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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병이 왔나 보다.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6568 작성일 2022-11-17 06:36 조회수 2652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정식 거처를 구하기 전에 이민 선배의 집에서 2주간 민박을 했었다. 주인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분이 갑자기 한국의 산이 그립다고 말씀하셨다.

 

한시간 남짓 거리에 로키라는 명산들이 있는데 왜 한국 산들이 그리우실까? 의문스러웠다. 지금 나는 그분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산이 너무나 그립다.

 

서울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접근할 수 있는 산이 너무나 많다. 북한산만 하더라도 의상능선, 비봉능선, 칼바위능선 등등 엄청나게 많은 코스를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산길을 거닐다가 내려오면 항상 보는 모습이 있다. 먹거리 골목이다. 언제나 가볍게 즐길거리가 있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선 그게 안된다. 내려오면 그저 퍼세식 화장실 하나와 황량한 주차장 뿐이다. 아유 씨, 한국의 산이 너무나 그립다. 아니, 하산 후 파전에 막걸리 한사발이 너무나 그립다. 쩝~

 

청계산 내려오면 맛 볼 수 있었던, 바로 만든 두부를 내던 두부집은 아직 있으려나? 사당역 쪽에서 관악산을 올라가서 서울대 쪽으로 내려와 친구들과 같이 먹던 그 매콤 새콤한 홍어무침 집은 지금도 있으려나? 수락산 하산길에 계곡에 접해있던 그 백숙집들은 지금도 건재할까? 아, 그립다! 먹고프다!

 

향수병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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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팀  |  2022-11-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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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려요. 글쓰기 할때 글자 크기를 12정도로 키우면 다른 사람이 읽기 더 편해집니다. 귀하의 이 글도 12로 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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