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에는 대략 1천억 개에서 5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4천억개 정도가 있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러니 이 글에서도 4,000억 개로 가정해 보자.
4,000억이라는 건 엄청나게 큰 숫자다. 옛날에 윤형주가 ‘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어쩌고 하는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쩨쩨하게 저 별만 너와 나의 별이 될 수 없다. 전 세계 80억의 인구 각자가 50개씩 나눠 가질 수 있는게 우리 은하에 있는 별의 갯수다. 그러니까 우리 은하에만 해도 별이 엄청나게 많다. 태양계는 전체 우리 은하에서 겨우 0.00000000025% 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른 별에도 우리 태양처럼 행성들이 있을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이 질문에 확답을 하지 못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는 달리 행성은 관찰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며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드디어 다른 별에도 행성의 존재가 확실시 되었다. 어떤 별이 주기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그 별 앞으로 행성이 지나갈 때 별빛을 가려서 약간 어두워지는 현상을 관찰해 낸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행성이 존재하는 확실한 증거로 생각했다.
좀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사됐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과학자들은 수십 개 정도의 외계 행성을 발견하길 기대했다. 케플러 망원경은 전 우주에서 겨우 손바닥보다도 작은 영역에 존재하는, 3천 광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들만 관찰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무려 4,000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관찰해 냈다. 이제 천문학자들은 대부분의 별들이 모두 태양처럼 복수의 행성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 은하의 나이는 대략 100억 년 정도이고 태양은 45억년 전에 생겨났다. 태양이 생길 때 그 부산물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같은 암석형 행성과 목성, 토성 같은 가스형 행성들이 같이 태어났다. 그리고 액체 상태인 물이 존재하는 지구에 생명이 발생했고 호모 사피엔스 종인 우리가 지금에 이르러 우주를 탐색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외계 행성에 생명이 존재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런데 그 외계인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지적 생명체가 발전하여 우주 탐사가 가능하고, 그들이 광속의 1% 로 가속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짧으면 1천만 년 이내에 우리 은하의 모든 항성계를 접수할 수 있다. 우리 은하의 지름이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겨우 10만 광년밖에 안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은하 곳곳에 우주 여행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외계 문명이 있다면 은하 곳곳에는, 마치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의 세계관처럼, 외계인이 득실거려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외계인은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전혀 발견되지 않는 이 현상을 페르미 역설이라고 한다.
소설 삼체는 은하 곳곳의 항성계에 많은 외계 문명이 있다고 간주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종의 이유로 꼭꼭 숨어 있다. 왜냐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문명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계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우리의 존재를 외계에 드러내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외계 문명을 이렇게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