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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7586 작성일 2023-12-19 07:42 조회수 1874

 

세상은 불공평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세상을 떴다. 그래서 부친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썩 축복 받지 못한 환경에서 내 삶이 시작됐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이 불공평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누군가는 태어나 보니 아버지가 재벌 총수다. 어떤이는 갓난아기일 때 고아원에 버려진다. 이런 부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된다. 누군가는 잘생기고 누군가는 못생긴다. 누군가는 키가 크고 누군가는 땅딸보가 된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아내는 유튜브로 피아노 연주를 자주 본다. 아마도 어릴 때 중단한 피아노 교습 때문일 것이다. 아내가 초등학교때 피아노 교습을 받았다. 당시 강사가 아내의 재능을 발견하고는 장모에게 ‘피아니스트로 키워 보시는 건 어떠신지?’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장모는 아내의 피아노 교습을 당장 중단시켰다. 지금도 아내는 피아노 공연을 보며 그 시절을 안타까워한다.

 

아내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걸 즐긴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나도 노래 잘했으면…’ 하고 한탄한다. 아내의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것처럼 듣기 좋지만 노래할 때는 고음을 내는게 좀 힘겹다. 젊을 때 이비인후과 관련 수술을 받은 이후로 그렇게 됐다.

 

아내는 또 춤 공연을 좋아한다. 특히 요즘은 왁킹에 푹 빠져 있다. 항상 춤을 보면서 ‘나도 춤 잘 추고싶다’ 하고 그들을 부러워한다. 아내는 산을 잘 타고 날렵하지만 사실 춤출때는 좀 몸치 같다. 히히히...

 

세상에는 많은 피아니스트가 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있고, 또 춤꾼들이 있다. 그런데 아내는 그 모두를 부러워만 할 뿐이다. 이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것에서도 불공평은 계속된다. 누군가는 건강하고 누군가는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죽어 버린다. 어떤이는 천수를 누리지만 불행한 어떤이는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해 요단강을 건넌다. 세상이 이렇게 생겨 먹었다는 걸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사실 세상은 간단하다. 서울대에 가고 싶은가?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열심히  경제 공부를 하여 몸값을 높이고, 끊임없이 일을 열심히 하고,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입의 많은 부분을 저축하고, 투자 방법을 공부하여 저축한 돈을 굴리면 결국은 부자가 된다. 세상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간단하지 않다. 바로 위에서 말한 불공평들이 인생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어떤이는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이는 경계선 지능을 보유한 채 태어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불굴의 의지를 가질 수 있지만,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게 불가능한 ADHD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노력하는 중간에 병이 찾아오거나 사고를 당해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겐 서울대 입학이나, 부자가 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세상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심플하다. 누구나 노력을 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이라는게 누구나가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인고의 노력을 하는 와중에 사고나 병에 걸릴 수도 있다. 결국 삶은 운이 좌우한다.

 

세이노는 가난했다. 그래서 엄청나게 불행했다. 그가 손목을 두 번 그어 자살을 시도한 이유다. 자살에 실패한 후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 자기 인생을 몰빵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세이노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졸음을 피하기 위해 라면을 부숴 먹으면서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의지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경계선 지능을 훨씬 웃도는 지능을 가졌다. 인내력과 더불어 타고난 건강까지 가졌다. 그리고 시대 상황과 주변 환경이 계속 그에게 행운을 불러일으켜 결국은 큰 부자가 됐다.

 

이 불공평한 세상에 엄청난 행운과 재능을 가진 그는 그보다 불운한 사람들에게 모욕을 가한다. 마치 천부적인 양발 재능을 가진 손흥민 수준의 축구 선수가 올망졸망한 일반인이 모인 조기 축구회에 들어와서는 왜 자기처럼 볼을 못차느냐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개인적인 인생 경험에서 볼 때, 세이노의 길을 따른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더욱 가까이 갈 확률이 높다. 모든 사람이 세이노와 같은 행운을 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세이노와 같은 재능과 더불어 그같은 삶의 태도와 성격을 가진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 될 것이다.

 

젊은 나이에 돈이 없어 불행하다며 자살을 시도한 세이노를 떠나서 다시 우리 얘기를 해 보자.

 

아내는 피아노도 중단했고 노래도 못 하고 춤도 못 춘다. 모두 아내가 원하던 것들이다. 그렇다면 아내는 불행한가?

 

다시, 나는 부자가 아니다. 솔직히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는데 부자가 아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했고 부자가 될만큼 능력과 행운도 따라 주지 못했다. 그래서 부자가 못됐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불행한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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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17) 망할놈의 불공평한 세상

 


1           0
 
잠시만  |  2023-12-19 09:24         
0     0    

제 생각엔 공평한 세상이 오지 않을 것 같으니, 더 오래 오래 사셔서 이 불공평한 세상이 망하는 꼴을 보셔야겠네요.

Handsome  |  2023-12-19 20:18         
0     0    

저도 아직 인생에 대해 잘모르지만, 이런 것들이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높은 산이 있으면, 낮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있고, 더운 나라가 있으면 추운 나라도 있습니다.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이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비행기를 타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그냥 다 똑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위치와 상황에 있더라도, 우리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저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캘거리에 둥지를 튼 것, 이 모두가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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