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직 잃어버린 몇 십년에 들어가기 전에 일본의 기세는 대단했는데 한국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아. 나만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의 눈에 아주 못마땅한 점이 하나 있었으니, 일본인들이 만드는 신조어였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영어를 자기 식으로 변형해서 만들었는데, 원래 엉망인 일본인의 영어 발음을 바탕으로 했으니 더욱 이상하면서 불편했다.
요즘 이사 때문에 열심히 중고 물건을 팔아치우고 있다. 그 와중에, 나를 당황하게 만든 단어가 있다.
'단탄'
이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다운타운'을 줄여서 '단탄'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캘거리에 사는 건지 어디 강원도 산골에 사는 건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고 살아왔던지라 이런 단어는 처음 들어봤다.
처음에는 오타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단어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을 또 발견했다.
하긴 지금 한국에서는 별의별 신조어들이 다 사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내로남불'은 고전에 속하고 영어와 한글 뒤섞어서 짧게 사용하는 일이 흔해 보인다.
지금 한국인의 자부심은 약 3~40년 전에 일본인이 가졌던 자부심과 겹쳐 보인다.
그래서 유감이다. 남의 나라 언어를 자기 입맛대로 난도질해서 사용하는 그 패기가 걱정이다.
자부심이 너무 강해서 자만심이 될 때 우리도 잃어버린 30년을 시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