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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앞바다에서 시원하게 오줌을 싸면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8410 작성일 2024-10-22 18:07 조회수 622

 

주의 : 잘못 이해된 지식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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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아서 C 클라크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될 수 없다” 라는 말을 했는데, 요즘은 과학 이론 자체가 마법과 같다. 나 같은 일반인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과학 이론 속에선 고양이가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하며, 양자는 순간이동으로 움직이며, 물질은 파동이었다가 입자로 붕괴하기도 하고,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알아낼 수는 없고, 양자 두개를 얽혀 놓은 후 우주 양 끝으로 찢어 놔도 관계성을 상실하지 않는다는 둥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한다.

 

이런 마법과 같은 과학 속 이야기를 처음 느낀 건 어릴 때 본 과학 서적에서였다. 내가 만약 속초 앞바다에서 오줌을 시원하게 싼 후, 어떤 거인이 지구 전체의 바다, 즉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 인도양 등등을 모두 휘저은 다음에, 다시 캐나다 밴쿠버 앞바다에서 물 한 컵을 뜨면, 그 안엔 내가 방금 속초 앞바다에서 싼 오줌 속에 들어 있던 물 분자 여러개가 반드시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돼?

 

그런데 이것은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다. 물 한 컵에 들어 있는 물 분자의 수가, 지구의 모든 바닷물을 물컵에 채운 물잔 수보다 훨씬 더 많다.

 

요즘은 AI 시대다. 그래서 ChatGPT 기반의 CoPilot 을 통해 확인해 봤다. 

 

질문 : 물 한 컵에는 몇 개의 물분자가 있을까

<사진 1>

 

질문 : 전세계 바닷물은 몇 컵일까

<사진 2>

 

역시 인공지능의 결론도 마찬가지다. 물 한 컵에 들어 있는 물분자의 수가 전 세계 바닷물을 물컵에 담은 수보다 훨씬 많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물 분자가 엄청나게 작다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물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한 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한 상태다. 또 모두가 알다시피 수소 원자는 하나의 양성자와 하나의 전자가 결합한 상태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또 모두가 알다시피, 산소 원자는 여덟 개의 양성자와 여덟 개의 중성자와 여덟 개의 전자로 구성된다. 그러니까 결국 세상은 전자 electron, 중성자 neutron 그리고 양성자 proton 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 만물은 흙, 물, 불,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고대 그리스의 사원소설로부터 많은 발전이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된다. 전자의 무게는 양성자의 약 2000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원자의 무게는 대부분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정한다. 원자가 모여서 분자를 구성하고, 분자가 모여서 사람이 되거나 돌멩이가 되거나 지구가 되거나 태양이 된다.

 

원자로 구성된 분자들이 모여서 행성이나 항성 레벨이 되면 중력이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행성의 중력에 묶여 있고 지구는 태양의 중력에 묶여 있다. 전자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전자기력, 중성자의 붕괴를 유발하는 약한 핵력, 양성자들을 붙들어 매는 강한 핵력, 그리고 중력을 포함하여 이 세상에는 네 가지 기본 힘이 작용한다.

 

세상의 모든 힘은 이 네 가지 기본 힘으로부터 유래한다. 내리쬐는 햇빛, 상쾌한 산들바람,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장쾌하게 떨어지는 폭포, 옹기종기 둘러앉은 가운데서 타오르는 모닥불, 면도날을 녹이는 황산, 엄청난 수증기를 내뿜는 원자력 발전소의 노심, 힘차게 내지르는 권투 선수의 펀치, 이 모든 힘이 원자로부터 유래하는 네 가지 기본 힘으로 모두 설명된다.

 

인류는 수력 발전을 통해 중력을 전자기력으로 변환한다. 전자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기력을 이해한 후 인류는 전기시대를 거쳐 전자시대로 들어섰고, 그래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약한 핵력을 바탕으로 핵 발전을 하고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각종 측정기구나 의료기구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세상의 본질과 막강한 힘은 지극히 작은 원자로부터 기원한다.

 

그렇다면 이게 다인가? 원자핵이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양성자나 중성자를 쪼개서 그 안에 또 무엇이 있는지 볼 수는 없을까? 당연히 볼 수 있다.

 

<사진 3>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에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CERN 의 LHC가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사상 최대의 과학 실험 장치다. 둘레 27Km의 입자 가속기가 지하 100m에 묻혀 있다. 전 세계 85개국에서 모인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여기서 위에 언급한 양성자나 중성자의 내부를 탐구한다.

 

<사진 4>

LHC는 양성자 등을 빛의 속도 가깝게 가속하여 충돌시켜 그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립자들을 연구한다. 원자력 발전이나 핵폭탄에선 핵분열이나 핵융합 시의 질량 결손이 에너지로 변환된다. 하지만 입자 가속기에선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광속 가깝게 가속된 양성자들이 충돌할 때, 그 막대한 에너지가 입자로 변환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렇게 에너지로부터 생성된 입자와, 실제 양성자가 깨져서 나온 입자들이 수백 개씩 쏟아져 나온다. 과학자들은 이 중에서 유의미한 입자들을 연구하여 입자 물리학이라는 분야를 열었고 그 표준 모형을 확립했다.

 

<사진 5>

표준 모형에 의하면 세상 만물은 12개의 기본 입자와 다섯 개의 힘 전달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하게는 나도 떠벌릴 입장이 못 된다. 이해를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마지막에 발견된 힉스 입자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수십 년 전부터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또 다른 입자가 있어야 한다는게 피터 힉스에 의해 수학적으로 제안됐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이 입자를 찾는데 실패했고 물리학자들 사이에 빌어먹을 입자 goddamn particle 로 알려졌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수년간 LHC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이때 LHC에서 미니 블랙홀이 발생할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에 실험 반대 시위가 많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에도 불구하고 실험은 계속됐고 개선된 LHC에서 드디어 그 빌어먹을 입자가 발견됐다. 처음 이론적으로 제안된 후 50년 만이었다. 그 입자의 별명은 일반인들을 위해 신의 입자 God particle 로 개명됐다가 최종적으로 힉스입자가 되었다. 80세가 훌쩍 넘은 피터 힉스는 이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지금도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CERN 에서는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과학자들이 각자 자기의 연구 논문을 쏟아낸다. 일찍이 이들은 자신의 페이퍼를 보다 효율적으로 펴내고 공유하기 위해 하이퍼링크를 사용한 웹 문서를 고안해 냈다. 이게 우리가 웹 브라우저를 통해 보는 인터넷 문서의 표준이 됐다. 이처럼 이들의 활동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CERN 이외에도 방귀께나 뀐다는 나라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LHC와 같은 입자 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강대국들이 엄청난 거금을 들여 더 크고 더 강력한 새로운 입자 가속기 건설과 운영에 자원을 쏟아붓는다.

 

왜 이런 짓을 할까? 인류는 아직 우주에 대해 모르는게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은하의 엄청난 질량을 담당하는 암흑물질의 정체를 아직 인류는 모른다. 입자 가속기에서 피어 나오는 입자들의 조각구름에서 그 정체를 찾고자 한다. 우주를 계속해서 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에 대해 인류는 아무것도 모른다. 양성자들끼리 충돌하면서 나오는 보손에서 그 비밀을 풀려고 노력 중이다. 모든 물리 법칙이 붕괴되는 블랙홀의 특이점에 대해서 인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인류가 찾아낸 네 가지 힘 -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 - 을 아우르는 통일장 이론을 완성한다면 인류는 빅뱅 이전의 수수께끼를 풀 수도 있다. 혹은 네 가지 힘 이외의 또 다른 숨겨진 힘을 찾을 수도 있다. 또는 끈 이론에서 주장하는 10 차원 이상의 숨겨진 차원을 실제로 찾아낼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를 연구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큰 실험 장치를 쓰며 과학자들은 지금도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게 삼체인들이 지구인에 대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묘사되듯 삼체인들의 제일 공격 목표가 세상의 모든 입자 가속기 실험 방해였다.

 

그렇다면 왜? 다음 편에서 살펴보자.

 

(계속)

 

삼체 The Three Body Problem

 

목차

 

1) 모택동 때문에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이야기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1.html

2)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2.html

3) 총균쇠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3.html

4) 개미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4.html

5) 폰 노이만과 어둠의 숲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4/5.html

6) 나는 무엇인가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9/blog-post.html

7) 1년은 365일이다

https://nonsense-delusion.blogspot.com/2024/09/7-1-365.html

8) 속초 앞바다에서 시원하게 오줌을 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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