연합교회 친구들과 줌으로 원주민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데 막간에 연합교회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늘봄님과 같은 분이 아니라도 연합교회는 앞으로 디폴트 밑바닥으로 본다면, 각 도시마다 교회 한개 정도 빼고 다 없어질 것이라고 제 진단을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캘거리에 유니테리언 교회가 하나 있고 에드먼튼도 하나가 있는데, 앞으로 그 정도로 된다는 것이죠.
결국, 늘봄님은 좌파 근본주의자고 Ross님은 우파 근본주의자가 맞습니다~ 맞고요~ 두분 모두 단어만 살짝 바꾸면 입장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될 것입니다. 물론 글은 늘봄님이 훨~ 잘 쓰신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죠. 그래서 진화론이나 사회적 인식에 국한해서 제가 편을 든다면 늘봄님 쪽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