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age Sale (2006-4-25)
세 아들이 모두 결혼을 했다. 신랑의 아버지로서 세번 인사말을 할 기회를 가졌다. 전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라는 말을 별로 실감하지 못했는데, 아들들의 결혼식에서 아버지로서 인사말을 할 때, 한 가정을 이루는 아들들을 보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 라는 말을 실감했다.
“좀 더 멋있는 말을 해줄껄!” 후회도 해보지만 이젠 모두 끝났다. 이젠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됐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세 아들들이 인사말을 할 때, 모두 하나 같이 빼지 않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때 단골 메뉴는 나의 Garage sale 이야기였다.
큰 아들 진이는 Garage sale에서 사온 Skate를 신고 Hockey를 하던 이야기를 하다가 울음을 터트리고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둘째 찬이는 엄마 아빠가 이민자로서 자기들을 기를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제야 이해하겠다고 했다. 세 아들들을 Student Loan 없이 대학을 끝마치게 한 것! 게다가 세 아들 모두 집을 떠나서 대학을 다녔는데, 엄마 아빠가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 알겠다면서 울먹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붙이는 말이 자기들을 기를 때 크게 한 몫을 한 것은 아빠의 Garage sale 덕이었다고 했다.
막내 현이는 자기가 신던 Skate와 Hockey equipment는 아빠가 진이를 위해서 Garage sale에서 산 것이었고, 자기는 그것을 3대째 대물림을 했으니 오죽했겠느냐면서 익살을 떨었다. 그러면서 이젠 세 아들이 다 결혼을 했으니 더 이상 Garage sale을 안 다녀도 될거라고 했다. 그러나 자기 생각에는 아빠가 Garage sale에 계속 다닐 것 같다면서 웃었다.
사실 세 아들들은 내가 Garage sale에 다니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더우기 사는 집 근처에서 하는Garage sale에 다니는 것은 질색을 했다. 혹시나 자기 친구들이 아빠를 알아 볼까 봐서 그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녀석들은 모두 일생의 최대 중대사인 결혼식에서 자기들이 싫어 했던 아빠의Garage sale를 이야기하면서 감사하다고 울먹였을까? 이젠 녀석들이 그만큼 철이 들었다는 증거일거다!
지난 일을 생각해 보면 나도 꽤나 쪼잔했었나 보다! 없으면 그만두고 말지…… 왜 그렇게 궁상(?)을 떨었을까? 세 아들은 한 명도 새 Skate를 신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아이들은 200~300불 가는 번쩍번쩍하는 Skate를 신을 때, Garage sale에서 산 녹쓴 Skate의 끈을 매던 아들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부러웠을까! 그리고 약간은 챙피했었겠지?
아이들의 Skate 날은 녹이 쓸었지만 끈만은 항상 새것이었다. 그래서 하얀 Skate 끈이 더 눈에 돋보였다. 그래도 아들들은 큰 불평없이 Hockey를 했고, Garage sale에서 산 Skate를 신고도 Team에서 제일 아끼는 선수들이었던 것이 고마웠다! 왜 난들 번쩍번쩍하는 Skate를 사주고 싶지 않았으랴!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결혼식장에서 자기들에게는 아픈 추억일 수도 있었던 아빠의Garage sale의 이야기를 하면서 울먹었던 아들들이 고마웠다!
아빠의 궁상스럽던 모습이 이제야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아들들이 고마웠다!
아마 그건 지지리 궁상이 아니라, 이민의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었으리라!
이제는Garage sale를 기웃거리지 않아도 될텐데, 아직도Garage sale를 기웃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혼자 웃는다.
지난 주말에 막내가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자기가 쓰던 Golf bag을 가져가면서
“참~ 아빠 Golf ball있어요?” 했다. 막내가 말하는 골프공은 새 것이 아닌 Garage sale에서 사온 것을 말했다. 아직 초보자라, 공을 많이 잃어 버리니까, 새공을 잃어 버리는 것을 아까워했다.
“물론 있지! 몇개나 필요해?”
“있으면 여섯개만 주세요”
“임마, 네 실력에 여섯개 가지고 되겠냐?”
스무개를 Golf bag 주머니에 넣어 주었더니 입이 귀에 걸렸다.
“아빠, Tee도 있어요?”
“있구 말구! 뭐든지 말만 해!” 두 주먹을 집어서 주었더니
“아빠, 이건Garage sale에서 산 것 같지 않은데요?”
“임마, 이건 Golf Town에서 산거야!”
“아빠가 Golf Town에 갈 때도 있구나~! ㅎㅎㅎ”
“ㅎㅎㅎ 짜식 까불긴......”
막내 현이와 나는 목을 놓고 함께 웃었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날씨 차~암 조~오타!”
“곧 여기 저기Garage sale sign이 붙겠구나!”
“순진이에게서 주급받아 Garage sale 다녀야지!”
예쁜이: 쩝쩝(제 입맛 다시는 소리..^^)글을 참 맛깔스럽게 쓰시니 제가 입맛을 다시지요^^..Garage sale…… 처음엔 기겁했는데 이젠 저도 즐길줄 안답니다. 크... 동지를 만났네요… 그 중 큰 유리병이 4개 셋트로있어 건졌지요.잡곡을 넣어두고 주방 보이는 곳에 놓아두니 장식효과까지… 건망증으로 밥할때 콩을 안넣다가도 그걸보고 넣지요. 전 누구한테 주급 받아 다니나????
어진이: 동지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Garage Sale의 맛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무슨 말인지 모를거예요! 그쵸?
곳간(?) 열쇠를 가지고 계신 분이 무슨 주급 걱정을 하십니까요.ㅎㅎㅎ
로빈: 글좀 자주 올리세요.적어도 1주일에 한번,
맨날 왔다가 공치고 갑니다.
아휴 목아파라 한 3.4mm 늘어났네..
어진이: robin님, 안녕하셨어요.
그래도 제 글을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니 좋습니다.
요즘 별로 하는 것도 없이 바쁘네요.
봄이 되니 밖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네요.
앞으론 자주 쓰도록할께요.
우선 숙제를 제출(?)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