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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먹방이 많은 이유가 뭘까?
음식에 깊은 사연이 있는 유전자가 우리에게 잔존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유전자는 20 세기 후반까지 이어진 집단적 빈곤이 남긴 자국일것이다.
집단적 빈곤에서 탈출한지 50 년 남짓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그 유전자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쌤성 J.Y. Lee 로부터 서울역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계급을 가리지 않고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대통령이 재벌오너들을 끌고다니며 오떡순 먹방쇼 벌이는 괴이하기 짝이없는 행동을 보면 그들에게 음식에 포한들려 굶어죽은 조상귀신이 씌운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건 그렇고
크루즈야 말로 먹방에 딱 맞을 수 있는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루즈여행의 핵심 즐길거리는 무제한 제공되는 먹거리다.
그 먹거리들의 맛과 퀄러티가 심상치 않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음식들이 수준급인데다 놀라울 정도로 맛있다.
리도마켓(전망대 푸드코트)이나 다이닝에서 선택한 음식을 실패한 적이 없다.
오개닉, 글루텐 프리, 넌지엠오, 노슈가에디드 메뉴들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따로 돈 내야하는 스페셜티 레스토랑 예약을 취소했을 정도로 기본음식들이 훌륭했다.
이 배에 탑승해서 근무하는 요리사만 140 명이라고 한다.
화이브스타 셰프가 제공하는 최고급 식사를 육지 절반이하 가격으로 즐겨보고 싶으면 스페셜티 레스토랑 한 두 번 가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짜장면과 짬뽕 중 선택이 고민이라고?
여기서는 그런 고민 할 필요없다.
두 가지 메뉴 다 시키면 된다.
단 남기지만 마라.
광어, 대구, 송어 등등 생선요리가 특히 맛있다.
퍽퍽하고 맛대가리없기로 정평이 나있는 연어구이도 맛나게 요리했다.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안심 스테이크는 일정 중 딱 한 번만 주문해서 먹었다.
딱 한 가지
Lamb 갈비 스테이크는 아직 내 취향에 안 맞는 것 같다.
요사스런 풀떼기 실란트로처럼 언젠가 중독되는 날이 올지 모르지만.
다이닝은 일행끼리만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선택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셰어드 테이블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 두 번 쯤은 포멀디너에서 복장을 갖춰 입고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것도 크루즈여행의 매력이다.
아침식사는 전망이 좋은 리도마켓에서
연어 오믈렛 올더웨이와 감자, 퀴노아+오트, 실란트로를 듬뿍 넣은 쌀죽, 그릭요거트, 과일 등등이 나의 최애 브랙퍼스트 메뉴
특히 연어오믈렛은 거의 매일 아침마다 주문해서 먹었다.
인기메뉴라 웨이팅이 있으므로 일찍 오는 게 좋다.
대구튀김과 연어구이, 그레이비를 듬뿍 얹은 으깬감자와 콜라드그린
미국 남부흑인들의 소울푸드로 알려진 콜라드그린은 익숙한 맛인데,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야식시간
알래스카는 해가 길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해가 길어진다.
전일항해하는 날,
내 식사 스케줄은 다음과 같다.
06 시 30 분 조식 (리도마켓) 11 시 20 분 중식 (리도마켓) 15 시 애프터눈티 (로어 다이닝) 17 시 풀코스 디너 (어퍼 다이닝) 20 시 야식 (인테리어 풀덱)
메뉴는 앱이나 선실 안에 있는 TV를 통해 확인하고 미리 결정하고 가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한국의 먹방 유튜버들이여
길거리 싸돌아다니지 말고 크루즈를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