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분과 매니저의 실명까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H마트 비컨힐 지점에 가 봤습니다. 그동안 북쪽에 새로 생긴 H마트가 비비큐, 뚜레쥬르가 입점해 있고 큰 규모에 가격도 괜찮다 하여 화제가 되었으나 저희 동네 근처에도 한인 마트들이 충분히 있어서 굳이 거기까진 장을 보러 가진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관심은 있었기에 카톡 채널은 등록해 놓고 세일 정보 등을 눈여겨 보던 차에 배추 20kg들이 박스를 $19.99에 판매한다는 전단을 보고 오늘 드디어 가 봤습니다.
첫인상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좀 더 자주 와도 되겠다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배추를 구입하려는데 광고했던 크기의 박스가 아니더군요. 카톡 전단지에는 분명 20kg 박스에 $19.99 라고 적혀 있었는데 판매되는 배추는 15kg이었습니다.
직원분께 문의하러 가서 카톡 전단지를 보여주니 대뜸 "이거 우리꺼 맞아요? 아닌 것 같은데..."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거 H마트에서 공식적으로 보낸 카톡 전단입니다. 여기 H마트라고 써 있잖아요." 했더니 "이상하네... 우린 항상 저 배추만 팔았어요. 20kg는 몰라요. 우린 지금 파는 배추가 항상 팔던거예요." 라고 하시는 겁니다.
"H마트에서 지금껏 어떤 상품을 판매해 왔는지 저는 모릅니다. 저는 그저 전단을 보고 광고된 상품을 사러 왔는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다니요..." 했더니 그 분은 "전단지 만들 때 실수가 있었나 보네요. 죄송해요." 하고 제가 알아서 그냥 가기를 기다리시더군요. 같은 말을 서로 반복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매니저님과 얘기해 볼 수 있을까요" 했더니 누군가 오시더군요. 다시 한 번 카톡 전단을 보여주며 제가 조작한 것이 아닌 H마트에서 보낸 것임을 확인시켜 드리자 그 분은 "전단대로 해 드릴께요. 몇 박스 구입이시죠?" "2박스요" 했더니 배추 3포기를 들고 오시더군요. "이거 하나에 3.3키로니까 3개 가져가세요." 하고 가셨습니다. 들고 오신 배추는 대충봐도 6~7kg정도 밖에 되어보이지 않았지만 더이상 이 문제로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넘어가자 하고 계산대로 갔습니다. 좋게 마무리하고 싶어 처음 문의드렸던 직원분께 웃으며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못들은 척 무시하시더군요.
차에 물건들을 실으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찜찜했습니다. 내가 왜 진상 취급을 받아야 하지? 15kg 배추를 $19.99 에 판매하는 건 가까이 있는 E마트도 A마트도 같았지만 전단 때문에 일부러 H마트까지 갔는데 저를 진상보듯 빨리 그냥 가기를 기다리던 첫번째 직원의 응대는 너무 차갑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재빨리 상황을 처리하려 노력한 매니저 님의 시작은 좋았지만 훨씬 못 미치는 무게로 대충 마무리한 점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H마트는 북미에서 가장 큰 한인 마트 체인입니다. 구멍가게에서 전단지 실수나 가격표시 실수를 했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겠지만 큰 회사에서 몇 주 동안이나 잘못된 전단을 전송하는 실수를 하고도 고객에게 이해하고 대충 넘어가길 바라는 것은 기만입니다. 물론 큰 회사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의 대처가 어땠느냐에 따라 고객이 다시 돌아올지 말지가 판가름납니다.
이번 해프닝은 아주 심각한 사건은 아니었으나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의 상황대처에 확실히 개선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또한 향후 H마트가 전단을 제작할 땐 좀 더 세심하고 정확하게 가격과 중량을 표기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캘거리 주민 여러분, 장보실 때 꼼꼼히 알아보고 구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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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기고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전단지는 수정이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