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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어서 ...
작성자 Bridgeoflion     게시물번호 16727 작성일 2023-01-21 15:47 조회수 3971


몰랐던 사실이고 엄청난 과오였네요. 그런데 국내 언론은 왜 조용한가요? 
이란이 적이라고 윤대통령이 연설하는 거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상식이하의 발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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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9 일 정오

 

인천국제공항 제 2 터미널 하차장에 두 대의 크림색 에쿠스 승용차 두 대가 미끄러지듯 굴러들어왔다. 각각 다른 승용차에서 내린 두 명의 50 대 사내는 공항보안요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일체의 탑승수속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탑승구로 직행하더니 257 번 게이트에 대기하고 있던 두바이행 KE 951 편에 올라탔다.

 

말을 붙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굳은 얼굴표정을 한 두 명의 사내 중 한 명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서동구 국가정보원 해외담당 제1 차장이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모종의 중대한 골칫거리해결을 지시받은 특사자격으로 UAE로 향하는 중 이었다.

 

수도 아부다비로 직접 갈 수 있는 에티하드항공대신 두바이를 경유해야 하는 대한항공을 이용한데는 특사단의 기내대화는 물론이고 그들의 숨소리조차 보안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다. UAE 왕실로부터 국교단절이라는 청천병력같은 통보를 받고나서 이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결국 청와대 비서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이 황망하게 UAE 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었다.

 

7 개월 전 정권을 인수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중대한 기밀군사정보를 보고받았다. 이명박 정부당시 UAE 로부터 원전수주를 받는 댓가로 불평등하고도 반헌법적인 양국간 비밀군사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UAE 와 맺은 비밀군사협약이란 놀랍게도 상대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은 자동적으로 추가전투병력을 파병하여 참전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당시 UAE의 잠재적 적성국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이란을 의미했다.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말이 군사협약이지 인질성 용병계약이나 다름없었다.

 

대한민국 국군이 UAE 에서 평화유지군이라는 탈을 쓰고 UAE의 인질이나 다름없는 용병으로 전락하여 남의 나라에서 총알받이 신세로 전락한 셈이었다.

 

국회의 동의도 받지않고 해외에 전투병력을 자동파병 한다는 것은 내란에 버금가는 외환적 성격의 명백한 헌법유린행위였지만, 이 어처구니없는 반헌법적 외환행위는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시절에도 내내 쉬쉬하는 바람에 한국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조차 이 사실을 보고받고 처음에는 격노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임기내내 똥을 주무르면서 뭉개고 있다가 탄핵으로 갑자기 쫓겨나는 바람에 그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졌다. 

 

문재인 정부는 마치 새우잡이 어선 강제노동계약 비슷한 이 말도 안되는 불평등 군사협약개폐를 위해 UAE를 설득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UAE 가 단교카드를 꺼내들며 한국정부를 협박하는 바람에 비밀군사협약폐지나 개정은 커녕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밀리에 급파해야 할만큼 급박한 처지에 내몰렸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만들어 놓은 이 엄청난 군사적폐를 국민들은 까맣게 모른채 마치 쉿 토싱(shit tossing)을 하듯 차기정권들이 주고받다가 지난 1 15 일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역대급 외교기밀누설사태로 이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그것도 한국과 UAE 두 나라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분쟁소재로 확대되어서 등장한 것이다.

 

이란이슬람공화국 지도부가 한국과 UAE가 체결한 비밀군사협약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후 UAE 등 아랍국가들과의 관계가 안정화되면서 두 나라간의 비밀군사협약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는데, 군대를 파병해 놓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현지에 나타나 느닷없이 이란을 적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했을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정세를 급격하게 냉각시켜놓았다.  

 

윤석열 기밀누설사태’ (이하 윤석열 사태)로 가까스로 평화무드로 전환되던 중동지역의 아랍 vs 페르시아 패권대립은 미묘한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2009 년 한국-UAE 간에 비밀군사협정이 체결된 이래 양국이 극도로 조심하면서 관리해 온  Akh Unit in UAE( 한국 UAE 군사훈련협력단)은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화 흐름에 훼방을 놓는 전쟁과 갈등의 뇌관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윤석열 사태로 가장 분노에 휩싸인 국가는 이란이지만, 이란 못지않게 내부적으로 분노와 불안에 휩싸인 나라가 당사국 중 하나인 UAE .  웬 미친놈의 뜬금없는 천기누설로 인구 1,025 만 명에 불과한 소국이 인구 1 억에 가까운 대국이자 군사강국인 이란을 적으로 공식화했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그 미친놈이 다른 사람도 아닌 기밀군사동맹으로 비밀군사협약을 맺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하니 그 황당함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것이다.

 

수니파니 시아파니 하는 종파나 아랍이니 페르시아니 하는 민족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외세의 개입을 생래적으로 증오하는 미들이스트의 이슬람 국가들은 한국을 비서방 국가로서는 최초로 이 지역 갈등국면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거나 개입할 의사가 있는 준제국주의 국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통제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이란이슬람공화국 혁명수비대 (The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의 한국에 대한 강경한 기류가 주목된다. 이란에 적대적인 친미극우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에 군사적 치명타를 가해 차제에 한국군의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활동의 싹을 잘라버리려는 예방행동을 개시할 것이 명확하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육해공군 및 방공군 외에 25 개 사단 규모의 막강한 혁명수비대를 따로 보유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대가 아니라 이 나라의 정치외교노선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정치적 군사력으로 보면 된다.

 

윤석열사태 직후부터 혁명수비대는 한국 대통령의 직접사과 정도로 무마하려던 이란 외교부 온건파의 견해를 묵살하고 한국으로 향하는 모든 상선 및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봉쇄하려는 작전을 밀어부치고 있는 중이다.

 

이란은 한국이 해상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나라이며 에너지공급의 절반 이상이  자기들이 군사적 통제권 영향하에 있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무슨 이유로 겁도없이 이란을 향해 쓸데없는 적대성 천기누설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처음에는 모든 나라들이 그랬던 것 처럼 이란의 지도부 역시 어리둥절했었을 것이다.  결국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일찍이 The Economist  파악하고 지적했던 것처럼 기본이 안 된 놈이 술이 덜 깬 나머지 제멋대로 지껄인 망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지난 정부 외교부 1 차관이 테헤란까지 날아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간청하는 바람에 지불유예를 승인해줬던 미결제 원유매입대금 70 억 달러를 더 이상 유예해 줄 필요도 없어졌다.  

 

한국은 대통령의 입을 통해 직접 이란을 적이라고 규정했으므로 이란이슬람공화국이 한국을 출발했거나 한국을 목적지로 하는 모든 상선과 유조선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불허하고, 특히 한국국적의 상선 및 유조선에 대해서는 나타나는 즉시 나포하거나 격침시키는 강경노선을 강행한다고 해도 한국으로서는 할 말이 별로 없는 절박한 처지에 내 몰리게 된 것이다.   

 

2023. 1. 20 07:30 (MST) sarnia (clip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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