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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외 숲과 강이 있는 휴양지 근처에 넓은 주차장 시설을 갖춘 하이엔드 컬렉션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로서는 대박 아이템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하이엔드 아이템을 ‘명품’이라고 부른다. Hermes, Alexander McQueen, Balenciaga, Dolce & Gabbana, Givenchy, Gucci, Louis Vuitton, Prada, Valentino, Chanel, Dior 같은 브랜드들을 말한다.
이 나라에서 하이엔드 아이템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인당 구매력 기준으로 압도적 세계 1 위다. 물론 미국보다 훨씬 높다. 한국의 하이엔드 아이템 가격은 미국보다 비싸다, 한국의 인당 소득은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명품 구매력이 미국보다 높다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의 명품에 대한 집착과 충성심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잘 보여준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외화내빈형 서열사회인 이 나라에서 용모와 치장이야말로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계급장이기 때문에 그렇다.
숲과 강이 있는 휴양지 근처에 넓은 주차장 시설을 갖춘 하이엔드 컬렉션 매장의 최적격지는 어디일까?
그것을 판단하려면 우선 한국에서 명품 구매력이 압도적으로 집중된 지역이 어디인가를 알아야 한다.
당연히 그 지역은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구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이 지역 명품 구매자들이 도시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로 20 분에서 30 분 정도 달려가 그 징글징글한 주차전쟁이나 valet 비용따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명품샤핑도 하고 시골바람도 쐬고 연닢 핫도그도 사 먹으면서 드라이브 삼아 갔다 올 수 있는 최적지를 찾아야 한다.
수도권 지도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서울 동쪽에 있는 양평군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강남 서초 송파에서 고속도로로 20 분 남짓에 도착할 수 있는 산좋고 물좋은 시골이 양평군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속도로가 완공 되었을 때를 전제로 하고 하는 이야기다.
강남 서초 송파지역에서 빠져나와 송파구 오금동에서 시작될 가칭 GH 고속도로를 타면 그 종점이 양서면이 되었든 강상면이 되었든 30 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어디가 되었든지간에 드넓은 주차장과 근린 휴양시설을 배경으로 명품 컬렉션을 구축할 수 있는 넓이의 개발가능한 토지를 가지고 있다면 성공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상을 받을만 하다.
단 대전제는 반드시 강남 서초 송파에서 30 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고속도로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촛점을 비껴가기로 정평이 자자한 한국의 얼빠진 언론들과 보따리장수 논객들은 VIP 가 ‘두 형제’인지 뭔지하는 하이엔드 컬렉션에서 샤핑을 얼마치 했는지 여부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VIP가 그 가게들에서 물건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명품구입에 넋이 나간 철부지라고 해도 샤핑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장을 다섯 군데나 돌지는 않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국과 인당소득이 엇비슷한 리투아니아 같은 나름 유럽의 전통있는 소국에서 하이엔드 컬렉션이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하고 싶었을 것 같다.
누군가를 무작정 철부지 미친X으로 격하시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추구하고 있는 장기 비즈니스 계획의 맥락에서 사건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설명하는 것이 당신들 저널리스트의 임무다.
취재는 안하고 근거없이 경멸만 하고 앉아 있으니 본질을 비껴간 엉뚱한 소리들만 늘어놓는 것이고, 당신들이 그 얼빠진 소리들로 날밤을 새우는 동안 고속도로를 하루아침에 휘게 만든 비즈니스 구상자 장본인들은 아예 두물머리까지 통째로 옮겨오기 위해 한강도 휘게 만드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