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화장실과 락커룸에도 남녀 성구별이 점차 사라진다. 대신 성중립 시설이 확대되는 추세다.
성중립화장실 (gender-neutral restroom)을 설치한 최초의 목적은 성이 다른 동반자가 있는 장애인, 유아, 또는 성소수자가 남녀로만 구분되어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 생기는 불편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전통적 의미의 남자 여자들에게도 성별 선택권이 허용됨에 따라 그 개념과 의미가 확대, 변경됐다.
성별선택권이 가장 먼저 적용된 곳은 여권(passport)이었다.
인도, 네팔,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독일, 캐나다, 미국 등 12 개 나라들부터 이미 여권을 신청할 때 신청자가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즉 LGBTQ…… 등 성소수자 그룹에게만 성별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전통적 의미의 남자와 여자도 자기 성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은 언제나 전통적 의미의 성별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non-binary, intersex, gender-nonconforming persons 등 다양한 성정체성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함께 젠더에 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솔직한 update 를 반영하는 정책도입이 필요하다는 관련학계의 주류의견에 따라 이런 정책이 도입된 것이다.
앞으로는 여권 뿐 아니라 운전면허증 등 각종 정부서류를 신청할 때도 새 규정이 일괄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 표기된 젠더와 운전면허증, 세금보고서 등 다른 서류에 표기된 젠더가 서로 다르면 충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근데,
정부서류와는 달리 화장실과 락커룸의 경우에는 좀 더 복잡한 문제가 있다.
화장실이나 락커룸을 수 많은 성정체성에 따라 구분해서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일단 전통적 의미의 남자와 여자, 젠더중립 등 세 개로 구분해서 설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합리적이다.
‘젠더중립 only’ 에 가장 많이 반대하는 그룹은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젠더그룹(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보호해야하므로 화장실과 락커룸은 남, 녀, 젠더중립 세 가지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젠더중립이 아닌 시설, 즉 전통적 의미의 남녀 화장실과 락커룸 출입자격을 생물학적 남녀로 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이 주장하는 젠더정체성으로 할 것인지 인데,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화장실 출입자격만큼은 생물학적 남녀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중받을 필요는 있지만 개인의 선택에 따라 신분증에 표기된 성정체성이 생물학적 성정체성과 다를 경우에는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그건 그렇고,
작년 이맘때 새 여권신청제도 소개할 때도 한 말이지만, 생각(logos)이 성별을 규정한다는 획기적인 사상을 토대로 만들어진 새 여권제도나 새 화장실 구분문화야말로 생각이 만물을 창조했다고 믿는 보수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이 환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