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TMPL) 확장공사가 5월1일 공식적으로 개통을 했다. 어제 에너지 규제기관은 마지막 남은 6개 항목을 허가해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녹색등을 켰다.
5월1일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개통을 선언하는 날이지만 4월 중순부터 파이프라인에 원유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스트라스코나 카운티에서 버나비 터미널까지 총 연장 1,150 킬로미터를 산 넘고 물 건너 가는데 약 3주가 걸린다.
TMPL 확장은 시공사 엔 브리지가 공사 신청서를 낸지 11년만에 끝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시공사 엔 브리지가 공사를 하다 말고 만세 부르고 물러났다. 파이프라인 공사는 환경 파괴와 자연 생태계에 악 영향을 끼쳐 사회적, 환경적으로 압력이 심하다. 정부의 규제, 환경단체의 반대, 원주민 공동체와의 토지 사용 문제 갈등, 법정소송, 코비드 19, 홍수 산불, 예상을 뒤집고 뛰어오르는 공사비용 등등.
트뤼도 정부는 Transmountain Corp. 라는 국영기업을 설립해 54억 달러에 확장공사를 떠안았다. 사방에서 반대가 빗발치듯 했다. 세금을 헛된 곳에 쓴다, 그 돈 다 날릴 테니 두고 보라. 온갖 고난과 역경을 물리치고 예정보다 7년 늦게 완공 되었다.
그 당시 앨버타 집권당 NDP 노틀리 주 수상이 연방정부에 압력을 넣어 확장공사는 어렵게 진행되었다. NDP는 개발, 성장보다 환경보존, 사회적 약자 보호를 당론으로 삼고 있지만 앨버타 정치 경제적환경이 파이프라인 확장공사 진행에 정치적 생명을 걸게 만들었다.
TMPL 확장 공사로 원유 수송 용량이 하루 30만 배럴에서 89만 배럴로 3배 늘었다. 단순히 운송 용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캐나다 원유가 세계 원유시장에 직접 얼굴을 내미는 계기가 되었다. 국제 원유 시장에 원유를 팔면 미국에 파는 것처럼 대폭 할인해줄 필요가 없다. 미국이 캐나다 원유에 큰손이라 그 동안 미국에 원유 팔면서 정유 비용, 운송 비용 보전 명목으로 WTI에 비해 큰 폭으로 할인해 주었는데 이젠 제값 받고 팔아도 된다.
앨버타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인데 에너지 팔아서 돈 많이 벌면 그 돈으로 비 화석연료 개발, 환경보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에 투자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면 좋겠다. 그게 이율배반처럼 들리겠지만 속담에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듯이 세계에서 가장 더럽고 환경 파괴적인 오일샌드 개발로 돈 벌어 좋은 곳에 쓴다면 그걸 누가 말리겠는가?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옛날부터 그랬다고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장 콜롬비아 아이스 필드, 에디스 카벨을 보라. 빙하로 뒤덮였던 산과 언덕이 검을 흙을 흉측하게 드러낸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게 되었고 엔젤 빙하는 천사가 한쪽 날개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