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해 겨울, 1 월 22 일이던가요. 서울역에서 밤차를 타고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갔었는데 엄청나게 눈이 쏟아지더군요. 혹시 선로가 눈 속에 파 묻혀도 기차가 갈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만큼 엄청난 폭설이었습니다. 날짜를 기억하는 이유는 제가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시 대통령이던 노태우 씨와 김영삼, 김종필 이 세 사람이 만세를 부르며 ‘합당’을 선언한 날이 바로 그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산역 앞에 있는 어느 허름한 해장국집에서 그 뉴스를 들었었지요. --------------------------------------- 돌아왔습니다. 정신 없이 바빴던 와중에도 어느 배낭여행사이트 회원들과 홍대앞에서 만나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인연으로 놀랍게도 21 년 전 함께 활동했던 어느 분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여행기 등등의 형식적인 장르에 얽매이기보다는 필이 꽂힐 때나 쓰고 싶을 때 주제나 시간적 흐름의 순서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이야기를 엮어보려고 합니다. 언제 두 번 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900 장에 달하는 사진들부터 정리해야 하구요. 올해까지 sarnia의 태국여행은 항상 한국여행의 연장이었는데요. 내년부터는 일정을 조정해서 한국에 갈 때는 일본이나 중국 등 동북아시아 나라들을 다녀오고, 태국 여행은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나라들과 묶어서 가 보려고 합니다. 좀 더 여유 있고 홀가분한 마음으로요. 아래 사진들은 출발 바로 전날, 즉 9 월 27 일 월요일 에드먼턴 집 근처 공원과 와이프의 집이 있는 다운타운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찍은 것 입니다. 내가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면 이 아름다운 가을픙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캐나다 서부는 초겨울의 문턱에 들어서겠지요. 길고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기 전 mother nature 가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을 만끽하기 위해 무척 덥기도 했던 이 날 (섭씨 27 도) 하루 종일 공원과 길가에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 >> >> >> >> >> >> >> >> >> 다음 날 오후 밴쿠버 국제공항 그리고 그 다음 날, 정체를 잘 파악할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고향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래, 그냥 즐겁게 떠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