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모국 방문 때 일이다. 코로나 때문에 장기간 여행을 못하다 그리운 서울 구경에 마음이 설레었을까? 출발 준비를 하는데 마음만 앞서고 진정이 안되었다. K-ETA 신청할 때도 마음만 급했다.
K-ETA 신청할 때 첫번째는 정부 공인 사이트를 제대로 찾아갔다. 신상정보 넣는데 여권 카피를 올리는 게 있었다. 여권을 찾아서 스캔을 하는 중에 그 사이트가 없어졌다. 왜 없어졌는지 나중에 그 이유를 알았지만 그 당시에는 당황했다. 다시 사이트를 찾아 우왕좌왕 하다 문제의 두번째 사이트를 들어갔다.
첫번째 사이트와 달랐다. “어, 왜 다르지?” 그때 의심을 품고 살펴봤어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개인정보를 넣었다. 개인정보 다 넣고, 신용카드 정보 다 넣고, 그런데 얼마를 페이 하라는 액수가 뜨지 않았다. ETA수수료가 만원 안팎이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으니 “만원 정도 빼 가겠지” 라고 생각하며 결제를 클릭하는 순간,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버스는 떠나갔다.
카드 회사 웹사이트를 들어가 얼마를 빼 갔나 금액을 확인했다. Impending 된 금액이 2백불이 넘었다. “그러면 그렇지, 사기 당했구나.” 카드 회사로 전화해서 바가지 쓴 것 같다면서 charge back 해 달라고 말하니 “일단 결제가 된 후에 charge back 할 수 있으니 기다리라.”
다시 문제의 그 사이트를 들어가 꼼꼼히 살폈다. 진작에 꼼꼼하게 살폈으면 이런 일 안 당했지. Customer service page가 있고 불만사항을 접수할 수가 있다. 구구절절 장문의 글을 영어와 한글로 작성해서 안내문에 나와 있는 이메일로 보냈다. 핵심은 “너희가 내게 바가지 씌웠으니 정당한 서비스 요금만 받고 나머지는 돌려 달라.”
이틀 후에 그 사이트에서 메일이 왔다. 한달 안에 charge back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속는 셈 치고 기다리자. 한달은 안 걸렸고 약 2주 후에 190 몇 불이 카드 계좌로 돌아왔다. 차액 20 몇 불이야 ETA 비용으로 치자.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모국 방문 잘 하고 와서 ETA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1월 중순 경 차액 20 몇 불도 신용카드 계좌로 들어왔다. 그러니까 나는 무료로 ETA 받는 셈이다. 이건 어떻게 해석 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고등 수법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는 돈 2-300 불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내 개인정보 카드정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 후 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자세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까지 이상은 없다. 그리고 카드 쓰면서 charge back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는데 그런 건 별 문제 아니다. 귀찮기는 하지만 카드 부정 사용한 것은 얼마든지 처리 가능하다.
그런데 내 개인정보 이용해 가짜 여권이라도 만들면 이건 문제가 다르다. 캐나다 여권이 위조가 쉽지 않다고 들었지만 모를 일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어느 날 연방경찰이나 CSIS에서 찾아와 국제 사기나 테러 용의자로 조사 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결백이 입증 되기는 하겠지만 이건 신용카드 부정사용 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나처럼 헛 고생 하지 말고 모든 E-commerce 거래 시 꼼꼼하게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사기 당하는 것은 100% 당사자 잘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