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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 이젠, 원조 제공국 (김동열 칼럼)
작성자 운영팀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2051 작성일 2009-12-12 13:52 조회수 1239
지난달은 한국이 근래 드물게 새 역사를 쓴 달이다.
11월 25일 마침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내 DAC(개발원조위원회) 가입국가가 되었다.
지난 13년 전 OECD에 가입했지만 DAC가입은 제외됐다.
그 이유는 DAC가 회원국가 가입에 ODA(공적개발원조) 등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두번째 가입국이 되었으며,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제공국으로 전환된 최초의 국가라는 푸근한 명예를 받았다.
한국 정부 수립 이후 해외원조로 연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 박정희 정부가 시작한 ‘잘 살아보자’는 운동 이후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했던 것이다.
앞으로 DAC의 방침에 따라 대외원조를 시행하게 되는데 전시효과를 노리기 보다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국가와 사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제공하면 좋겠다.
그 동안 한국은 자신의 경제 크기에 비해 매우 빈약한 대외원조를 제3국가에 제공해 왔다.
북 유럽 국가들은 년 국가예산의 2% 이상을 제3국가에 제공하는데 비해 한국은 0.2% 미만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짠돌이’로 비난을 받아 왔던 것이다.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국은 과거 서부 유럽이 제3국가들에 제공한 대외원조의 실태를 잘 살펴야 한다.
국가 체면용으로 다수 국가에 조금씩 제공하기 보다는 실제 그 나라 국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에서 사업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인구 저변까지 파급효과가 나도록 세부적인 계획도 세워야 한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필요로 하는 물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집중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은 정치적 불안과 정부 부패로 국민들이 전쟁터로 내몰리고, 식수를 얻기 위해 10리 길 이상을 걷는 것은 예사로 되어 있는데 더욱 안타까운 일은 물을 길러 가는 도중에 적지 않은 여성들이 군인 또는 반란군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는 보도다.
그래서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식수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우물 또는 수자원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프리카 물 부족현상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빈민 주택공급도 매우 절박한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진과 홍수 피해가 잦은 중남미 국가들의 주택은 지진 강도 4도에도 견디지 못할 만큼 허술하게 집을 지어 약간의 강도가 높은 지진만 와도 대부분의 집이 폭삭 가라앉기 일수다.
결국 주택 부족현상이 만성화 되어 매우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로 등장해 항상 불안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주택건설 원조로 그런 국가들을 돕고, 또한 새 공법의 주택건설 기술을 전수해 스스로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 능력 향상에도 겸 해야 한다.
한국도 6.25 전쟁 이후 오래 동안 외국 원조를 받아온 경험이 있었던 만큼 대외원조는 단순한 물질원조보다 기술개발 원조를 우선적으로 해야 그 실질적인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인권문제 일으키지 말아야
한국이 원조수혜국에서 원조제공국으로 전환됨에 따라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인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수혜국가의 국민들로 부터 배척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인권문제와 관련해서.
과거 미국이 외국에 원조를 해주면서도 가장 싫어하는 국가로 비난 받은 적이 많았다.
한국 내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 나기도 했다.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미국은 당시 제3국 수준의 한국에 와서 오만하고 한국 국민을 무시하는 언행을 마구 해 반미 사상을 고조 시키는 빌미를 제공한 적도 있었다.
한국도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우선 철저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제3국가들에게 원조를 제공할 때 인력관리는 물론 철저한 현지 맞춤형 교육을 통해 오만하고 버릇없는 어글리 코리언으로 평가 받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교육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 내에서 일하는 제3국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의료보험 혜택거부와 임금착취를 위한 폭행 등 적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한국이 원조 제공 국가가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 국가 브랜드 순위에서도 OECD국가 가운데 바닥에 머무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외국인에 대한 인권탄압이 가장 큰 감점의 원인이 되어 왔던 것이다.
한국은 더 이상 인권문제로 국제적인 빈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동포들도 자부심 가져야
한국이 원조수혜국에서 원조제공국이 되었다는 것은 세계경제대국이라는 호칭보다 더 국격(國格)을 높이는 말이다.
남의 도움을 받다가 이제는 남을 도와주는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은 한국뿐만 아니라 7백만 재외국민들에게도 매우 흥분될 만한 사건이다.
또한 이제껏 남의 것을 받아만 왔는데 이제는 남을 찾아 다니며 도울 수 있는 현실에 신바람이 날만도 하다.
미국 내 사는 소수민족 가운데 이런 한국의 경사는 가급적 널리 홍보해야 한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외국민들도 사는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한국을 홍보하는 방법은 비슷할 것이다.
입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한국의 현 주소를 알리는 홍보가 가장 효과적이다.
재외국민들이 노력한 만큼 그 국가에서 그런 대우를 받을 것이다.
발품을 팔지 않는데 공짜로 생기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결국 우리가 우리의 자부심을 알리지 않으면 우리를 대신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이제 한국이 원조수혜국이 아닌 원조제공국인 만큼 우리의 말과 행동이 동격의 수준을 유지 또는 더 높아져야 한다.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크면 클수록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과 국민 그리고 재외동포들에게 이런 자랑스럽고 경사스러운 일이 올해를 넘기지 않고 일어난 쾌거에 다시 한번 스스로 축하하고 싶다.
<dyk47@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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