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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비행기안의 철저한 계급차별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7786 작성일 2024-03-09 13:13 조회수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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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면 비행이 덜 지루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코노미보다 좀 쉽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루하고 피곤한 건 마찬가지다.

 

에드먼튼에서 토론토 비행거리는 약 2,700 km 

대략 인천에서 하노이 정도 거리다. 

약 네 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클래스를 막론하고 비행하기 딱 좋은 거리는 여기까지다. 

내 경험으로는 4 ~ 6 시간 정도가 비즈니스 클래스 가성비가 가장 좋은 지점이다.

 

이코노미와는 달리 비즈니스는 거리 대비 요금이 지수함수그래프처럼 비대칭적으로 급격하게 올라간다.

인천 뉴욕 항로의 비즈니스 요금은 이코노미에 비해 3 배 이상 비싸다.   

비행거리가 길어질수록 함부로 넘나들기 어려운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다시말해 장거리일수록 계급 사이의 벽이 높아진다. 

이런 장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발권을 하든지 bidding 을 통해 낙찰받아 신분상승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가장 큰 효용성이 풀플랫침대형 좌석에 누워가는데서 생긴다고 믿기 쉽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장거리라 해도 실제로 누워가는 시간은 영화 한 두 편 보는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라운지와 기내에서 무제한 제공되는 고급주류와 200 달러 짜리 풀코스 기내식에서 그 메리트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나처럼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비즈니스를 타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손해를 만회하고 본전을 뽑기 위해 기내식을 싹싹 긁어먹거나 디저트를 두 가지 이상 챙기지만 술고래들이 즐기는 알뜰한 가성비를 따라잡기에는 택도 없이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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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Signature/Business Class  전용 체크인 카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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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가 이코노미와 구별되는 점들 중 가장 처음 와닿는 것은 공항 어디에서도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거다.

팬데믹 이후 돗대기 시장이 된 공항풍경을 감안한다면 이거야말로 큰 혜택이다. 

사전 체크인을 하는 요즘에는 카운터에 갈 일이 거의 없긴하지만, 심지어 보안검색도 별도라인에서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는 건 특장점이다. 

 

공항에 따라 다르지만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은 NEXUS 라인에서 보안검색을 따로 받는다. 

보딩패스 QR코드 아래 Priority Security 라는 녹색마크가 찍혀있다.   

넥서스 라인이란 캐나다-미국 구간 여행자 중 low-risk, pre-approved, TRUSTED travelers로 등록된 여행자들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보안검색 및 국경통과라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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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비즈니스 클래스라는 구식용어는 이제 그만 사용할때도 됐다. . 

프리미엄 클래스(상위클래스)라고 해야 개념과 맞는 말이 된다. 

 

항공사마다 프리미엄 클래스 이름이 따로 있다. 

대한항공 프리미엄 클래스 이름은 프리스티지 클래스다. 

 

에어캐나다는 Signature Class 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클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유럽노선과 일부 대륙횡단 노선에 투입되는 중대형기종에 Signature Class 를 장착하고 있다. 

 

대부분 항공사들은 말만 많고 공석으로 수익성도 좋지않은 일등석(퍼스트클래스)을 없애는 추세다. 

아무데서나 폼잡기 좋아하는 촌놈들이 즐겨타는 일등석을 없애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스튜디오형태의 실속있는 프리미엄 클래스로 전환하고 있다. 

일등석을 밀어내고 프리미엄 클래스가 비행기 안의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한 사건은 봉건제와 절대왕정을 밀어내고 부르주와가 권력을 장악한 시민혁명에 비견될만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에어캐나다의 Signature 클래스도 스튜디오형 프리미엄 클래스다. 

내가 타 본 프리미엄(비즈니스) 클래스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에바항공, 타이항공, 에어캐나다 정도인데, 

이 중 싱가포르항공, 에어캐나다는 캐빈매니저가 승객 전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탑승환영인사를 했다. 

에어캐나다는 이번 여행의 경우 이름까지 불러주며 따로 필요한 게 없는지 살피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늘 그러는 건 아니고, 캐빈매니저에 따라 인사방식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다.   

대한항공은 캐빈매니저의 승객개별인사 서비스를 일등석에서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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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직후 제공되는 음료와 견과류는 거의 모든 항공사의 공통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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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의 훈제연어 에피타이저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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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메뉴는 다양한 편이다. 주로 안심스테이크를 시키는데 오늘은 스테이크가 없다. 

언젠가 대구요리를 주문해서 먹은 적이 있는 데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어 반쯤 남긴 후로는 비행기 안에서 생선요리를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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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플랫 침대형 좌석에서 질감이 좋은 진짜 요와 이불을 깔고 덮고 누워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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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게이트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면 승무원들이 미소를 지으며 이코노미 클래스 입구를 막아선다.

비즈니스 승객들이 먼저 모두 하기하고 나면 그제서야 이코노미 승객들이 내릴 수 있도록 길을 비켜준다. 



I hope you fly cla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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