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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의 해저탐지기술력은 역시 대단하다. 오션게이트 잠수정 ‘타이탄’이 수압에 의해 내파된 직후 이미 그들은 그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북대서양 해저에서 활동중인 remotely operated vehicle (ROV)이 잠수정내파를 탐지해 낸 것이다. 그랬으면서도 잔해가 발견될 때까지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잠수정을 수색한 주체는 미국해안경비대 (US Coast Guard)와 캐나다해안경비대(Canadian Coast Guard)였지만, 실제로 사고를 탐지하고 잔해를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서는 미국해군(USN)이었다. 미국해안경비대의 평시작전지휘부서는 국토안보부로 해군과는 다른 지휘라인에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잠수정의 implosion(내파) 속도는 1000 분의 1 초 이내였을 것이기 때문에 탑승자들은 자신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사고를 당한 분들의 유가족들께 조의를 표한다.
이 사건을 두고 또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그들이 초호화 관광객이었다는 주장과 탐험가였다는 주장이 갈려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관광객이면 개죽음이고 탐험가면 다소 숭고한 죽음이라는 걸 각각 주장하려는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천하에 쓰잘떼기없는 소리들은 그럴듯한 논리들이 첨가되어 어느 한 편으로라도 쏠려서 속아넘어가기 십상이다.
“타이타닉의 비극은 관광객들이 잠수정 타고 내려와 그 현장을 둘러보라고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라는 꼰대형 훈계는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찬동하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해저관광에 25 만 달러나 쓸 돈이 있으면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라’는 비난도 빠지지않고 등장한다.
그런데 나는 왠지 그런 주장을 입밖으로 내서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단돈 25 불도 기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일 거라는 본능적인 확신이 든다.
실제로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당위때문에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남을 훈계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부 운운 하는 사람들은 남을 위해 무엇을 기부할 때 기분이 좋아지거나 마음이 편안해질리가 없을 것 같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들이 관광객이면 비난받아야 하고 탐험가라야 비로소 애도를 받을 자격이 있나? 그럼 관광객이나 탐험가 대신 여행자라는 단어를 쓰면 좀 중립적으로 보이나?
관광객이 곧 탐험가이고 탐험가가 곧 관광객이다. 단어가 주는 어감이 달라보일 뿐, 출발동기가 생명의 기본동력 중 하나인 curiosity 라는 점에서는 관광객이나 탐험가나 동일한 본질을 가진다.
그들이 관광객이면 25 만 달러 짜리 황제여행일 뿐이고, 탐험가라면 좀 더 가치가 있는 투자자들 처럼보이는 건 착각에 불과하다.
관광객과 탐험가 사이에 가치서열 같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탑승객들은 한 명을 제외하면 이미 고도의 리스크테이킹 탐험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이 심해항해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파키스탄 사업가 Shahzada Dawood의 열 아홉 살 짜리 아들 Suleman은 자신은 진짜 잠수정에 탑승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침 항해 출발일이 Father’s Day(6 월 18 일) 여서 아빠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함께 탑승했다고 전해졌다.
모험을 사랑했던 48 세의 아버지와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 아버지와 동행했던 아들의 죽음에 특별한 조의를 표한다.
관광이건 탐험이건 우주여행보다 어렵다는 심해여행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잠수정 제작이 필수인데, 타이탄의 비극이 미래의 안전한 잠수정 제작에 역설적인 공헌을 하는 계기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해저음향탐지와 식별을 하는데 신의 경지에 이른 미국과 7,000 미터 해저에서 700 기압을 견딜 수 있는 잠수정 소재개발 및 제작에 성공한 중국의 기술이 만나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게다가,
현재 인류의 능력으로는 동물의 세포와 신경조직처럼 복잡한 현재의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재편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뒤늦게나마 깨달았으니 이것 또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1000 불만 내고 타이타닉 탐사여행을 떠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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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나는 오늘 깜짝 놀랐다.
이런 분위기파악 끝까지 못하는 멍충이인 줄 알았던 어떤 사람이 어제 베트남에선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캐나다가 AI 강국이 된 이유가 문화적 다양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는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그 말을 듣고 그 의미를 이해했다면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초일류기업들과 초일류기술들이 어떤 협업 생태계를 통해 탄생했다는 것도 깨달았을테니 다행 중 천만다행한 일이다.
술취해서 나온 소리일 수도 있으니, 뭐 더 두고 봐야알겠지만,,
한국 혼자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