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이 몰아치던 주말 우연히 인터넷에서 영화 나폴레옹을 찾았다. 지난 11월에 출시된 영화이고 서울에는 12월에 개봉했다는데 벌써 인터넷에 떴네.
영화는 히틀러가 존경해 마지않는 나폴레옹의 생애 중 조세핀과의 사랑에 방점이 있다. 위인의 사생활이라…. 잠재의식 너머에 숨겨져 있던 관음증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다.
영화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사실 그녀는 알려진 대로 사치하고 방종하고 왕실을 망친 나쁜 여자는 아니다. 그녀는 오스트리아 공주인데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사이가 나빴다. 그래서 두 나라 친선도모 차원에서 정략결혼이 성립되었는데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Austrian bixxh”라고 부를 만큼 미움의 대상이었다. 프랑스 상류사회의 사치는 일상이었지만 사치의 끝판녀는 나폴레옹 부인 조세핀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사치는 일반 귀족 왕족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평소에도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는데 루이 16세 일가가 왕궁을 탈출해 오스트리아로 도망가려다 잡힌 ‘바렌느 사건’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죽음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루이 16세 부부는 탈출에 실패하고 탕플러에 연금되었다 혁명광장(지금의 콩고드 광장)에서 사형당했다. 필자는 이번에 프랑스 가는데 콩고드 광장 가게 되면 불행했던 부부의 명복을 빌어야겠다.
나폴레옹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그것을 ‘브르메르 18일 쿠데타’라고 부른다. 쿠데타 이후 집권과정은 전세계 후배 독재자들의 교범이 되었는데 박정희도 사람을 프랑스에 보내 나폴레옹의 쿠데타 이후 집권과정과 드골 대통령의 5공화국 집권 과정을 연구해 요긴하게 써먹었다.
프랑스 사람들 10명 중 8명은 나폴레옹 하면 “아…. 그 독재자.”라고 말하는데 박정희도 프랑스 혁명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에는 관심이 없고 나폴레옹과 드골의 집권과정에만 관심이 있었다.
나폴레옹이 독재자라는 낙인이 찍히긴 했지만 혁명에 지쳐 기진맥진한 프랑스를 경제적, 정치적으로 반석위에 올려놓았고 전쟁으로 프랑스의 영역을 넓혔고 영향력을 유럽 전역에 퍼뜨려 프랑스 사람들은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고 여유롭고 풍요로운”세월을 보냈다. 나폴레옹이 근대 프랑스의 아버지라면 현대 프랑스의 아버지는 드골 대통령이다. 두 사람의 목표는 ‘프랑스의 영광’ ‘위대한 프랑스’다.
그러나 두 사람의 위대한 업적과는 달리 신격화 내지 동상 건립은 고사하고 한 명은 독재자 소리 들으며 앵발리드에서 관광객들의 구경거리가 되었고 또 한 명은 국가 유공자 묘소를 마다하고 한적한 고향 묘지에 가족들과 묻혀 있다. 샹젤리제 거리 중간쯤 어디에 군복 입은 드골 동상이 있는데 나 같은 사람 이외에는 관심도 없다.
‘영광의 프랑스’ ‘위대한 프랑스’ 이면에는 제3세계 식민지, 이웃 나라의 무수한 희생과 수탈과 고혈을 쥐어짠 흑역사가 있다.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나 국가의 속성은 이기심에 있다. 국가는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익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익은 팽개치고 일본 눈치 보느라 지도에서 독도를 한국 영역에서 빼고 동해를 일본해라고 불러도 미국 일본에 꿀 먹은 벙어리 노릇하는 쓸개 빠진 윤석열 일당은 이완용보다 더 악질 매국노들로 나라 말아먹으려고 꼬리 아홉 개 달린 불여우가 도섭을 한 게 분명하다.
*도섭이란 단어는 요즘 잘 쓰지 않는데 화신설화에 나오는 용어로 가령 한 품고 죽은 처녀귀신이 어여쁜 낭자로 변해 과거 보러 한양가는 선비 앞에 나타나는 등 그럴 때 쓰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