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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싸르니아입니다.
며칠 전 밴쿠버 누나로부터 다음과 같은 톡이 왔습니다.
한국에 가서 훈장을 받는데 가족 중 한 명을 초대해서 행사장에 동행할 수 있으니 내 여권정보를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호랑이 풀뜯어먹는 소리인가 화들짝 놀란 나는 일언지하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나름 쌓아온 자신의 명성과 가족의 명예에 지우기 어려운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으면 당장 거절하고 행사참석을 취소하라고 조언했습니다.
훈장받을 일이 있으면 한국이 온전한 정상국가로 되돌아왔을때 받으면 된다는 조언도 했습니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 상급수훈자라 용산의 그 부부와 식사도 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다음과 같은 영화대사가 떠 올랐습니다.
‘우리가 피차 낯짝 마주대고 정답게 앉아 밥처먹을 살가운 사이도 아닌데 어디 그 밥알이 목구멍으로 곱게나 넘어가겠수?’
동생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훈한 누나에게 나는 축하는 고사하고 어떤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공항호텔로 출발합니다.
나는 나대로 3 주일 일정으로 한국에 갑니다.
내키지 않는 여행이지만,
비행역사상 가장 비싸게 주고 구입한 항공권으로 가는만큼 신나게 놀다 올 생각입니다.
여행이 내키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한국이 내가 알던 그 한국이 아니라는 소문때문입니다.
지금 한국은 20 세기 루마니아 비슷한 나라가 되었다고 합니다.
반국가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감시의 눈을 번득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저는 평소에도 무서움을 많이 타는 편인데 그런 말을 듣고나자 겁이 덜컥 났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반국가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신분보증서를 일찌감치 받아 놓았습니다.
택티컬백팩 패치에 붙어있던 메이플을 떼어버리고 대신 태극기를 붙였습니다.
아무 일 없겠죠?
한국여행은 언제나 그 지긋지긋한 기나긴 비행시간이 문제인데,
이번 한국여행을 위해 두 가지 특별한 기내 볼거리를 준비했습니다.
첫째는 엘레나 차우셰스쿠 여사와 그 남편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의 일대기를 담은 긴 유튜브 동영상이고, 둘째는 넷플릭스 자연 다큐멘터리 ‘침팬지의 제국’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가장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는 도구는 책도 아니고, 넷플릭스나 프라임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장거리 비행중에는 역시 유튜브 프리미엄의 유용성이 압도적입니다.
습도, 기압, 조도가 모두 낮은 기내에서는 가급적 눈은 쉬게하고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 무엇이든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야 피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겁나고 무섭긴 하지만,,
출바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