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국에서 군대제대하고 얼마간 24시간 사우나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밤시간 근무였죠. 밤 9시에 시작해서 아침 9시까지. 뭐,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어서 청소, 수건정리, 그리고 손님 시중, 그리고 여러 잡다한 일들 등등 이발관하던 아저씨, 신발정리하는 형, 실장님, 때밀던 형님, 나, 카운터 근무하던 내또래 그렇게 일했는데, 이발관 영업은 10시까지만 하고 그 이후론 일하지 않더군요. 밤에 술에 취해서 들르는 분들, 그리고 야근하다가 오시는 분들, 그냥 쉬다 갈려고 들리는 분들 등등 1시부터 바쁘기 시작해서 4시까지 정말 앉아서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합니다. 우린 12정도에 야식먹고 손님 받을 준비하고 손님이 들면 일사천리로 일처리를 하죠. 가끔 취객들 옷정리 도와주면 팊을 주던데 그냥받아서 직원들이랑 아침같이 사먹곤 했죠. 단골이 몇 있었는데...주로 그 동네에서(참고로 유흥업소 몰립지역) 힘께나 쓰고 업소들 관리하던 왈짜들이였습니다. 서넛이 같이 새벽 서너시경에 와서 사우나하고 자다가곤했죠. 문신도 있고 깍두기머리...그날은 한사람만 와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죠. 얼마뒤 취객 세명 입장.....전 팊이나 받을까해서 옷정리 도와주며 바삐 움직이다가 콜라 시키길래 "예~" 하면서 뒤돌아 판매대쪽으로 이동, 콜라 병따고 있는데 시끌버끌...제가 반사신경과 눈치가 별로라 뭔가? 하고 눈을 집중하는 순간 아니 이건 문신남과 취객남이 싸움이 붙은겁니다!!!!
문신남: "이$%^" 하면서 욕설
취객남: "죽어봐라!" 하면서 이발코너로 이동...이발가위 들고 칼춤 시작
나: "참으세요" 연발
문신남: 압차기 연타, 그러나 거리가 짧음(참고로 맨몸이였음)
취객남: 계속 칼춤(역시 맨몸) 찌를듯 하지만 못찌름...
취객남 동료 1: 문신남에 삿대질과 함께 욕설
취객남 동료 2: 주인공 취객남 뒤에서 잡고 "참아" 연발
나: 실장님호출
문신남: 현관쪽 신발장에서 구두한짝 들어서 취객남에게 던짐
신발장 형: 경찰부른다고 양쪽모두에게 협박
여러손님들: 맨몸또는 가운 걸치고 강건너 불구경....
실장님: 입장....문신남 가로막고 "노형이 참아" 그리고 문밖으로 데리고 나감(맨몸이였음)
취객남: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가위든채로 씩씩거리고 욕하면서 문신남보고 들어와서 끝장보자고 불러대고 ....
여러손님들 하던일 다시 시작....
맨몸의 그들이 보여준 그날 밤의 몸짓은 정말 제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제 알바인생의 추억으로 아직것 남아 있죠. 그날의 기억이 갑자기 오늘 일하던중 생각이 나더군요..고국의 사우나 문화 참 이런 겨울엔 더 생각이 나요..저만 그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