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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5672 님, 정말 반갑습니다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2236 작성일 2010-01-24 01:01 조회수 1590
우선 hk5672 님께서 김일성 주석을 가리켜 ‘장군님’이라고 호칭하신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호칭하거나 설명할 때는 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하시는 게 무난합니다. ‘장군님’보다는 그냥 주석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 입니다.

그것도 그거지만 아직은 엄존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보안법 제 7 조 위반혐의로 고국을 방문하실 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국정원 인천공항분실로 정중하게 모셔질 수 있습니다. 님이 대한민국 국적이라면 이 사이트의 서버가 어느 나라에 있느냐에 관계없이 그 자리에서 구속될 수 있고, 캐나다 시민이라면 바로 당일 저녁 6 시 20 분에 출발하는 밴쿠버행 비행기에 실려 강제 추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같은 복잡하고 그 규모가 엄청난 사건을 다룰 때는 각자가 무슨 감정이나 이해관계를 가졌건 간에 한없이 겸손해 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남들이 이데올로기적 가치판단을 기준으로 내려놓은 결론을 절대불변의 진리로 오해하는 것 입니다. 이건 남한이건 북한이건 마찬가지입니다. 양쪽 모두 지난 60 년 동안 강요된 결론을 거부하고 다른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목소리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거나 탄압해 왔습니다.  

한국전쟁을 단순히 남침이다 또는 북침이다라는 결론으로부터 출발하려는 자세가 바로 이런 함정에 빠져 있다는 증거일 것 입니다. 여기에는 그 함정을 파 놓은 자들이 만들어 놓은 교활한 속임수가 있는데 우선 ‘남침’ ‘북침’이라는 복합개념을 단순한 ‘선제공격’이나 ‘반격’과 같은 단일사건개념으로 착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한국전쟁을 직업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남침이냐 북침이냐에 대한 종합결론을 통쾌하게 내린다는 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 입니다. 누가 대규모 공격을 먼저 시작했느냐를 따지는 것과 전쟁 발발과 전쟁 전개, 그리고 종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전적 개념으로 통찰하고 양측의 윤리적 책임을 나누는 작업은 별개입니다. 전쟁 발발 원인만을 규명하는데도 선제공격뿐 아니라 그 공격 원인을 제공한 무수한 사건의 조각들을 함께 이야기 해야 합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남한의 전통주의적 (절대남침설)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른바 수정주의 입장이 제기된 것은 1980 년을 전후하여 이 전쟁 시기에 작성된 미 국방성과 국무성의 기밀문서들이 보안해제 되면서 대거 일반에 공개된 뒤 입니다. 남한의 극우파들은 마치 전교조가 수정주의자들의 이론을 각색해 어린 학생들에게 북침설을 가르치고 있는 양 선전하고 있지만 이건 아주 잘못된 거짓말입니다. 남침이냐 북침이냐를 가르는 것은 오리와 칠면조를 구분하는 것 하고는 다릅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종래와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친북적이어서 라든가 이념이 좌경화돼서가 아니라 역사해석에 대한 방법론이 보다 객관적이고 적합한 절차를 요구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교사들은 그들이 빨갱이여서 다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보다 합리적이고 사실중심적이며 최대한 가치중립적인 방법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르치고 있는 것 입니다. 오히려 우리 기성세대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대에 아주 잘못된 교육을 받아 온 셈입니다.  

혹시 한국에 가실 일이 있으면 서점에 가서 새로 나온 책을 하나 읽으시는 것도 약간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박태균 교수가 쓴 ‘한국전쟁’이라는 책인데 이데올로기적 경도를 배제하고 사료 중심으로 사건을 설명하면서 가치판단은 독자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비교적 담백한 내용입니다. 저도 사실은 정독을 했다기 보다는 서점에 머무는 동안 스캔을 한 정도이지만 추천할 만 합니다.

남침설 북침설 남침유도설 등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결론부터 함부로 내리거나,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기꾼들의 고함소리 따위에 떠밀려 다니기 보다는 한국전쟁 60 주년도 되고 했으니 이런 저런 의문스런 주제들을 가지고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박하지만 이런 의문들을 가지고 자료들을 찾아보려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남침설은 왜 한국전쟁에서 스탈린과 마오쩌뚱의 역할을 지나치게 확대 과장할 수 밖에 없었는가?

전쟁 후 패전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할 김일성 당시 수상이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실각은커녕 양쪽 모두 엄청난 권력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하게 된 미스터리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당시 북한 부수상 박헌영이나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낸 이승엽 등은 왜 김일성의 패전책임을 대신 뒤집어 쓰고 묵묵히 형장의 이슬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는가?

중국과 북한에 대해 두 번이나 원자폭탄 사용을 고려한 미국의 인종주의는 어떻게 설명돼야 하는가?

인천상륙작전이 과연 성공적인 작전인가. 상륙에 성공했다면서 서울까지 40 km를 진공하는데 무려 13 일이나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13 일이나 질질 끄는 동안 미 공군전력은 인구밀집지역인 경인지구와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융단폭격을 감행해 민간인 수십만을 죽이고 북한 주요도시 대부분의 건물들을 잿더미로 만드는가 하면, 이 때문에 수백만의 전쟁난민이 발생하고 그 중 상당수가 혹독했던 그 해 겨울 길거리에서 속절없이 얼어 죽었는데 이런 것도 모두 미국에게 감사해야 하는가?

북한은 왜 휴전후 적후방에 남겨진 정규군 게릴라들이 남한 토벌군에 의해 소탕당하고 있을 때 이들에 대한 전쟁포로대우와 귀환요구를 하지 않았는가? 이들은 남한의 좌익게릴라들과는 달리 엄연히 휴전협정의 조인 주체이자 합법적 교전단체인 인민군 총사령부가 편성 파견한 정규군아닌가?

인민군이나 좌익민병대가 민간인들을 살해한 숫자보다는 한국군과 우익민병대, 그리고 미군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 숫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을 뿐 아니라, 그 질도 더 안 좋은데 이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북한 측에 의한 전쟁범죄가 주로 1950 년 9 월 15 일 인천상륙작전 이후 대대적인 퇴각국면에서 정규군 보다는 좌익민병대에 의해 저질러진 데 비해 한국군과 우익민병대, 그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에 의한 전쟁범죄는 전쟁 직후부터 낙동강 방어선이 안정세에 들어간 7 월 중순까지의 기간 중에는 물론이고 유엔군측이 초산-갑산 까지 진격해 북한 지도부를 국경까지 밀어부친 이른바 승전국면에 이르기까지 정규군 과 민병대, 미군 모두에 의해 계속 저질러졌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대한민국에 불리하니까 싹 빼야 하는가?

그게 과연 대한민국을 위해 옳은 일인가?

잘못한 건 분명히 잘못했다고 정직하고 깨끗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게 오히려 북한 역시 부끄럽게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에게 쓸데없는 빚을 유산으로 남기지 않는 일 아닌가?

이 글은 또 다른 논쟁을 유발하려고 쓴 글이 아니고 그냥 이런 저런 의문들을 같이 연구하고 생각해 보자 하는 취지에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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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5672 님이 제게 주신 질문


clipboard 선생님께 여쭙니다
제가 제대로 아는게 없어서 그러는데요
김일성 장군님께서 625때 어떻게
남쪽으로 진군하셨는지 무척 궁금하오니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6           0
 
philby  |  2010-01-24 11:02    지역 Calgary     
0     0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한국 현대사 중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를 많이 읽고 있는데 좌, 우의 이념을 떠나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하기엔 아직도 어렵고 연구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Fact는 하나지요, 그런데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것 아닙니까?
다양한 해석 속에 결론을 도출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pioneer  |  2010-01-26 00:0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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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 대해서는 통일 후에 재검토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휴전상태인 것입니다.
휴전상태에서 우리의 적에게도 정당성이 있다고 한다고 하면
우리는 지는 전쟁을 하는 것입니다.
그 논의는 통일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중에 희생당한 죄없는 영혼들을 달래는 일은 늦추면 안되겠지요,

hk5672  |  2010-01-26 00:26    지역 Calgary     
0     0    

크립보드씨 답변 감사 드립니다
제가 김일성 장군님이라 경어를 쓴것은
귀하의 수준에 맞추느라 심사숙고 한것입니다
예상했던 답변보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글들이 아주 귀엽습니다 자식들도 하지 않는 걱정도 해주시니
정말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해적때들을 애국심에 찬 의병 정도로 착각하시고
선무당 사람잡는다고 알삭한 성경 지식을 가지고
교회와 목사를 폄하하고, 미국 역사상 손꼽는 무능했던
트루만을 인천에 있는 맥아더 동상과 봐꿔치자는 소릴않나
미국인들이 정신이나가서 맥아더 장군을 기리면서
영화까지 수편씩 만들었겟습니까
개인적으로 앙심을 갖고있는자들이 쓴 글들이 좌파정권 동안에
돌아다니면서 맥아더의 부정적인면이 많이 부각된것도 사실입니다
투르만은 정치꾼이었고 맥아더는 철저한 군인이었습니다
맥아더의 주장대로 만주에 원폭을 했다면 전쟁사상자가 오히려 적었습니다
그 예로 일본에 원폭을 하지 않았다면 일인들 모두가 죽을때 까지
싸우겠다고 덤벼들었을겁니다 보병이 상륙해서 일본을 평정했다면
아마도 쌍방에 수백만의 사상자가 있었겠지요
당시 소련과 중공이 원자탄을 소유하지 않았을 시간이었으니
백전노장의 전황을 보는눈이 절대로 틀리지 얺았던 겁니다
한국에서 현역제대만 했어도 그런말들을 않을텐데
아마도 군에서 고문관으로 지내다 여기저기서 줘 터지고
기브스하고 의가사 제대 했던지 아니면 방위병 생활하며 현역들에대한
불타는 증오심을 가지고 군복무를 마치지않았나 생각됩니다
올리신 글들을 볼때에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걸보면 자기 부모형제
해친 사람을 찾아가서 수고하셨다고 감사패 전하고 올사람으로 보입니다
부디 나쁜책들은 탐독하지마시고 좋은책만 골라서 읽으십시요
그리고 애국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국민 다수가 뽑아놓은
대통령과 정권을 비하시키는 글들은 삼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clipboard  |  2010-01-26 07:20    지역 Calgary     
0     0    

한 번 선생님이면 영원한 선생님인데 두 번도 아니고 한 번 싫은 소리 한 걸 가지고 씨라니 실망입니다.

요새는 자리에 마주 앉아서 하는 논쟁에서도 표정관리 표현관리 정말 잘 합니다.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그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글로 하는 토론에서 자기 감정하나 컨트롤 못하고 함부로 분노를 내비친다면 부끄러운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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