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idnight show 보고 새벽 3시에 들어왔습니다.
뭐랄까... 아래 다른 분이 이야기한 것처럼, 헐리우드 영화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역작이라고 느껴지더군요.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타이타닉 이후 12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완성했다는 것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과장이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영화 시작 후 5분 만에 '과연 제임스 카메룬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름돋는 비주얼 아트에 감동하고 또 감동했습니다.
저는 원래 IMAX 에서 보려고 갔었는데, 이미 몇 주 전부터 매진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반 상영관 표를 끊고 들어갔는데,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좌석이 꽊 차 있었습니다.
맨 뒷 자리에 빈 자리가 하나 있는 것을 겨우 찾아 앉을 수 있었는데, IMDB.com 에서 현재 평점 8.7/10 인 만큼의 기대를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 전체가 3D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polarized filter가 달린 안경을 쓰고 봅니다. 디지털 프로젝터 두 대를 스크린에 비추고 왼쪽, 오른쪽 눈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이미지를 뇌의 visual cortex에서 재결합시켜 실제와 같은 3D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AVATAR는 이 현존하는 3D 기술의 결정체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한 입체영상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실험실 안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각기 다른 거리에 흩어져 있는 장비들을 볼 때는 정말 등장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하고, 나비의 울창하고 신비스러운 숲 속을 뛰어다닐 땐 여러가지 벌레,동물들 소리가 완성도 높은 서라운드 사운드 효과와 함께 어울어져 그 습하고 신선한 공기가 느껴지는 듯 할 정도였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광활한 화면을 통해 보여줄 때는 정말 숨쉬는 것이 벅찰 정도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더군요. 엔딩 크레딧에 올라가는 사람들의 거진 반 정도가 visual artist들이었던 걸 감안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동원되었는가를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국인 이름들도 꽤 보였구요.
가장 impressive 했던 부분은 바로 CGI 로 재현된 등장인물들의 표정연기였습니다. 10-foot이 넘는 키의 Neytiri가 마지막 장면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인간 Jake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저도 같이 눈물이 흘렸을 정도로 그 슬픈 표정을 재현해 낸 기술은 그야말로 CGI 부문의 Turing test를 패스했다고 봅니다. 뻥 안치고 김태희 씨의 눈물 연기보다 CGI가 더 나았다고 자신할 정도.
이마의 주름부터 피부 표면의 모공, 입술 주름, 눈가에 보이는 실핏줄에 이르기까지, 실제 배우들 얼굴에 특수 분장을 한 것 처럼 리얼해 보이는 CGI 입니다. 사실, 모든 연기는 실제 배우들이 직접 한 것이고, 그 위에 CGI를 덮은 것이죠.
아래 동영상을 보면 제작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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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나 패트레이버 같은 일본만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각종 전투병기들도 상당한 눈요기 거리가 됩니다. '에일리언'과 '터미네이터'를 만들었던 제임스 카메룬이 돌아온 것이지요. 역시 아래 영상으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160 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솔직히 영화가 끝나고 나니 영화가 더 길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Pandora 라는 행성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기 때문이죠. 영화 Alien 에서 명성을 날렸던 시고니 위버가 친절히 설명해 주는 Planet Pandora 에 대한 짧은 소개를 보시죠.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 일반 상영관에서 보신 분들은 IMAX에서 한 번 더 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20불 가까이 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평생 한 번 밖에 볼 수 없는 기회인 것을 생각하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30-40불을 주고 봐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BLUERAY로 나온다면 반드시 소장해야할 목록 중에 하나일 듯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blueray 라 하더라도 IMAX experience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겠지요.
최고의 movie experience를 선사해 준 James Careron 감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