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 안희선
님의 영원한 광채는
어머니의 소리없는 흐느낌으로
십자가처럼 통곡의 벽에 걸려있다
차마, 다가설 수 없는 고통을 드리운 채
늙은 거미가 집을 틀다 만
어두운 동굴을 비집고
햇살 하나 들어와 두리번 거리면,
어둠에 확대된 동공은 놀란듯
몸을 사린다
그리움은 서둘러 과거를 불러 모으고
생경하니 드러난 추억은 너무도 강렬하여
차라리 독한 인내로
입술 깨문 영혼을 힘겹게 추스리지만,
준비된 슬픔에 희석된 애틋함은
더 이상 눈물 쏟을 기력이 없다
아, 마리아 막달레나
오직 슬픔에 익숙한
그녀의 한서린 몸 동작 하나,
중심잃은 팽이처럼 온몸으로 휘청이며
멈추치 않는 아픔의 회전을
울먹이는 신음으로 채찍질 한다
그 허전한 절망과도 같은 몸짓 끝에서
텅 빈 수의(壽衣)는 약속의 시간에 등 떠밀려
이제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또 다른 이름으로 환한 사랑이 된다
두려워 말라며
사망의 한 가운데서,
생명의 빛으로 일어선다
그녀의 눈물진 뺨에,
꿈결 같은 님의 고요한 입맞춤
눈 부신 그의 손에 못 자국,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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