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 장로가 세상을 떠났다. 기독교 용어로 소천했다.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 장로를 처음 만난 게 30대 후반 40대 초반, 우리는 연부역강한 나이였다. 교회에서 만났는데 그는 믿음이 좋아 그후 장로가 되었다.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한달 전 쯤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겼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찾아 갔는데 그때만 해도 겉보기에는 전혀 환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서로 부둥켜 안고 기도를 하면서 "먼저 천국 가서 기다릴테니 나중에 꼭 천국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후 한번 더 찾아가려 했는데 뭐가 급한지 황급히 세상을 떠났다. 같이 교회 다니면서 성소수자 문제, 남북관계, 성경해석 문제를 놓고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는 서로 반대되는 견해를 가졌다.
그는 떠났다. 슬픔과 상실감에 빠져 있을 유족들, 부인인 아무개 권사와 자녀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기 바란다.
장례식 도중 순서에 따라 고인의 영상을 보는 시간이 있었다. 배경 음악으로는 짐 리브스의 I love you because가 나왔다. 보수적인 장로의 장례식에 의외의 배경음악이었다. 장례식 분위기는 침통하고 우울하고 엄숙하고 슬픈 분위기인데 그 배경음악이 장례식 분위기를 약간 바꿔 놓았다. 장례식 음악이 반드시 모짜르트의 레퀴엠이거나 찬송가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개 장로, 잘 가시게. 같이 우정을 나누는 동안 즐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