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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겨울풍경인가? 초가을풍경이지..
알버타 주에 33 년 살면서 이렇게 따뜻한 겨울은 처음이다.
12 월이 다 가도록 영하 10 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낮에는 거의 영상이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참 별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보다 따뜻한 에드먼튼을 출발해 그나마 눈이라도 내렸다는 캘거리로 행차했다.
TC2 프리웨이를 달려 내려가는 동안 외기온도가 영상 12 도C 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이 프리웨이를 QE2라는 터무니없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원래 이름인 트랜스캐나다 넘버 2 하이웨이라고 부른다)
산동반점에서 유산슬밥으로 점심을 먹고 시네플렉스 웨스트힐에 가서 영화 ‘12.12 The Day’ 를 관람했다.
나는 이 영화보고 싶지 않았는데,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 결국 300 km 나 떨어진 이웃도시까지 원정가서 영화를 보게되었다.
감상소감은..
솔직히 말해 기대에 못 미쳤다.
영화로서 그다지 재미있다는 느낌도 못 받았다.
내가 알기로 ‘1979 년 그때 그 가을’을 다룬 영화는 세 편이다.
백윤식, 한석규가 주연한 ‘그때 그 사람들’
이병헌이 김재규로 분한 ‘남산의 부장들’
그리고 이 영화 ‘서울의 봄’
이 세 영화중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블랙코미디 ‘그때 그 사람들’이다.
거의 20 년 전 영화다.
블랙코미디인데도 다른 두 영화들과는 달리 사건흐름을 역사적 사실과 가장 근접시켜 묘사한 게 특이했다.
총상으로 동맥이 파열된 희생자들이 흘린 피의 양과 색깔조차 현실감이 있었다.
‘서울의 봄’에 대해 영화감상평을 따로 쓸 건 없고,
이 영화를 보기도 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불세출의 명품 사전 영화감상평을 하나 소개드리니 참고하시길.
https://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17553&category=&searchWord=&page=2
날씨는 따뜻해도 겨울산이 내뿜는 겨울산 특유의 기운는 여전하다.
여행자들이 화롯불에 산장산타가 나눠준 떡을 구워먹고 있다.
추워보이지만 별로 춥지 않다.
해발고도 2,450 미터인데 영하 8 도 정도다.
바람없고 건조한데 영하 8 도면 반팔을 입고다녀도 무방한 날씨다.
‘등산객들’이라고 하지 않고 ‘여행자들’이라고 한 이유는 전부 곤돌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해 겨울은 정말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