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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포스트모던 타임즈
작성자 자유를 꿈꾸며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2043 작성일 2009-12-11 15:24 조회수 1556
볼트를 돌리던지 넛트가 되던지
그러나
너무 밝아져서 웃지도 못할 상황.
전기 값은 누가 감당하지?

어둠침침한 카페에서
노래를 하던지 전자기타가 되던지
그리고도 춤을 춰야만 된다면?

복을,
일류 대학을,
큰 집을 쥐시옵소서
아니면
내가 땅이 되던가.....

아프칸 가는 배낭에 몸을 숨겨 가던가
그럴 배짱이 없으면
트랜스포머로 변신하던가
제기랄
마징가 제트는 이럴 때 도대체 어딜 간거란 말인가?
4대강에 삽질하러?

용산에 촛불이 내린다.
너무 하얗게 내려서 모두를 덮을것 같다.
빨개야 촛불인데
이젠 말라버렸다.

너무 많은 장면 전환은 헷갈려.
배낭 편집하고
거기 용산,
없어지고
아! 그래
청계천은 집어 넣도록.
원더우먼은 뭐해
이 바쁜 시간에,
빨리 돌아버려.

채플린!
당신은 여기서도 궁둥이 뒤뚱거리며
춤을 추시겠삽니이까?
아니면
가제트로 변신!
나와라 만능 칼....

넛트를 돌리던지 볼트가 되던지
아니면
누가 누가 잘하나
감시하던가.

===================
시(詩)까지 해체하고 싶은데
아직 잘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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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09-12-11 17:0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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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당연시 생각하는 삶과 세상에서
시적 은유만이 가질 수 있는 혁신.
우리 모두 변화를 싫어하고,
미래는 현재의 연장이라 늘 기존이 되며,
이 변화없는 연장을 누리는 즐거움과 행복.

삶의 은유적 혁신이 없이 일찍 감성과 이성이 노쇠해 버린 삶.
핏빛 한을 품고 사는 용산,
우리는 아직도 구미에 맞는 신만 찾으면서
구원이라는 명품/신상을 구매하며 즐거워 하고,
신은 삽질 에 가슴이 찢기고 신음한다.

채플린의 볼트와 기어는 거대한 괴물 기계.
허나, 포스트 모던은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 모래알 처럼
도처에 괴물들만 우글거린다.

나약한 사람들은 냉혈의 기어에 몸이 작살나고
백혈병환자처럼 끊임없이 흘리는 피.
혈안이 된 삽질이 4대강을 휘몰고,
그 삽질의 성공으로 지도력을 가늠하는 세상.
여전히 우리는 모더니티의 언저리에 서성거린다.

삽질과 용산이라는 두 세상.
한쪽은 천군천사의 나팔소리가 휘황찬란하고,
한쪽은 한의 소리가 땅속 깊이 스며들어,
소통의 부재.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당연하게 흘러가고 (taken-for-granted ways),
피눈물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강물이 되는 세상.

해체는 새로운 구성인데, 님의 글은 많은 공백을 남겨 주기에
이미 해체의 길에 들어섰고,
우리는 그 해체의 빈 공간을 채워 재구성의 모험을 감행해야 할 터인데,
당연시되는 세상의 행복에 압도되어 있습니다.

자유를 꿈구며님, 잘 읽었습니다.
아프리카 올림

자유를 꿈꾸며  |  2009-12-12 08:31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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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채플린의 미소입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웃는-오히려 비애가 담긴-그 미소
전 그 미소만 기억하면 정말 눈물이 납니다.
그 pathos!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린 한국의 상황을 보고 채플린은 과연 어떤 영화를 만들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제 잡문-앞으로의 시대는 잡문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요?-은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해체까지 시도 했지만 그건 좀 어려웠고 끝에 말 줄임표를 길게 끈 이유는 공동작업을 연상시키기 위해 자판에서 찾은 유일한 이미지입니다.
저 혼자만이 아닌 우리와 같이 하겠다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내사랑아프리카  |  2009-12-12 19:3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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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에서 한 때,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도 따라가 봐야 된다고 생각해서 윤평중 교수나 쟝 보드리야르 책 등에 흥미를 많이 가졌었습니다. 특히 보드리야르의 책 [포스트모던 조건]이라는 책에 감동을 많이 받았었죠. 캐나다에 와선 거의 관심을 잃어버려서 요즘엔 기억도 잘 안납니다. 그런데 옛날 사람이긴 하지만, 러시아 문학이론가 미하일 바흐친이라는 사람이 많이 떠오르는군요. 쎄미나 때 프랑스 해석학자 폴 리꾀르의 [Time and Narrative]라는 책이 1, 2, 3권 중 1,2권이 교재로 사용되었는데, 원 저작이 불어이고 영문판으로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영문학 출신이나 영어를 좀 한다고 하는 친구들도 모두 오리무중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쎄미나는 따라가야 되겠고 해서 리꾀르가 언급한 문학이론 번역이론 책을 많이 섭렵했었는데, 그래도 결국 리꾀르는 제대로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캐나다에 온지 몇 년이 지나서 [Time and Narrative]를 다시 읽어 봤는데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우연히 문학해석이론 하는 서양인 선생님을 만나 리꾀르의 문제의 이 책을 언급하고 도무지 모르겠다고 하니, 본인도 포기했다고 해서 이것은 영어 문제가 아니라 번역문제이거나 우리가 리꾀르의 수준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는 결론을 제 스스로 내렸습니다. 리꾀르가 얼마나 괴물이냐 하면 그의 어느 책의 참고 문헌은 왠만한 책 한권 분량입니다. 그가 다루는 분야는 과학철학, 역사이론, 분석철학, 문학이론, 기호학, 언어학, 사회학 등등 인문사회과학은 모두 다루니 제대로 따라가려니 허덕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꾀르의 이 책은 이야기와 시간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였는데,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제 기억에 남는 이름은 리꾀르가 인용한 러시아 문학이론가 바흐친이었습니다. 그는 도스토예프시키 연구로 유명해진 사람인데, 그가 도스토예프스키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음성이 단성성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다성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바흐친에 대한 연구는 서강대의 김욱동 교수가 열심히 하신 것 같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글이 좀 장황하게 되었는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결정적 차이는 거대담론과 미시담론이라고들 하지만, 저는 바로 주체의 다성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대성과 근대화는 다른 개념이겠지만, 일본제국주의의 근대화나 박정희의 개발독재는 소리가 하나가 나는 단성성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성을 내는 소리는 이명박의 개발독재의 마지막 단말마로 정리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4대강 삽질이나 용산참사의 침묵이나 인천공항을 팔아 처먹겠다는 것이나 오직 대통령 수행 능력 통계 숫자에 관심을 가진 것이나 뚜바이 개발에 목숨 걸던 단순한 대가리나 모두 모더니티의 어두운 뒷면을 나타냅니다.

저는 모더니티에서 포스트모더니티에로의 전이나 점프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면, 바로 민 (民)이 자기 소리를 제대로 내는 시대, 다양한 음성이 공존해서 살아 갈 수 있는 시대에로의 전환인데, 그런 시대는 요원하니, 저는 사실 모더니티와 포스트모더니티의 구분은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출판업계에서 제일 인기없는 책이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이 개념은 이론은 커녕 개념적 효용성도 없다는 소리도 많이 들리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주문해서 반 정도 읽은 책이 있는데, Kenneth R. Gergen의 [An Invitation to Social Construction] (Los Angeles: Sage, 2007) 입니다. 저자는 사회심리학자이고 주로 사회심리학 책을 많이 언급하지만, 사회학이나 기호학, 문학이론도 개괄적으로 잘 정리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자유를 꿈꾸며 님이 언급하신 공동 작업이라는 말과 비슷한 것이 나오는군요. 이것을 Collaborative Inquiry라고 하는데, 연구자 (investigator)가 연구대상 (subjects)을 배려해서 대상이 자기 소리를 최대한 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가령, AIDS 환자를 그냥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논문을 쓴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은 여자들이 잘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말만 늘어 놓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와 모던타임즈를 1990년 정도에 어렵사리 극장에서 방영해서 보았거나 어느 모임에서 본 것같습니다.

자유를 꿈꾸며  |  2009-12-12 22:0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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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를 좋아하고 시를 쓰는 이유는
이미지의 축약입니다.
수필과 소설은 그 본질상 이야기이기 때문에
압축이 불가능합니다.
제가 \'포스트모던 타임즈\'를 시로 쓴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모던 타임즈\'는 무성 영화입니다
이야기가 아니죠
한 편의 시입니다.

\'포스트모던 타임즈\'는 시입니다.
영화가 아니죠
그러나 전 영화처럼 이야기합니다.
장면의 전환을 빠르게 처리하며
영화를 편집하는 장면을 삽입해서 시를 구성해 버린게 영화처럼 보이게 하려는 제 의도입니다.
\'모던 타임즈\'도 빠른 장면 전환이 인상적이거든요.

그러면서 계속 내부와 외부의 공존 아니면 배반을 이야기 합니다.
제목을 \'포스트모던 타임즈\'라고 한 건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비교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화,산업화로 묘사되는 초기 산업화 시대의 인간 소외에 대한 채플린의 블랙 유머를
지금 한국의 상황에 대한 유머 또는 페이소스적인 접근으로 다가선 것입니다.

이를테면 채플린에 대한 헌정과
현재 한국의 상황을 채플린적으로 접근하려다보니
\'모던 타임즈\'가 생각났고 포스트를 덧붙힌겁니다.

시의 구성과 어휘에 있어서는 좀 더 복잡한 생각을 했었는데
굳이 붙히자면 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징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탈구조주의가 더 맞을듯 싶습니다.
데리다(Jacques Derrida)의 ‘디컨스트럭션’(Deconstruction)라는 용어가 더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는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한 ‘텍스트’라는 개념으로 대체되고 마는 것이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제 작품은 발표를 기점으로 쓴 자와 읽는 자와의 관계가 동일하지 않은 개념이 되지요.
즉 제가 쓴 의도와 읽는 독자와의 의도가 틀려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쓴 글입니다.
님께서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을 떠올린 것도 이러한 맥락에 닿아있는거죠.
구조주의자들이 얘기했던 \'문맥\'이니 \'기본\'이니 하는 문학의 구조 자체의 해체를 의미합니다.
말 줄임표를 길게 늘어 쓴 거라든가
반복과 그 뒤엉킴을 통해
\'기표\'(signifier 혹은 씨니피앙)와 이러한 기표에 의해 의미되는 개념으로서의 ‘기의’(signified 혹은 씨니피에)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시도를 한거죠.
볼트와 넛트,획일화로 상징되는 기계화,모더니즘과
가제트와 만능칼로 의미지을 수 있는 지금 포스트모던을
동시에 해체 ,재구성해보려 했던 겁니다.
더불어 용산과 청계천도 그런 관계의 일환입니다.
한국의 현 상황을 모른다면 도저히 읽어내기가 쉽지않겠죠.
그것들이 가진 의미조차도.....
변증법적으로?
그건 독자들의 몫이겠죠
써놓고 보니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어렵군요.

그리고 오히려 시에서 잘 안쓰는 영화나 만화영화 주인공을 내세운 측면(이런 방식은 제가 즐겨 인용하는 것이긴 합니다만)은 굳이 비평가들의 표현을 빌자면 러시아 형식주의의 핵심적 개념 중의 하나인 주변부를 통한 글쓰기라고나 할까요.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은 아니지만 비평 공부를 하던 중에 알게 된 개념입니다.

이론이니 구조니 하는 것 다 집어 치우고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했다는 표현이 제일 적절할 듯...
요즘 제 화두이기도 하죠.
님이 얘기하신대로 민(民)의 다양한 목소리가 소통되지 않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의미 상실입니다.

오히려 마지막 연에서 \'감시하던가\'-원래 이 단어는 크게 확대한건데.... 마당에서는 크게 나왔거든요, 근데 cn은 그런 기능이 없나봅니다.-를 쓴 이유가 그러한 소통 부재가 오히려 미네르바 사건처럼 감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정부가 되어 버렸으니...........

저도 글을 길게 쓰다보니 주절 주절 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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