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인가? 잔소리인가? 2013-2-4
저희들이 세상을 살다 보면 하기 힘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아주 쉽게 보이지만, 지극히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충고를 받아드리는 것입니다. “충고와 잔소리” 두 단어를 놓고 그 뜻을 생각해 보면 하늘과 땅 차이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 두 단어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있는 것 같습니다.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드리느냐? 따라서 그 말은 좋은 충고가 될 수도 있고, 아주 듣기 싫은 잔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똑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좋은 충고가 될 수도 있고 잔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데 사람사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구약성서 열왕기하에 나오는 나만장군의 이야기 통해서 충고와 잔소리의 의미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충고와 잔소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만 장군의 이야기 만큼 좋은 예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당시 중동지방을 호령하던 시리아에 나만이라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나만장군은 나르는 새도 떨어뜨리는 유명한 장수였고 마음이 너그러운 덕장이었던 같습니다.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께서도 그를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나만은 천벌이라고 하는 나병에 걸려서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만은 덕장이었기에 주위에 사람들이 그의 불행을 많이 마음 아파했습니다. 나만이 이스라엘을 쳐들어갔다가 나이어린 계집아이를 하나 잡아와서는 아내의 하녀로 일하게 했습니다.
어느 날 고 쬐끔한 어린 하녀가 나만장군의 아내에게 “마님, 주인 어른께서 사마리아에 계시는 예언자를 만나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그 분을 만나시면 나병쯤은 쉽게 고쳐주실 텐데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를 아내를 통해서 전해들은 나만은 왕에게 그 하녀의 말을 전합니다. 나만을 끔찍이 사랑했던 왕은 친히 편지를 써서 나만에게 주면서 이스라엘로 떠나라고 합니다. 편지에는 “본인은 이제 이 편지를 들려 본인의 신하 나만을 귀하에게 보냅니다, 부디 그의 나병을 고쳐주시오." 라고 써있었습니다.
편지를 받아든 이스라엘 왕은 편지을 읽고 옷을 찢고 탄식하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신이란 말인가? 그가 사람을 보내어 나에게 나병을 고쳐달라고 하니, 이것은 그가 나에게 싸움을 걸려고 트집을 잡으려는 것이 분명하구나." 하고 어쩔줄을 모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엘리사가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를 나에게 보내주십시오.” 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만은 마차를 몰고 엘리사의 집에 이르러 대문 앞에 멈추섰습니다. 그런데 천하의 나만장군이 왔는데도 엘리사는 나오지도 않고 사람을 내보내어 말만 전합니다. "요단강에 가서 그 강물에 일곱 번 몸을 씻으시오. 그러면 새살이 나서 깨끗하게 될 것이오." 나만은 기가 찾습니다. “이 놈이 죽을라고 환장을 했나!!!” 나만은 화가 치밀어 단칼에 엘리사를 베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살려두고 발길을 돌리면서 말합니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그가 나에게 나와서 자기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부분을 손으로 만져 이 나병을 고쳐주려니 했다. 이럴 수가 있느냐? 다마스커스에는 이스라엘의 어떤 강물보다도 더 좋은 강이 둘씩이나 있다. 여기에서 된다면, 거기에 가서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겠느냐?" 나만은 크게 노하여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부하가 그를 막아 서며 말했습니다. "만일 이 예언자가 더 어려운 일을 장군께 시켰더라면 장군께서는 그 일을 분명히 하셨을 것입니다. 그는 장군께 몸이나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는데 그것쯤 못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나만은 화가 났지만 부하의 충고를 듣고 믿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엘리사가 일러준 대로 요단강으로 내려가서 일곱 번 강물에 들어가 몸을 씻었습니다. 그랬더니 새살이 돋아 나만의 몸은 마치 어린아이 몸처럼 뽀시시하게 깨끗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자~ 이제 나만장군의 이야기에서 충고를 한 두 사람과 그 충고를 받아드린 나만장군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충고를 한 두사람의 공통점은
첫째로 나만장군의 나병이 고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랬다는 것입니다. 충고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 자세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둘째로 나만장군의 아픈 심정을 너무나 잘 이해했습니다.
셋째로 어린 하녀나 부하의 말에는 전혀 강요성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충고를 하는 사람이 지나친 강요를 하기 때문에 충고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넷째로 충고를 받아드리고 안받아드리는 마지막 결정은 전적으로 나만장군에게 맏겼습니다.
정말 영리한 소녀였고 현명한 부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만장군은 진심 담긴 충고를 듣고 고마워하며 충고를 받아드리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정말로 충고를 잘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충고를 잘 받아드리는 것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만약 나만 장군이 “그까짓 계집종의 말을 내가 들어야 돼!” 하며 엘리사에게 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또 그가 엘리사에게 소박을 맞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면, 그는 그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부귀영화와 명예와 덕망과 존경을 잃어버리고 쓸쓸하게 외로이 나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나만장군은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셨던 사람이고, 진심어린 충고에 귀를 기울일 줄 안 사람이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세상살면서 성공을 하고 존경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은 남의 충고를 경청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들 주위에는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충고는 정말로 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는데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충고를 많이 하시는 편이십니까? 아니면 충고를 잘 받아드리는 편입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충고를 하지도 않고 충고를 듣지도 않습니까?
세상에 살면서 충고를 듣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누구에게 제일 많이 충고를 듣습니까? 혹시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가만이 생각해 보십시요. 어느 분의 얼굴이 떠오르신다면 그분의 말이 충고로 들립니까? 잔소리로 들립니까? 자~ 제가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조금 전에 머리 속에 떠오른 얼굴이 남편이거나 아내인 사람들이 있습니까? 고개를 끄떡이시기도 하고 미소도 지으시는 분들이 꽤나 계시는 걸 보니 저는 참으로 마음에 위안이 됩니다. 이제야 안심이 됩니다. 저는 저만 아내의 얼굴이 떠오른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서 정말로 사심없이 진심어린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명 안 될텐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아내 혹은 남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내나 남편이 진심으로 해 주는 충고는 단지 잔소리로만 들릴뿐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불행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충고를 잘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하고, 충고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잘 아는 분의 이야기를 예로 들겠습니다. 이 분은 총각일 때, 피아노를 치는 여자와 결혼하는 게 꿈이었답니다. 이유는 이 분은 노래를 그렇게 썩 잘하지는 못해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치는 여자와 결혼을 하면 아내는 피아노를 치고 자기는 아내의 피아노 반주에 맟추어서 노래를 부르는 게 꿈이었답니다. 얼마나 소박하고 아름다운 꿈입니까? 그런데 사람의 일이라는 게 자기 마음대로 됩니까?
한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결혼을 하고 보니 피아노는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고 노래도 할 줄 모르는 음치더랍니다. 세상에~ 이일을 어떻게 합니까? 물을 수도 없고……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음악과는 담을 쌓은 사람인데 음식을 만드는 일은 일가견이 있었답니다. 이 사람이 세월이 지나 나중에 하는 말이 “여보게~ 세월이 지나고 보니까 말야, 피아노 치는 여자 보다 음식 잘하는 여자를 만난 게 잘한 것 같애!!!” 하더랍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피아노를 치시는 분들께.
지금까지는 서론이고 이제부터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남편은 오래동안 아내가 음식하는 것을 보아오면서 불만이 하나 있었답니다. 아내가 국을 끓일 때, 물 속에 커다란 고기덩어리도 짜르지 않고 넣고, 커다란 무도 칼로 가운데를 한번 짤라서 넣고, 양파도 겉의 껍데기만 한번 벗겨서 통채로 두세 개를 넣은 다음, 쎈불로 물이 끓을 때까지 끓인 다음, 낮은 불에 세월아 네월아 하며 끓이더랍니다. 그렇게 해서 끓인 국이 맛은 기가막힌데……
남편은 화학을 공부한 사람이었답니다. 그의 불만은 아내가 너무 오랜 시간을 국끓이는데 허비하고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기, 무, 양파 등을 조금 잘게 썰어서 넣으면 훨씬 빠른 시간에 국을 끓일 수 있을텐데……
어느날 아내가 또 국을 끓이기에 목소리르 부드럽게 가다듬고
“여보, 내가 한마디 해도 돼” 하니까, 힐끔 쳐다보더니
“해보셔~” 그러더랍니다.
“내 생각에는 고기, 무, 양파를 통째로 넣지 말고 몇번 더 짤라서 작게 만들어서 넣으면…”
“요리는 내가 해! 차려주면 잡숫기나 하셔~~” 하며 말꼬리를 또~옥하고 짜르더랍니다. 남편은 은근히 뭔가 올라오더랍니다. 딴에는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려고 가능하면 부드럽게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여보~ 내 말을 좀 더 들어 봐~”
“에이~ 들을 것도 없어” 하며 말꼬리를 똑하고 또 짜르더랍니다.
‘어~ 이 여편네 봐라’ 요건 남편이 속으로만 한 말입니다.
“아니~ 내 말을 좀 더 들어 보라니까!”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가더랍니다. 평소에 남편말을 그런데로 잘 듣던 아내인지라. 얼른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래, 어디 해 봐!”
“국을 끓인다는 건 말야. 고기, 무, 양파 같은 국거리에서 맛과 영양소를 물이 빼내는 거잖아”
“…….” 남편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서 아내의 얼굴색이 변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거리와 물이 서로 Contact를 해야지? 그래? 안그래? 그러니까 잘게 썰어서 넣으면 It increases the contact surface. You understand? 그러면 휠씬 빠른 시간에 국을 끓일수 있다구!” 흥분을 하니까 안되던 영어두 술술 나오드래요. 그때 국통만 쳐다보고 있던 아내가
“에이구~ 잔소리!!! 그 놈의 잔소리! 요리는 내가 해! 잔소리하지 말고 차려주면 쳐 잡숫기나 하셔~” 하더랍니다. 남편은 정신이 버쩍 들었고, 아내 자신도 자기가 한 말에 놀랬던지
“국에다 소금을 쳐 잡수시라구용 ㅎㅎㅎ” 하며 얼버무리더랍니다. 남편은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 하더랍니다.
‘아~ 이래서 아내에게 하는 충고가 어렵다는 거구나. 한 마디 더 했다가는 큰 일나겠구나!’ 알아차리고
“네~ 잘 쳐먹겠습니다!” 하고 끝냈답니다. 그런데 국맛은 어찌 그렇게 맛있던지
“역시 피아노치는 여자보다는 음식 잘 하는 여자를 만나길 잘했어!” 하며 웃었답습니다. 피아노를 치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이름만 대면 여러분들도 알만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순진이 어진이 부부랍니다. 에~~~고
충고란 상대방의 부족한 점, 실수, 어려운일 등을 알려주고 그에 대한 도움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충고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애초에 사람들은 충고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 것을 해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더우기 손 위 사람이거나 상사이거나 잘난 사람이거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에게 하는 충고는 오히려 안 하는게 신상에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바른 충고는 듣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아무리 좋은 충고일지라도 방법이 바르지 못하면, 상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올바른 충고를 위해서는
첫째, 충고할만한 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답니다. 그 때가 아니라면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이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때인지 아닌지를 분간해야 한답니다. 상대방의 마음에 화가 쌓여 있으면 충고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답니다. 또한 충고를 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서 단 둘이 있을 때 진중하게 해야지 타인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는 충고는 오히려 싸움을 거는 일이 될 수도 있답니다.
둘째로 거짓된 말로 충고하지 않고 진심이 바탕되어야 한답니다. 진실된 말만이 상대를 움직일 수 있지,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은 상대를 감동시킬 수 없답니다.
셋째로 충고의 말씨는 항상 부드럽고 자애로와야 한답니다. 아무리 좋은 충고라도 성내는 말투나 거친 말투로 하게 되면 그것은 충고가 아니라 오히려 시비를 거는 결과를 낳는답니다.
넷째 무의미한 일에 대해 충고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일에 대해서는 오히려 침묵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다섯째로 충고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바탕 되어야 하고 나의 화를 화풀이 하듯 쏟아 붓는 충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섯째로 듣지 안는다고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면 잔소리가 됩니다. 일단 상대방이 잔소리라고 느끼면 무슨 소리를 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부부사이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30년 40년 함께 살아오신 부부사이에서 오가는 충고는 가능하면 마음에 좀 안 들어도 받아드려야 합니다. 절대로 잔소리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스스럼 없이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 무어라 해도 아내나 남편 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에 오가는 충고는 오래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쌓은 정과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고, 삶의 경험에서, 삶에서 얻은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