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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7394 작성일 2023-10-02 04:14 조회수 1734

 

이 글은 그냥 심심해서 끄적거리는 궤변일뿐입니다.

 

유물론자가 세상을 바라보며 뇌내망상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어떤 분들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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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출산 육아

 

1.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는 원인

2. 행복한 난교 시대의 종말과 일부다처제의 등장

3. 일부일처제 = 더 많은 섹스 = 더 많은 인구

4.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5. 성노예에서 여전사가 되기까지, 단 30년

6. 섹스(Sexual Intercourse)의 미래

7. 자식놈이 시원치 않다고요? 똘똘한 양자를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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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종류의 조류가 일부일처제다. 그들은 짝을 이루어 알을 품고 새끼들을 길러낸다. 그 중에서 특히 원앙이나 기러기는 평생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전통 혼례에 원앙 목각 인형이 등장하고는 한다. 원앙처럼 평생 해로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때로 인간의 이런 낭만적인 편견을 와장창 깨부수기도 한다. 일단의 할 일 드럽게 없는 과학자들이 새들의 친자 확인을 했다. 놀랍게도 많은 새들이, 특히 원앙조차도, 부친과 친자 불일치 판결을 얻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첫째, 부도덕한 암컷과 바람둥이 수컷? 이들은 일부일처제를 흉내 내면서 그냥 바람이나 피고 있는 거였나?

 

둘째, 연애는 연애, 결혼은 결혼. 내가 색깔이 화려한 저 수컷과 비록 짝짓기를 했지만 함께 새끼를 기를 나의 남편은 저 수수하지만 힘센 수컷이지. 수컷 입장에서도, 내 핏줄이 이어졌던 아니던 귀여운 새끼들에게 벌레를 물어다 주련다. 그게 나의 보람! 어차피 나도 다른 암컷과 잤는데, 뭐!

 

사실 두 번째처럼 생각하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나는 넷플릭스 드라마 글로리에서 마지막에 자신의 핏줄이 아님에도 아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아이의 생물학적 친부를 죽여 버리는 그 건설회사 사장이 참 짠하더라.

 

그리고 다시 우리는 기원전 로마로 가 보자. 이전 글 '대박! 결혼이 취소가 된다고? - 이혼의 위대한 재발견' 과 동시대다.

 

이 시대의 로마인들은 자기 핏줄에 굳이 연연하지 않은 듯 보인다. 많은 귀족들이 양자를 들였는데 양자에게 재산과 권력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너마저!' 를 외치며 암살 당하고 그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가 낳은 친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양자인 어린 옥타비아누스를 후계자로 선정했다. 그리고 바로 그가 로마의 공화정을 끝장내고 초대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다.

 

아우구스투스는 끝까지 자기가 황제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로마의 최고 권력자였다. 많은 사학자들이 그를 로마의 초대 황제로 본다.

 

아우구스투스는 나라를 잘 다스렸다. 그는 노인이 되어서도 근위병도 없이 대중탕에서 일반 시민들과 섞여서 목욕을 하고는 했다. 로마 시민들은 '공화정이 아닌 것도 썩 나쁘지 않네!'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명의 황제를 더 거쳤다. 아우구스투스도 양자에게 후계를 넘겼다. 로마는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젊은이를 양자로 삼아 후계자로 키우는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중간중간에 네로라든가 칼리굴라라고 하는 이상한 놈들도 있었지만 드디어 로마의 최전성기라는 오현제 시대가 시작됐다. 다섯 명의 현명한 황제가 연속해서 역사에 등장한 시기다.

 

로마의 전통답게 이 다섯 명은 전혀 핏줄로 연결되지 않았다. 각각의 오현제도 마찬가지로 주변에 뛰어난 젊은이를 발굴해 자신의 양자로 삼은 후 황제 자리를 넘겨 준 것이다. 아, 마지막 빼고…

 

핏줄에 연연하여 갓난아기에게도 왕위를 물려준 후 수렴청정이니 뭐니하는 헛짓을 했던 후손들보다 이 시대의 로마인들이 훨씬 더 성숙했던 것은 아닐까?

 

참고로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 아우렐리우스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왜냐하면 이 아우렐리우스에서 친아들 코모두스로 넘어가는 시기가 바로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시대적 배경이거든.

 

 

영화에서 아우렐리우스는 유능한 군단장 막시무스에게 황제 자리를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친아들 코모두스가 아버지를 죽여 버리고 차기 황제가 된다. 물론 이는 영화적 설정이고 실제 역사와는 틀리다. 어찌 되었든 코모두스로부터 로마의 길고 긴 내리막이 시작된다.

 

바로 핏줄이 그렇게 만들었다.

 

백두혈통이니 어쩌니 하는 헛소리를 하면서 세습 왕조를 만든 저 한심한 김씨 일가 북조선의 현실을 보라. 혈통은 개뿔!

 

현대 기업 제국에서도 핏줄에 연연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흥망성쇠가 갈리는 것처럼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등의 잘 나가는 기업이 창업자의 후손에게 경영권을 넘겼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 없다. 혈통에 연연하여 능력이 못 미치는 아들, 딸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려 고집하는 회사는 이들을 영영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이 글은 이 시리즈의 전체 주제에서 좀 동떨어진 듯 보이는데, 사실 다음 주제 때문에 굳이 써 봤다.

 

자, 이렇게 핏줄이 그닥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면, 그리고 우리가 핏줄에 연연하는 수준을 벗어나서 고대 로마인처럼 성숙해질 수 있다면,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고 벌레를 물어다 주는 원앙이 될 수 있다면, 굳이 친자를 고집할 필요가 있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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