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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전태일은 ooo이다
작성자 토마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3243 작성일 2010-10-31 09:38 조회수 1539
전태일 40주기라는걸 알기도 전에 며칠전부터 우연인지 전태일 평전을 읽고 있었습니다. 책첫장에 "85년에 진나글방에서" 라는 싸인이 되어있었으니 25년만에 다시 꺼내든 책이네요. 카나다에 살것이 확정되구 한국에 갔을때 책을 죄다 버렸었는데 이 책은 어찌어찌 태평양을 건너 왔네요.

한겨레에 가보면 "나에게 전태일이 무엇인가" 하고 묻습니다. 저두 생각해 보았는데 딱히 좋은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전태일열사를 생각해 보는 기회로는 더 없이 좋은 기획입니다. 암튼 저의 소년시절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몇몇분들중 한분인것은 분명하구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46424.html

25년전 그때 광주항쟁과 전태일을 읽고 혼자 많이 울었었던 생각이 나네요. 착/한/바/보 전태일을 추모합니다. 토마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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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0-10-31 18:3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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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 평전 아직 못 봤는데 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1992년 마석 모란 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추모식에 참석했었는데 그 때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아버님 박종기선생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옥탁방에서 사신다는 기사를 읽고 맘이 아팠습니다. 저는 젊은 날 사회운동/노동운동을 전혀 못해서 항상 부끄럽습니다.<a href=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66828
target=_bla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66828
</a>
극우 논객 조갑제님께서는 전태일 열사도 친북좌파의 사주를 받고 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이 분은 주무실 때 테러당할까 야구 빠따를 침대밑에 두고 주무신다고 합니다. 전태일 열사도 사주를 받았으니 오죽 하실까요.

토마  |  2010-10-31 20:0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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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그 옥탑방 기사 봤습니다. 저두 가슴이 약간 아파올라고 했지만지만,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 어머니와 아들이 부러웠습니다. 그저 \"우리만\" 부끄럽게 할 뿐이었져.

담에 아프리카님 뵐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요?) 그 평전이랑 그 영화 the edge of heaven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토마  |  2010-10-31 20:0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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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젊은 날 사회운동/노동운동을 전혀 못해서 항상 부끄럽습니다\"

-- 이말씀에 한마디하자면... 저두 비슷한 맘입니다.

Scorpions  |  2010-10-31 21:1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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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방망이로 호신이 될까요? 김대중 논설도 똑같은 고민이 많을 거에요. 광주항쟁때 조선일보에 대문짝정도의 1면기사를 쓰면서 간첩들에 의한 난동으로 소설을 쓴 장본인이 아직도 같은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목줄기에 힘주고 앉아있으니...말다했죠. 그리고 야구 방망이, 절대로 제대로 휘드르지 못하면 맨손으로 싸우니만 못해요. 무기술이란 그 무기의 살상개념을 잘 알아야 제기능을 발휘하죠. 야구 방망이는 운동기구로 고안되어 있어서 무기로서의 기능은 제로입니다. 첫째 무개중심이 한쪽으로 몰려있어서 일정한 공격 패턴이 없고 둘째 동선이 커져서 재빠른 연속공격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힘있는 사람이 기선제압으로 공격함에 가장 적합하지만 기선제압에 실패하면 낭패를 보기에 딱 적합한게 야구 방망이에요. 옛날 전쟁터에서 철퇴가 제기능을 발휘 못하고 창에 주력무기 자리를 빼앗긴것도 같은 맥락이구요. 참고로 철퇴는 쇠몽치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주로 암살용이나 기습전투에 쓰였구요. 보병들의 전면전에서의 주력무기는 화포와 총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활과 창이였습니다. 조갑제씨가 글만 쓰는 분이라 조금 엉뚱한 선택을 했네요. 혹시 모르죠. 방망이질에 너무 익숙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01 00:1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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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면에서 위선자입니다. 아주 나이브한 낭만주의자입니다. 산골출신으로서 지식의 쁘띠 부르조아지를 동경하고, 그런 낭만을 즐기는 못된 인간형 중의 하나입니다.

Scorpions님의 무기 설명,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조갑제님이 손님으로 초대받아서 한 내용입니다. 유트브에 있었는데 지금도 있을 것입니다. 조갑제선생은 말씀을 아주 차분히 하는 스타일이고 너무나 차분해서 극우 논객도 그냥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경이감을 느끼게 하는 분이더군요. 어쨌든 멋진 분입니다.

내마음의 평화  |  2010-11-01 18:2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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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님, 아프리카님 같은 분들이 젊은 날 운동권에 참여하셨다면 아마도 우리나라가 조금더 앞으로 나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70-80년대의 운동이란 일종의 거대한 흐름이었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큰 깊이와 치열함없이 오직 젊음의 혈기로 무임승차한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혈기가 반드시 비난 받을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의감과 용기란 것은 일종의 계급적 위치 또는 인간적인 품성에서 나오는 특성이기 때문이라고 보기에 그러합니다.

무임승차라고 한 것은 지나친 폄하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운동을 그만두는 것이 힘들어서 계속 나간 경우지요. 스스로 배신하는 것 같은 느낌이 싫었다고나 할까요.. 어쩌면 참 한심한 생각이기도 하지요.

전태일 열사는 제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준 선생같은 분이시지요. 그 분의 따뜻한 인간애는 시대를 초월한 모랄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그 분의 평전을 군대에서 읽다가 고참에게 엄청 두들겨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금서를 읽고 보관한다고 보안사에 넘긴다는 공갈도 받고 그랬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토마님 ^^
그리고 지나고 보면 그시대는 엄격함이 지나쳐
무서운 낙인찍기가 성행했던 것도 같아요.
소부루주아로 낙인찍힐까 본의아니게 과격해지는
면도 있었던 것 같고..

사실 진보진영에서 이런 면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프리카님의 자책은 분명히 지나치신 것 맞습니다.
누구도 그와 같은 자책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보는데요..

토마  |  2010-11-01 18:4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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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를 하나 더 달려고 왔는데, 평화님의 덧글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회찬의원이 전태일열사의 동생 전순옥 *사장님* 을 만난 링크입니다. 오빠나, 동생이나, 그 어머니나 어떻게 그렇게 보통사람들하고 다를 수 있는지요...

<a href=http://chanblog.kr/367
target=_blank>http://chanblog.kr/367
</a>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01 19:15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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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평화님 말씀 들으니 더 뜨끔거리는군요. 중심적인 활동을 한 적이 저는 없습니다. 저는 그저 학생으로서 진보적인 의식 정도만 유지했다고나 할까요. 제 주변이 워낙 보수적인 곳이라 그런 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별종으로 취급받는 환경이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은 것같은데요. 한 때 젊은 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활동을 통해서 꾸준히 사회변혁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데요. 의식의 진보는 문화적 진보와 함께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종교, 음악, 영화, 경제, 정치 등 전분야에서 조직적인 활동을 통해서 조금씩이이라도 실천해야 될 것같습니다. 저는 사회적 실천은 개인의 도덕적 양심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 활동을 통해서 이뤄져야 하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겠죠.

며칠 전에 곧 은퇴를 앞둔 분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세가 있는데도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인데, 은퇴할 무렵 뭔가를 해야겠다고. 제가 농담으로 그랬죠. 하실 꺼면 빨리 coming out 하시는 것이 어떤가요? 이 분은 \"만일 그러면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거구, 또 그 동안 쌓아온 인간관계가 단절될 것이라고.\" 저는 \"힘들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에서 그것이 바른 인간관계일까요?\"라고 한마디 말씀.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01 19:3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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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님에 대한 기사는 캘거리에 오기 전에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1990년대 말 같습니다.

이소선 여사와 박종기 선생의 인생 역정은 사회가 개인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고, 이 분들은 그 어려운 가족사를 딛고 우뚝선 시대의 부모님들이십니다. 한 분은 박정희 때, 한 분은 전두환때...이 분들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텐데요. 이 두 역사의 가해자인 박정희는 시대의 영웅으로, 전두환은 웃으면서 골프치고 돌아다니고...현직 가해자가 한명 더 있죠. 이 넘이 댓가를 받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한국에도 나찌 전범 재판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친일인명사진 만드는데도 반동적 저항이 거세니, 제대로 된 \"역사적 기억\"조차 불가능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philby  |  2010-11-03 13:3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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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전태일\"은 살아 있습니다. 진정한 인간의 무덤은 후세의 가슴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군요.
50년대-6.25, 60년대-4.19, 70년대-전태일, 80년대-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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