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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살기
작성자 어진이     게시물번호 17560 작성일 2023-12-08 13:48 조회수 691

정직하게 살기  2008년 12월 6일

 

10시가 가까온 시간에 Door bell이 울렸습니다.                                          

“누구야? 도대체 이 시간에 찾아 온 사람이!

“여보~ 문열지 마! 이 시간에 누군줄 알고 문을 열어!

“괜찮아!

문을 열고 보니, 막내 아들과 며누리가 문밖에 서있었습니다.

“웬일이니? 이 시간에!

“애~ 전화도 못 하니? 온다고 전화를 미리 하면 놀래지 않찮아!

“어머님, 미안해요!

“무슨 일이야? 이 늦은 시간에……”

We have news for you!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이 밤 중에 news는 무슨 news란 말인가!’

“하여튼 그렇게 밖에 서있지 말고 들어와!”

“도대체 뉴스라는 게 뭐야?” 아내가 약간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습니다.

“엄마……, 정민이가 임신했어요!

“정말~? 정민아, 축하해!” 여지껏 걱정스런 표정을 짓던 아내의 얼굴이 환해 졌습니다.

“축하해 정민아!” 막내 며누리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며누리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좋아서 늦은 밤에 우리들에게 소식을 전해 줄려고 왔던 것이었습니다.

“전화로 말하지, 뭘하러 이 밤에 찾아 와?

“엄마, 이런 소식은 직접 전해 주는거야!

식탁에 앉아서 며누리와 막내의 손을 잡고, 아내랑 넷이서 앞으로 태어날 세번째 손자()를 위해서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아들부부는 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차를 한잔 마시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새 생명이 막내 아들의 집에 태어난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며누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Marketing 쪽에서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하며 받는 Stress가 많았었나 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며누리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당분간 쉬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었습니다. 직장이라는 게 항상 자기 입에 꼭 맞는 직장은 없지 앟습니까? 막상 Stress가 많아서 그만두긴 했지만, 다른 동서들 모두 열심이 일하는데, 혼자 집에서 노는 것도 쉽지는 않았나 봅니다. 또 혼자 버는 봉급으로 집Mortgage와 차Mortgage를 갑아 가는 것도 벅찼나 봅니다.

 

6개월 가까이 지나니까, 말은 안했지만 집에서 놀면서 받는 Stress도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가족들이 모였을 때도 가능하면 직장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며누리가 그 눈치를 못 챘겠습니까? 얼마나 속이 상했겠습니까? 여기 저기 직장을 알아보고 이력서도 보냈지만 별 신통한 결과가 없었습니다. 워낙 직장을 잡는다는 게 어려운 시기였으니까요! Part-time으로 의사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힘든 대학을 졸업하고 잡은 직장치고는 맘에 안찼겠지만, 집에서 노는 것보다는 났고 적성에도 맞는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막내 아들이 일하는 직장에 Contract Position으로 사람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력서를 냈습니다. 임시직원을 한 사람 뽑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했답니다. 한국에서도 젊은 사람들의 실업율이 높다지만 Canada에서도 요즘 직장을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합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일하는 막내 아들의 영향이 작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좌우지간 세번의 힘든 Interview을 거쳐서 임시직이지만 취직을 했습니다. 3개월마다 재계약을 한다는 꼬리가 달린 직장이었습니다.

며누리는 새직장을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 부부가 차 한대로 출퇴근을 하니 Gas값도 많이 절약되고, 직장동료들도 모두 좋고, 무엇보다도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했습니다. 며누리는 열심이 일해서 재계약을 서너번 하면 정식직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정식직원이 되면 막내 부부는 그 직장이 평생 직장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좋아했습니다.

 

벌써 6개월 일했고, 2008년 년말에 잘하면 정식직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들떠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식직원이 되면, 2009년 여름쯤에 아기를 가질 계획까지 세워 놓았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덜컥 임신을 한 것입니다. 임신을 한 것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지만, 며누리의 직장이 어떻게 될 것이냐?가 문제였습니다.

 

어느 날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주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주제(?)는 막내 며누리의 임신 소식을 회사에 알릴 것이냐? 알리지 말 것이냐? 였습니다. 임신소식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쪽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임신소식을 알리면, 십중팔구 정식직원은 물건너 갈 것이고 12월 말에 있을 재계약 마져도 안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요즘 기업경영을 어떻게 하는 세상인데, 직장을 잃을 걸 뻔히 알면서 임신소식을 알리느냐면서 열을 올렸습니다.

 

12월 말까지는 별로 배부른 게 표시가 안나니까, 12월 말에 정식직원 채용이 결정난 후에 알려도 문제될 게 없다고 했습니다. 한참 열띤 토론을 벌리다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제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절더러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론을 내려달라는 눈치였습니다. 사실은 저도 솔직히 좀 고민스러웠습니다. 어떤 것이 옳은 줄은 알지만, 옳은 쪽을 택했을 때 올 결과를 생각하면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빠~ 그렇게 가만이 계시지만 말고 이야기해 보세요!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입을 열었습니다.

“첫째로 아빠 생각에는 직장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새생명보다는 중요할 수가 없다. 현이네 가정에 주신 새생명의 축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러니까 정민이의 직장이 어떻게 되던간에 우리는 감사해야 하고 새생명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아내를 포함한 녀석들의 얼굴 표정이 근엄해 보였습니다.

“둘째로 나는 직장을 잃거나 재계약을 못하더라도 거짓말을 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축복받고 태어날 아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

“셋째로 사람은 먼 안목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만약 임신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식직원이 됐다고 하자. 나중에 사람들이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주위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동료들과 상사들을 속이는 것은 먼 안목으로 볼 때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빠, 이건 속이는 게 아니지요! 이야기를 안 할 뿐이지요!

아들들 중에 제일 Sneaky 하다는 큰 아들 진이의 말이었습니다. 진이는 뱀띠입니다.

“그게 그거 아니니? 하여튼 최종적인 결정은 현이와 정민이가 해라”

열띤 토론을 벌인지 일주일 후에 며누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님, 오늘 Manager에게 임신사실을 이야기했어요.

“잘했다. 그리고 장하다!

“이야기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요”

“그래~, 쉽지 않은 일이였지?

“네~, Manager가 축하해 주면서, 이야기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후회하지 않지?

“괜찮아요. 정식직원은 안돼도, 12월 말에 재계약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그로부터 2주일 후, 성탄절을 일주일 앞두고 며누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Hello~?”

“아버님, Guess what?” 정민이의 목소리가 달떠 있었습니다.

“왜? 무슨 일이 있어?

I got a permanent position!!!
“뭐라구~? 정말이야? ~~~”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Manager가 오늘 이야기해 주었어요”

“정말 잘 됐다!

“네, 너무나 좋아요!

“그게 다 네가 열심이 일하고, 정직하게 살아서 그렇게 된거야! 축하해”

“아버님, 고마워요!

“고맙긴~ 네가 제일 좋은 성탄 선물을 받았구나!

And birthday present!!!

“그래 맞다!” 며누리의 생일은 성탄절 4일 전이었습니다.

가슴이 후련해 졌습니다. 뭔가 모르게 가슴을 짓누르던 것이 모두 날아간 것 같았습니다.

순간 감사한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말하기 힘든 것을 말할 수 있었던 며누리의 용기가 감사했습니다.

열심이 일해서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며누리가 감사했습니다.

임신했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취소하던가, 정식직원 채용에서 제외시키지 않은 막내부부의 회사가 감사했습니다.

“어떻게 생긴 녀석인지 모르겠지만, 고 녀석이 복덩어리네!!!” 희죽거리면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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