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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샵들이 있는 웸으로 행차했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초대형 들불이 남한면적에 해당하는 약 10 만 평방킬로미터를 잿더미로 만들고 에드먼튼 시내의 공기의 질이 위험수위(에어퀄러티 인덱스 9)에 도달한 국가재난상황임을 고려해서 수행원은 한 명 만 대동하고 갔다.
요즘 명품샵들은 호객꾼이 가게밖에까지 나와 손님들을 가게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는 보도를 어디에선가 읽었다.
명품샵이 60 년대 깡통시장 야바위판도 아니고 호객꾼이 길거리 호객을 한다는 소리가 미덥지는 않았지만, 그런 가게도 있는가보다 했다.
웸에 있는 명품샵에는 호객꾼이 보이지 않았다.
폐업할인대잔치 플래카드가 10 년 째 매달려있는 종로의 어느 잡화점처럼 토끼머리에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아줌마가 가게 밖으로 나와 손바닥을 두드리며 ‘골라! 골라!’ 외치며 손님들을 가게안으로 잡아끄는 명품샵이 있다는 소문은 아무래도 헛소리 같았다.
웸 명품샵에는 호객꾼은 커녕 가게 안으로 깊숙이 들어설때까지 직원 조차 보이지 않았다.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들 너 덧 명 만이 가게 안 물건들을 둘러보고 있을 뿐 이었다.
정장차림의 직원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손님이 먼저 눈길을 주거나 질문을 할 때만 다가와서 공손히 응대하곤 했다.
가게물건들에는 하나같이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았다.
기왕에 들어왔으니 벨트나 지갑같은 잡화라도 하나 사볼까 하고 직원을 불렀다.
왜 이 가게 물건에는 가격표가 없느냐고 물었다.
직원은 벨트 고리 깊숙한 곳에 조그맣게 매달려 있는 바코드딱지를 보여줬다.
바코드 아래에 가격이 작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
직원은 제품에 대해 설명했다.
양면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말에, 내 벨트를 보여주며 내 벨트도 양면사용이 가능하고 코리아 쌤성에서 만든 명품인데 트레이드인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직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쌤성에서 벨트도 만드느냐고 물었다.
쌤성이 원래 쌀장사로 시작해 옷장사로 대성한 기업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벨트는 대충 900 달러부터, 지갑은 1,000 달러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가게안을 천천히 둘러본 뒤 밖으로 나왔다.
직원의 호객행위 때문에 명품샵 안에 들어간 건 결코 아니고 자발적으로 들어갔지만 (나는 이런 걸로 거짓말 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 날 물건은 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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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이역만리 캐나다에까지 출격해서 인류의 재난 ‘Canada Wildfires’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소방대원들을 비롯한 전 세계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